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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토끼와 채송화 꽃 신나는 책읽기 34
권정생 지음, 정호선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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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으로 돌아서서 행주치마로 얼굴을 포옥 쌌다가 내렸을때, 얼른 쳐다보면 으레 엄마의 두 눈을 빨갛습니다. 우셨기때문입니다. 몰래 돌아서서 우셨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가만히, 가만히 소리 안나게 울면 눈이 빨개진다고 명수는 생각합니다. 8p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보따리 장사를 하느라 집을 비우시니 명수는 하루종일 심심했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졸라 엄마의 빨간 눈을 닮은 눈이 빨간 아기 토끼를 한 마리 샀지요.

아기 토끼를 막상 데려오니 엄마와 형제들로부터 강제로 떼어온게 미안해 명수는 되돌려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이 십리도 넘게 멀겠다는 말에 포기하고 말았지만 대신 마음을 담아 토끼를 보살피게 되었지요. 맛있는 풀도 잔뜩 뜯어다주고 토끼와 재미나게 노는 것으로도 모자라, 낮에 학교가면 심심할까봐 채송화 모종도 사다가 토끼앞에 심어주었답니다.

어린 나이에 아빠를 떠나 보내고, 고생하시는 엄마를 이해하고 토끼의 아픔까지 끌어안으려는 명수의 마음이 너무나 가슴뭉클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픔이 아이마저 성숙하게 한다지만, 착한 명수로 인해 엄마 또한 따뜻한 위로를 전해받을 수 있었겠지요.
권정생님의 동화에는 가슴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늘 아이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셨던 동화작가셨기에 그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기토끼와 채송화꽃 외에 세편의 동화가 더 실려 있었어요. 까치골 다람쥐네는 겨울잠만 준비하는게 아니라 골프장으로 까치골이 바뀌는 것에 대비해 아빠가 더욱 열심히 도토리와 열매들을 모아야 했습니다. 이웃들도 모두 떠나가고 외로이 남았던 다람쥐네 가족에게 어느 날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꿈과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엄마 아빠 다람쥐를 따라 그동안 모아둔 열매들을 숲의 재건을 위해 (사람들이 나무를 모조리 베어갔으므로) 하나하나 심으며 다람쥐들의 작지만 강한,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일화였답니다. 같이 쓰고 보존해야할 자연을 너무 인간 중심으로 남용하고, 환경 파괴는 고려하지 않은 어른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다람쥐 가족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그런 동화였지요.

남은 두 동화는 귀여운 또야 너구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삯바느질 하시는 엄마가 1000원을 주시며 콩나물을 사오라 하셨고, 100원으로는 맛있는 걸 사먹으라 하셨어요.
엄마 어릴적에는 100원으로 과자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웬만한 군것질들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의 100원은 예전의 10원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물가가 많이 올랐지요. 또야네에게 100원은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요.

심부름값이 아니라 그냥 주시는 돈이라는 말씀에 또야는 기분이 더욱 좋아집니다. 아이에게 용돈을 주거나 할 적에도 심부름값이다 이런 말은 저도 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이의 착한 행동을 돈으로 값을 매긴다는 것이 참 불편하게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또야는 심부름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지만 어른들은 칭찬하기보다는 그냥 무뚝뚝 시큰둥 하네요. 또야는 엄마가 주신 돈으로 막대사탕 하나를 사와서 엄마 먼저 드시라 하는 정말 마음씨까지 착한 너구리였어요.

좀더 생각이 깊어보였던 또야와, 그 다음편인 밤 다섯개에서의 또야는 좀더 어린 느낌의 또야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어리거나 착하거나를 떠나서, 속상하기도 했겠지요.
엄마가 친구들과 나눠먹으라는 삶은 밤을 들고 놀러나가니 친구가 마침 다섯이 있어서 모두 다 나눠주고 또야만 못먹게 되었어요.
또야가 으앙 하고 우니 친구들도 따라 웁니다. 귀엽네요.
사실 엄마도 어릴적에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너무 많이 초대해서 그만 생일 당사자가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게 되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와서 축하해주고 선물도 주고 한 것은 너무 좋았는데 케잌도 아니고 케잌에 달린 막대사탕 하나만 남고,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자 (정말 많이 차려주셨는데, 친구가 너무 많아서 제 입에 들어갈게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만 서러움에 또야처럼 으앙~ 하고 울어버리고 말았지요 . 이젠 어른이라고 또야 귀엽네. 이렇게 생각할 나이가 되었어요.
우리 귀여운 아들도 또야처럼 이렇게 귀엽게 자라나겠지요?

저학년을 위한 동화였지만 다섯살 아이가 읽어도 충분할만큼 재미난 내용이 돋보이는 동화였답니다. 그림도 간간히 들어가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 책에 몰두할 수 있었구요.(주로 엄마가 읽어주고 아이는 그림을 보는 편인지라) 창작동화는 많이 읽게 되는 요즘이지만, 권정생님 동화를 읽으니 그 특유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와서 푸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늘 평안하시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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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8 03: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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