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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관요리 - 미리 만들어 언제든 쉽게 꺼내 먹는
윤선혜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9월
품절


그날 그날 바로 장보고 요리해서 다 먹어치우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매일 장을 보러 다니기도 힘들거니와 장을 봐와서 그때그때 재료 손질을 해서 상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무척이나 번거롭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어머님들은 그렇게 신선한 상을 차려주셨지만) 어릴적 저녁 무렵의 내 기억 속 한자락에는 아버지께서 마늘을 찧으시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뭔가 부산히 준비를 하시는모습이 늘 한 편의 영상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그때는 마늘을 항상 먹을만큼만 신선하게 찧어 먹곤 했는데 건강에는 좋겠지만 번거로워서 매번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다. 요즘에는 많은 가정에서 믹서기 등으로 한번에 대량의 마늘을 다져서, 냉동밀폐용기나 지퍼백 등에 넣어 얼려서 그때그때 먹을 만큼 사용하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삶에 익숙해지다보니 다진마늘은 당연히 냉동실에서 꺼내 쓰는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냉동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신선하게 오래 보관하고 싶어서 냉장고에 넣어도 사실 냉장고 속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가 않다. 대부분 짧은 시간내에 상해버리기 일쑤이다.
나만 해도 고기는 웬만하면 얼리곤 했는데 사실 얼린 고기 해동하기가 귀찮아서,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려고 샀던 갈은 돼지고기와 갈은 쇠고기가 있었는데, 간 쇠고기를 냉장보관상태로 며칠을 방치하니 결국 상해버려서 눈물을 머금고 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반은 미리 요리해먹어서 다행이다라면 자위했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아까웠다. 갈은 돼지고기는 오늘 당장 조리해서 식탁에 멋지게 올렸지만 말이다.
몇가지 품목 정도는 쉽게들 얼려서 보관하곤 하는데, 집집마다 보관하는 항목도 꽤 차이가 있고, 냉동 노하우를 잘만 이용하면 식생활이 한결더 쉽고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냉동보관요리가 그 책이다.

우리집에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외에 냉동고가 하나 더 자리하고 있다.
원래는 양가 부모님 사드리려고 하나씩 샀는데 시부모님께서 끝내 괜찮다, 놓을데 없다 사양하셔서 우리집에 두게 되었다.
아기까지 딱 세 식구 살림에 웬 가전이 이리 많이 필요할까 싶었지만 놀랍게도 그 큰 냉장고, 김치냉장고를 다 채우고도 어느새 냉동고까지 꽉꽉 차서 매번 냉장고를 들여다볼때마다 헉..뭐가 이렇게 많아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밥상을 차리려면, 반찬이 없네 장을 봐야하나?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곤 하니 뭔가 시급한 대책이 필요했다.

사실 가끔 내가 하는 일이 냉동고, 냉장고 목록 정리였다. 한동안 그 일에 소홀했더니 어느 칸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채 그대로 얼어가는 품목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 꽉꽉 찬 냉동고 속사정도 모른채, 새로 장만 봐다 놓았지. 더이상 넣을데도, 찾기도 어려워서 어느 날 마음잡고 품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메모를 하니 한결 알아보기 쉬워졌다. 다 떨어진 줄 알았던 명란젓도 두 팩이나 발견했고, 냉동 꽃게가 상당히 많이 있음도 알게 되었다. 국거리용 쇠고기는 너무 오래 얼려 있는게 아닌가도 싶었고 말이다. 냉동고 속사정을 알게 되니 요리할때 채소 등만 따로 사도 되어서 조금씩 줄어가는 냉장고, 냉동고를 바라보는 것이 즐거움이 되고 있다.

나같은 건망증 주부들을 위해 책에서는 냉동할 수 있는 재료, 반조리 식품, 완조리 식품 등은 물론이고 냉동하는 요령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려주고 있다. 이 많은 것을 전부 다 냉동할 수 있단 말이야? 정말 그럼 요리가 빠르고 수월해지겠군 싶은 항목이 많아, 단 시간내에 마법처럼 몇 가지의 요리를 후다닥 만들어내는 베테랑 주부들보다도 손이 느린 나같은 초짜 주부나 퇴근 후 피곤한 주부들에게 더욱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식구 수가 적다보니 장을 봐도 채소, 두부 등도 남아서 시들거나 변해서 버리기가 일쑤였는데 다양한 식재료들을 반조리, 혹은 손질해서 얼려 보관할 수 있는 것을 보고 버리는 식비지출을 많이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조리 반찬들도 국, 찌개 등을 다 못 먹어 쉽게 버리고 너무 아까워했는데 신선할때 미리 소분해서 얼려두면 인스턴트 즉석 요리보다도 빠르게 조리가 되면서 건강에 좋은 나만의 요리가 완성되어서 편리한 식생활 영위에 도움이 될 일이었다.

코스트코에서 주로 사먹던 냉동 모듬 해물과 냉동 칵테일 새우도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고, (특히나 새우의 경우 자숙 보관하는 요령이 눈에 띄었다.) 볶음밥 재료 등으로 마트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본 채소 믹스도 얼마든지 집에서 만들어놓을 수 있는 재료였다. 냉장실에서 한없이 흐물흐물해져가는 나의 채소들을 생각해보면 버리고 아까워할일이 아니라 손질해서 빠르게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면 해결될 문제였다.

또 얼리기 좋은 재료와 얼려서는 안되는 식재료 구분도 명확히 해주었다.
모짜렐라 치즈의 경우에는 코스트코에서 워낙 대량으로 구입을 해서, 덩어리져서 보관도 불편하고, 먹기에도 어려웠는데 한번이나 두세번 먹을만큼씩 지퍼백 또는 비닐 등에 넣어서 프리저락에 착착 얼려두니 모짜렐라 치즈를 이용한 요리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사실 아주 잠깐 습관만 바꾸면 될일인데, 그럴 생각을 못하고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기일쑤니 그게 내 주방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게 아닌가 싶다.

시댁에서 보내주신 재운 불고기도 양이 넉넉해 한번에 다 먹기가 어려워 며칠째 냉장실에 있었는데, 내일 먹을 것만 빼놓고 얼리고 (예전에도 얼려왔는데 자꾸 까먹으니 말이다.) 자주 사놓는 채소 등도 모듬 믹스를 만들어 아이 식탁에 빠르게 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스파게티 삶아서 얼리는 것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작 해볼 생각을 못해봤었다. 제법 맛있어보이는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뚝딱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다량의 스파게티를 삶았다고 한번에 꾸역꾸역 먹기위해 힘쓸것이 아니라 먹을만큼만 먹고 남은 것은 깔끔하게 보관해 얼려야겠다

우리가 손쉽게 떠올릴 수있는 것부터 이렇게도 얼릴 수 있어? 또 얼린 것을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나 하는 여러가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책, 예전에 냉동보관요리에 대한 다른 책을 읽어본적이 있는데 그 책도 상당히 유용하긴 했지만 일본인 저자의 책이라는 점이 요리에 있어 약간 차이가 있기에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었는데, 이번 책은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켜 주어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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