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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오 유진의 오가닉 식탁 - 자연을 먹는 가장 쉽고 맛있는 방법
황유진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8월
절판
상당히 큰 사이즈와 두께에 우선 놀라게 된 레시피북이었다.
게다가 파티오 유진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양식이었다. 파티오가 혹시 요리사 등을 지칭하는 뜻일까? 낯선 용어를 혼자 추측해봤는데 알고보니 스페인어로 안뜰 또는 뒷뜰로 해석되는 말이란다. 즉, 파티오 유진이란 유진의 안뜰이라는 그녀만의 블로그 이름이었던 것. 미국 이민 후 타향 살이의 외로움과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정원을 가꾸고 천연 재료로 만든 요리와 천연 제품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저자의 이름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제가 중점적으로 실험하고 꾸준히 발표한 면역과 질병을 예방하는 다양한 과일효소와 천연조미료, 그리고 항산화 김치와 장아찌, 피클입니다. 오염 속에 사는 우리 몸을 해독하거나 필수 효소를 보충하여 면역력을 키워주는 '과일효소', 한국요리의 기본이 되는 '천연 조미료' (된장, 고추장, 간장, 식초),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영양소를 갖고 있는 항산화 발효음식인 '김치'와 '장아찌, 피클' 레시피를 그간 여러분들이 들어오고 보아온, 어른들이 전하는 손맛에 의존하는 그런것들과는 조금 차별된, 정확하면서고 쉽고 간편하면서 분명한 이유가 있는 그런 똑똑한 레시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요리 실력 탄탄한 주부 9단들도 많은 팁을 얻었다며 반가워하는 포스팅만을 모은 이 메인파트는 주부 초보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prologue 중에서
효소에 대해서는 티브이에서 몇번 접한 적이 있었는데 다양한 약초 등을 이용해 효소를 만들어 요리하는 식당, 혹은 주부 들의 이야기를 만난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레시피북으로는 이렇게 자세히 소개된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어서 그동안 뜬구름 잡는 식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효소 요리도 따라만 하면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김치를 시댁과 친정에서 갖다 먹는 터라, 언젠가는 내가 직접 담궈 먹어야할텐데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어른들의 손맛을 과연 내가 따라할 수 있을지 다른 요리들과 달리 김치는 영 자신이 생기질 않았다. 프롤로그를 다시 읽으며 정확하면서도 쉬운 레시피로 따라할 수 있는 김치, 그리고 간장 고추장 된장 레시피가 있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큼직큼직한 사진과 더불어 정말 다양한 레시피와 이야기가 쏟아져나온다. 저자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었겠지만 그녀말대로 인기가 가장 높은 그런 글들만 뽑은 엑기스 레시피라고 하니 더욱 눈여겨 볼 생각이 들었다. 처음 4단원에는 효소, 기본 장류, 김치, 피클 등을 크게 다루고 있었다. 내게는 낯설고 어려워보이는 분야지만, 식탁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해야하는 필수 반찬들이다. 요리의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그 분야에서 강자가 될 수 있다면 그 다음 요리들은 자연스레 맛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넘기 힘든 주부 9단의 벽. 그 벽을 넘는 기본기를 다져주는 첫 부분이었다.
오염된 음식물이나 환경 오염 등으로 체내에 쌓이는 독소, 노폐물, 약물 등은 몸에 필요한 효소들이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힘들게 만든다. 따라서 효소식품을 섭취하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는데 유리하다. 20p
건강에 안 좋다고 소문난 설탕 대신 과일 효소를 사용해 단맛을 내고, 파슬리, 아스파라거스 등 녹색 채소를 이용해 만든 효소로는 탈모 예방효과를 갖는다 한다. 효소 만들기 부산물로 만든 양념으로 김치 전용 양념을 만들어 손쉬우면서도 재료의 손실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효소 뿐 아니라 기본 장류를 만들때도 과일 주스 찌꺼기나 열매주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활용해 다양한 밑반찬, 또다른 양념으로 재탄생시키는것도 놀라웠다. 그녀의 방법을 따라하면 음식물 찌꺼기도 거의 나오지 않을 것 같고, 식비도 아끼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알뜰한 삶의 지혜를 보는 듯 했다.
기본기가 완성되면 각종 요리들로 들어간다.
질병예방요리, 퓨전 한식, 서양요리, 브런치, 애피타이저와 디저트, 그리고 음료까지 179가지나 되는 건강 요리비법이 요리에 얽힌 다양한 사연들과 함께 멋드러지게 소개가 되었다.
하나하나가 정말 이색적인 요리들이 많고, 또 눈에 띄는 사연들이 많아서 레시피북을 읽으면서 요리에 정통한 잡지 한권을 제대로 읽는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전자레인지에 7분이면 뚝딱 만들어지는 부대찌개볶음떡볶이는 즉석에서 응용해낸 요리였음에도 친구에게 "넌 최고의 요리사야"라는 칭찬 연발을 받게 한 작품이라 한다. 아이합이라는 미국 유명 레스토랑의 맛을 그대로 살린 시금치 버섯 오믈렛 레시피도 사연이 돋보여 따라하고픈 메뉴였다. 맛있는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을 발견하면 집에서와는 다른 그 집만의 비결이 정말 궁금해질때가 있다. 저자 또한 아이합 인터넷 동호회에서 레시피를 찾고 자체 실험을 세번 해본 결과 (정말 실험정신이 투철한 저자임을 알 수 있다.) 3가지의 아이합 오믈렛의 맛의 비결을 찾아냈다고 한다. 1. 달걀물에 물을 넣어 부침을 얇고 속이 비치게 만드는것. 2. 채소 재료는 버터에 볶고 치즈를 넣는것. 3. 달걀 노른자와 버터, 레몬주스로 만든 소스 (하렌다이즈)를 사용하는 것이 바로 그 비결이라는것. 오믈렛은 그저 호텔 조식부페로 간단히 만들어진 것만을 먹어봐서 유명 레스토랑만의 제대로 된 맛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그녀의 비법을 따라가면 미국에 가지 않아도 그들이 즐기는 맛을 살려낼 수 있다니 이 또한 즐거운 기쁨이 될 터였다.
맛과 멋, 건강 이 중 어느 한가지도 빼놓지 않고 골고루 조화시킨 레시피.
두꺼워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듯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생각하면 역으로 그 점이 더 마음에 들게 된 레시피 북.
파티오 유진의 레시피북으로 저자분을 처음 알게 되었지만 (실제로 그녀는 내가 몰랐을뿐 다음 블로거로써 상당히 유명한 우수 블로거라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레시피를 찾아 그녀의 블로그까지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