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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나무 ㅣ 내 친구는 그림책
카토 요코 지음,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년 9월
그림체가 낯익다 했더니 고녀석 맛있겠다로 유명한 미야니시 타츠야님의 그림이었다.
내용도 읽고 나니 눈물이 맺힐것 같은 그런 감동적인 내용.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나면서도, 그보다 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것 같은 그런 따뜻한 내용이랄까
친구에게 맞아서 울고, 혼나서 울고, 넘어져서 울던 울보 아기돼지가 있었는데..
울면서 돌아가던 아기 돼지의 머리 위로 툭툭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어? 해님이 반짝반짝하는데 비가 오네? 하였더니
갑자기 위에서 으어엉 으어엉~ 하고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바로 아기 돼지 뒤의 나무가 엉엉 우는 소리였다.
나무가 울다니~
하고 놀라기도 전에, 나무가 우는 이유는 딱 하나.
아기 돼지가 우는 것이 슬프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게 속상해서였다.
울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 사실 해학적으로 그려지고, 우는 소리도 그랬지만 사실 그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 가슴이 뭉클해졌다.
잘 울지 않는 우리 아들, 요즘 들어 눈물이 많아지고 있다.
울때마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울린 사람이 다 미안해질 정도로 대성통곡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 속 울보 아기 돼지와 울보 나무에 크게 몰입하는 듯 하였다.
게다가 아직 친구나 또래 아이들과 싸워볼 일이 없어서, 유치원에 가면 혹시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가 지레 겁먹는 듯 하였는데, 아기 돼지가 너구리에게 맞고 있는 장면이 영 가슴이 아프고 못마땅했는지 그 장면에서 자꾸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왜 너구리는 아기 돼지를 때리냐면서 말이다.
아기 돼지는 울 일이 이후로도 많았지만 혹시나 나무가 따라 울까봐,아니, 아기돼지가 울 것 같은 표정만 지어도 이내 먼저 울어버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아기돼지도 나무를 위해 울지 않고 달래기 시작하였다. 괜찮아 괜챃아 하다보니 정말 자기도 괜찮아졌고 말이다.
그렇게 아기돼지와 나무는 친구가 되었다.
같이 있으면 얼마나 즐거운지 시간까지 후딱 갔고 말이다.
행복한 나무와 아기돼지를 보는 나와 아이 또한 행복한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기돼지가 나무와 놀다가 잠이 들어버렸는데, 추운 밤, 눈까지 내리는 통에 나무는 아기돼지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나뭇잎들을 하나둘 떨어뜨려 나뭇잎 이불을 만들어덮어주었고, 자연스레 그 옆에 쌓인 눈까지 아기돼지를 덮어주어 다음날 아기돼지는 무사히 일어날 수 있었다.
별들이 하늘 가득 쏟자일듯 박혀있던 아름다운 밤, 나무는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자신의 친구를 지켜 주었다.
다음 날 아기돼지는 무사했지만 더이상 나무는 아기 돼지에게 말을 해주지도 울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아기돼지는 친구가 자신을 지키고 희생했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펑펑 흘리며 울다가, 고맙다고, 잊지 않겠다고 말을 해준다.
다음 해에 나무는 새로 잎을 달고 살아났지만 더이상 말을 하는 나무는 되지 못하였다.
울보 아기돼지는 울보 나무 덕분에 더이상 울보가 아니게 되었다.
나무의 친구가 되었기에 더이상 울보가 되지 않고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시켜준 나무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아기돼지와 울보 나무의 사연은 이렇게 끝을 맺었지만 아이들 가슴 속의 엉엉 울던 나무는 오랫동안 기억되지 않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