하루하루 교토
주아현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에는 이야기책만 좋았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소설은 물론 좀더 다양한 에세이, 특히 요리나 카페, 여행 등의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에세이에도 흥미를 갖기 시작하였다. 특히 직접 다녀도 좋지만 다른 이가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읽는 여행에세이나 가이드북은 내게 책과의 여행이라는 아주 큰 재미를 주는 작은 일탈과도 같은 존재였다.

책을 읽다보니 작가분이 다카페일기와 두나의 도쿄놀이 같은 포토에세이를 읽고
도쿄나 일본에 동경이 생겼다는 그런 프롤로그가 있었다.
다카페일기라 나도 읽은 책 같은데 하고 찾아보니 1권과 3권을 읽고 리뷰했던 책이었다.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가족들의 행복하고 단란한 모습을 블로그에 연재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는데
보통 육아일기보다 더 재미나고 ^^ 사진에도 많은 관심이 가는 그런 책이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아, 재미나다~ 하고 지나쳤는데
어린 시절 같은 책을 읽었던 주아현님(1996년생이라 하셔서 또 놀람 ^^ 정말 요즘 젊은 분들은 빨리 습득하고 빨리 실천하고 행동하는 그런 모습이 멋지게 느껴졌다.)은 그 책을 읽고 지금 내가 읽는 하루하루 교토의 작가가 되었다는게
평범하게 책을 읽고 독자로 남는 나 같은 사람과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으로 작가가 되는 사람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자기반성도 갖게 된 시간
작가분이 흥미롭게 읽은 책을, 나도 똑같이 봤었는데 하는 반가움과 동시에
그 감명을 이렇게 자신만의 책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부러움 또한 차오르는 그런 시간이었다.


아이스코코아 외에는 마실 수 없던 중학생때부터 DSLR을 메고 카페를 다니며 사진찍기를 좋아했다는
작가님은 일본을 몇번 여행해보고 가장 일본스럽다는 느낌을 받은 교토에서 오랫동안 살아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준비한 끝에 교토 한달살이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여러 나라를 여행해보면서
패키지 여행은 특히나 장소를 제대로 음미할 새도 없이 바쁘게 스팟팅만 하고 지나치기 일쑤고
자유여행으로 간다고 해도 일정이 긴 경우가 많지 않아서 여유있게 둘러보기는 어렵게
유명 관광지나 관광객전용 맛집 등만 찾아다니는 여행이 대부분이라
아쉬운 점이 참 많았던 나였는데
한번쯤 다른 나라를 여행하지 않고 현지인처럼 살아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끔 그런 작가님들의 책을 만나볼 수가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을 여행에세이처럼 담아보기도 하고
이 책의 작가님은 딱 교토 한달살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한달간 현지인처럼 느긋하게 지내보는 그런 여행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낸 책이 바로 이 책 <하루하루 교토> 이다.


책을 읽을때 목차는 건너뛰고 본문부터 줄줄 읽어내려가는 터라
이 책이 어떤 순서로 쓰였는지 모르다가
어느 순간 날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보니
4월1일부터 하루도 쉬지않고 담아낸 일상
4월 30일까지의 봄날의 교토 한달살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와, 안 그래도 벚꽃에 싱그러워지기 시작하는 봄날
이 책은 정말이지 요즘같은 봄날~
따뜻한 카페 혹은 따뜻한 오후를 느끼며 읽기 너무나 좋은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말랑말랑해지기 쉬운 봄날의 감성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시기의 책~

사진을 느끼기에도 좋고 ^^
글이 전공이 아님에도 충분히 가독성 좋은 글솜씨를 뽐내는 작가의 평온한 일상을 글로 만나봄도 좋다.

미리 알아봐둔 곳에 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주 우연히 발견한 나만의 스팟을 발견하기도 한다.
작가가 발견한 카페 혹은 알고 찾아간 곳이라도 그 이야기들을 접하고 있노라면
바쁘게 뛰어다니듯 다녀야하는 관광 위주의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느껴져
부러움이 더욱 쌓여갔다.

교토에서 전철을 타고 한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우지
미리 사온 벤토를 강변에서 먹고
벚꽃길을 따라 우지에서 타마고 샌드 (계란 샌드위치)로 유명한 라쿠 카페에 들러 맛있는 식사를 하기도 한다.

작가가 들어가자마자 이 곳은 나의 인생카페!라고 명명한 브랑슈
진짜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었는데 네번이나 방문하는 동안 네 번 다 너무나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한다.
그냥 이런 소소한 이야기가 짤막짤막하게 읽을 수 있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참으로 좋았다.

봄날엔 이런 이야기가 참 좋다.

하루하루 교토

벚꽃 흩날리는 계절
말랑말랑해진 감성으로 읽기 참으로 괜찮은 여행에세이가 아닌가 싶었다.

바쁜 하루 중에도 잠시 쉼~ 휴식을 느낄 수 있었던 책
나도 이런 한달살이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다 느끼게 해준 책

하루하루 교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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