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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채소밥상 - 편식하는 아이 식습관 고치는 기적의 레시피
박희란 지음 / 로그인 / 2012년 5월
절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한다. 아주 일상적인 이런 일들이 아가들에게도 평범한 일상이 된다는 것이 사실은 힘든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유를 잘 못먹여 걱정이었고, 이내 아이가 깊게 잠들지 못해서 재우느라 고생이었다. 모유에 익숙해질 무렵이 되니 어느덧 이유식을 시작할때가 되었는데 이유식이 맛이 없어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잘 먹지 않아 걱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이가 다섯살이 된 지금은 고기를 좋아하고 채소 등을 잘 먹지 않아 아이가 변비가 생기기도 하는등 건강에 이상이 올까 걱정이 되고 있다.

참 쉬운 일을 일상으로 만들기까지는 부모의 노력 또한 뒷받침되어야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사실 아이가 채소를 무조건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잘게 다져서 볶음밥에 넣어줘도 먹고, 갈아서 이것저것 섞어서 줘도 먹는다. 때론 나물도 잘 먹기도 한다. 이 정도면 채소를 아예 안먹는 아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쩌면 꽤 먹는 종류가 많은지 모르겠다. 그러나 피망,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을 빼내고, 샐러드 등의 생야채를 잘 안먹는 등의 아이 식습관을 생각해보면 걱정이 안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아이 채소 밥상에 대한 책이 나오면 새롭게 아이 입맛을 끌어당길 레시피는 없는지 이왕이면 채소를 맛있게 먹일 방법이 없는지를 찾게 되었다.

사실 아이 아빠는 채소를 잘 먹는데, 엄마인 내가 채소보다는 고기를 더 좋아해서 자꾸 그런 식단을 차리다보니 아이가 잘못된 입맛에 길들여지는 까닭도 있었다. 엄마가 먼저 깔끔하고 정갈한 한식 밥상 위주로 차려줬어야했는데, 아이가 잘 먹는다고 손쉽게 고기만 구워주거나 고깃국에 말아주거나 하는 식으로 편식을 강요하다시피한 밥상을 차려준게 화근이었다. 한동은안 친정부모님이 텃밭에서 가꾸신 채소들을 보내주셔서 고기를 되도록 끊고 가지 냉국, (혹은 가지볶음), 오이볶음, 감자 요리 등 되도록 채소만 먹이려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뭐가 먹고 싶어? 물으면 어김없이 고기 구워줘 ~ 라는 말이 돌아온다.

아이 어릴적에 내 딴엔 열심히 가려먹인다고 절대로 간도 안 하고 책에 나온대로만 고수를 했는데 짜더라도 일찌감치 된장과 김치 등을 가르친 어른들의 육아방식에 비해 아이들이 덜 짜게 먹어 좋기는 해도 그러다보니 자꾸 김치 등을 먹는 시간이 더뎌지고 늦어지기 마련이었다. 김치를 거의 안먹이고 안 먹고 자란 우리 아이가 요즘 들어 열무김치를 조금씩 먹고 어제 해준 새우 김치 버섯 솥밥을 뚝딱 먹은 것을 생각해보면 (맵단 말도 안하고, 사실 많이 맵진 않았지만 예전엔 조금만 고춧가루나 김치가 들어가도 절대 먹지 않았다) 김치와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과정인가도 싶다. 일도 잘하지만, 살림도 똑부러지게 해낸다는 김혜영님의 저서를 읽은 적이 있는데, 어린 아이들에게 된장국 맛을 살짝 맛보게 해주면 아이가 좋아서 어쩔줄 몰라한다며 어려서부터 된장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도록 (요즘에는 된장, 김치를 싫어하고 요구르트, 치즈에 익숙한 서구식 입맛만 강조된다고 탄식을 하였다.) 한식 입맛에 맞도록 아이를 키우는게 맞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아이 죽 중에 된장 들깨죽이라는것이 나온다. 어린 아이를 위한 죽이라 된장은 그저 향을 내는 정도로 살짝 넣어주라고 되어 있었지만 아이 죽에 된장을 넣는다는 자체가 파격으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요리할때마다 일일이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는것이 사실 번거로웠는데 멸치 다시마 새우 표고버섯을 이용해 미리 다시백을 만들어 얼려두어 필요할때마다 사용한다거나 아니면 아예 갈아서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두는 것도 좋아보였다. 어떤 책에는 아예 육수를 많이 내어 얼리라고 되어 있었는데, 냉동고 부피를 많이 차지하기도 하고 유효기간이 길지 않을 것 같아서 육수 얼리는 것은 몇번해보다 말았던 경험이 있었다. 또 합성첨가물 걱정이 필요없는 엄마표 케첩과 마요네즈 만들기도 나왔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잼만들기도 나왔는데, 놀라운것은 브로콜리, 당근으로 만드는 잼이었다. 무쨈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봤었기에 그나마 덜 놀랐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15가지 채소에 대한 설명서도 빼곡히 나와 있어 아이 채소 밥상의 거의 모든 것이라 말해도 좋을 정도였는데, 그 중 감자편에서는 다른 책에서는 그저 서늘한 곳에 펼쳐 보관하라 정도로 나와있던 것이 여름에는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하였다. 베란다 채소밭의 저자이기도 하기에 집에서 직접 심어보고 수확하는 채소들에 대한 언급이 자주 되어 있다는 것이 기존 다른 레시피북과의 차별화된 점이기도 하였다.

요즘 우리집 밥상도 백미에서 현미로 넘어왔는데 사실 좀 까끌거려서 아이 먹기가 좀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잘 넘겨주어 다행이다 여기는 중이다. 책에서는 현미밥을 잘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처럼 붕어모양, 자동차 모양등으로 틀로 찍어내어 재미나게 즐기는 법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조미김과 볶음멸치로 맛을 내는 것은 물론이었고 말이다.

매우 맛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김치로 백오이 소박이, 별모양 물김치, 토마토 김치, 청경채 김치 등이 나온 것도 새로웠다. 아예 어른들이 먹는 김치와 다른 아가들용 김치를 담가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안 그래도 아이가 김치를 안먹으니 아이 반찬이 적어서 걱정이었는데 입맛에 맞는 김치나 피클 정도를 한가지씩 담가 내놓으면 반찬 걱정 한가지라도 줄지 않을까 싶었다.

며칠전 엄마 아빠 매운 떡볶이를 만들면서 아이에게 뭐가 먹고 싶냐 물으니 자기도 떡볶이가 먹고 싶다 대답해서 아기용 떡볶이를 따로 만들었었다. 원래는 고기도 넣고 평소 만들던 궁중 떡볶이로 만들까 했는데 이 책에 보니 양배추 간장 떡볶이라는게 있어서 고기와 표고버섯이 없어도 충분히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표고는 마침 집에 있어서 넣었고 브로콜리는 없어서 생략하고 대신 당근을 넣고 양배추를 잔뜩 넣어 떡볶이를 만들었더니 다행히 우리 아이도 잘 먹어주었다.

직접 만든 양배추 떡볶이

아예 고기를 안 먹일 수는 없겠지만 고기가 주가 되는 밥상보다 채소를 많이 먹일 수 있는 밥상 레시피가 되다보니 고기를 넣지 않고 다른 것을 넣거나 아니면 고기 양을 줄이고 대신 비슷한 식감의 버섯을 많이 넣거나 하는 식의 레시피가 선보였다.
아이들 좋아하는 햄버그 스테이크를 고기 대신 두부와 참치를 넣어 만들어, 그대로 스테이크로 즐기기도 하고 빵에 넣어 햄버거로 만들기도 하였다.

아이 입맛에도 맛이란게 당연히 느껴지니 건강에 좋은 것을 먹이더라도 맛있게 만들어야 아이가 잘 먹는다는 것을 요즘 배우고 있다.
이 책으로 내일은 두부 스테이크를 한번 만들어볼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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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0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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