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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부리 - 소박한 우리 간식 만들기
백오연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2월
절판
예전에는 떡은 명절에나 먹는 줄 알았고, 간식으로 흔히 접할 수 있는게 오히려 빵이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웰빙바람이 불어서인지, 우리것이 더욱 좋음을 사람들이 알게 되서인지 몰라도 빵보다 떡이 더 건강한 간식, 주식이 될 수 있음이 인지되기 시작했고, 직접 만들어먹지 않더라도 떡집 등에서 예쁘게 소포장된 떡을 사서 즐기게 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사실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밥의 재료가 되는 쌀로 만든 떡이 속도 더 든든하게 하고, 소화도 편히 잘 되어 위에 부담도 덜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떡집들 또한 여느 제과점보다 더욱 세련되게 변모하여 카페를 겸해 떡과 다과를 함께 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떡카페에 가면 아이가 좋아하는 꿀떡을 사주고, 친구와 나는 떡볶이를 주식으로 먹거나 차를 즐길 수도 있어서 떡카페에서의 약속도 종종 늘게 되었다.
몸에 좋은 우리의 주전부리, 몸이 아프면 저절로 찾게 되는 우리의 옛맛.
떡집 솜씨로 만들어낸 화려하고 예쁜 떡들도 좋지만, 어릴적 집에서 맛보던 엄마표 설기 떡, 도너츠 등을 우리아이를 위해 만들어주면 어떨까.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에서 요리와 제과제빵을 공부한 저자가 한식 레스토랑 사미인곡에서 파티셰로 근무하면서 프랑스인들에게 우리의 주전부리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동서양의 조화로운 맛을 찾게 되었다 한다. 전통 우리의 떡에서부터 저자가 어릴적 맛을 보았던 도너츠, 그리고 우리가 문구점에서 뽑기로 많이 뽑아먹었던 붕어엿 등 다양한 어릴적 간식들을 집에서 엄마표로 만들어줄 수 있도록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정성껏 만든 떡과 과자 등을 선물하기에 좋게 예쁘게 포장하는 법도 눈에 띈다. 선물 포장하기를 좋아해서 요령껏 봐두었다가 따라 해보곤 했는데 정작 먹거리는 선물할만큼 만들어본적도 드물고, 그냥 락앤락 등에 넣어서 선물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적은 양의 간식이라도 이렇게 예쁘게 포장을 하면 받는 이를 더욱 감동시킬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기자기 예쁘게 포장하고 꾸미는 방법 등은 그녀가 외국에서 배워온 솜씨가 그대로 살아나는 듯 하였고, 먹음직해보이는 간식의 모습은 어릴적 먹어본 그 모습을 손끝으로 재현해낸 결과가 아닌가 싶었다. 특히 정과를 비닐에 넣어 패브릭을 대어 손바느질하는 포장은 보기에도 무척 예쁘고 받는이를 더욱 감동시킬 법 하였다. 엿과 양갱을 동서남북으로 접어 담아놓은 담음새도 정말 돋보이는 아이디어였다.
포장 뿐 아니라,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담아놓는 모양새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적은양의 음식으로도 멋을 더하면 눈이 벌써 배부른 행복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호떡을 머핀틀에 구워서 호떡 케이크로 만들어 내는 것도 색달랐고 가래떡 꼬치도 소스를 더해 정성껏 담아놓으니 레스토랑 디저트 못지않은 느낌이 들었다.
주전부리 책을 읽으며 떡 카페 등의 한식 디저트 카페를 떠올렸더니 저자의 생각도 일치했나보다. 홍시 스무디, 모과 그라니타(셔벗보다 입자가 거칠고 굵은 얼음과자) 막걸리와 오디 칵테일 등 퓨전 음료 레시피를 더해 주전부리와 함께 입가심까지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본격적인 레시피에 들어가면 가래떡 구이와 같은 소박한 우리 레시피부터 등장을 한다. 녹차 호떡, 약식, 찹쌀 도너츠, 무 설기, 쑥 설기 ,인절미 등 집에서 만들어 아이의 건강을 챙겨줄 수 있는 떡과 과자등이 눈길을 끈다. 쉽게라면 사다가 먹이는 게 편하겠지만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만큼 좋은 재료를 쓰고 있을지, 음식에 들어가는 사랑이 빠져 있지는 않을지 조바심 나는 엄마라면 이렇게 집에서 해먹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주전부리라고 해서 떡 몇 종류와 약과 등만 나온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천연 재료로 만든 다양한 후식과 우리만의 먹을거리, 그리고 추억의 간식 등 해서 여러 테마로 어려서부터 즐긴 다양한 먹거리를 레시피로 만나볼수있었다. 엄마가 얼음을 좋아해 그냥 맹물 얼음도 와작와작 씹어먹곤 했는데 꿀얼음을 만들어 음료에 넣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꿀냉차를 만들기도 하는 등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레시피도 있었다.
두부과자, 녹차 양갱, 반건시, 잉어사탕, 달고나, 시판 음료로도 많이 나왔지만 방부제가 걱정이 되는 검은콩 두유와 식혜 등까지도 그리고 따끈하게 튀겨놓으면 서로 달려들어 먹을 크로켓과 꽈배기 등까지 많은 간식이 눈과입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얼마전 절친한 이웃님 한 분이 아이 간식으로 추천해줄 책이 없냐 물어보셨다. 아이 요리책은 많아도 간식으로 나온 책은 많지 않아서 읽어본 책 중 몇권을 추천해드리니 아직 어린 아이라 길거리 간식 등은 당기지 않고,좀더 깔끔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먹이고 싶다 하셨다. 이 책을 읽기전이라 같은 회사에서 나왔던 최고의 간식이라는 고구마, 단호박, 감자로 만든 간식 레시피북을 권해드렸더니 단박에 마음에 들어하신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라면 손이 좀 가더라도 아이 입맛에 얌전하게 잘 맞을 우리 간식,엄마들이 어려서부터 먹고 자란 이 주전부리들을 만들어주는 책도 괜찮은 추천이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