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2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참 간단하죠.

그러나 그것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진실은 아닌겁니다.

진실은 이것이죠. 내가 부모님의 죽음을 3년간 애도했다는 것. 그 후에야 심적 고통이 무지근한 아픔으로 누그러졌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복수보다는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급했어요. 당장 넘지 않으면 안 될 현실적인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가난하고 신분도 낮았으니까요. 챈드리언보다는 대학에 들어와 만든 적들이 내게는 더 위험한 자들이었습니다." 130.131p


부모님을 잃고, 거렁뱅이와 같은 생활을 하며 몇년간 그 슬픔을 묵묵히 참아냈던 크보스. 그가 비로소 정신이 들어 첫 스승인 벤의 뜻대로 대학에 입학하고, 부모의 원수를 갚을 정보를 얻고자 했던 것이 1부의 이야기였다. 너무나 가난해서 대학 등록금조차 낼 수 없어 천재적인 그의 머리만으로 간신히 패스를 했는데, 그 뒤에 뭐든 술술 풀리는 그런 비현실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의 주인공은 정말 처절하게 가난이라는 현실에 직면한다. 사실 고통과 더불어 그의 재능은 빛을 발휘하기 시작하지만...

 

면접때부터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헴교수의 비아냥을 멋지게 공명술로 복수해내고, 그 덕에 그는 퇴학당할 위기에 처했다가 스스로를 멋지게 변호해내 퇴학이라는 무시무시한 처벌은 면하고, 체벌과 대신비 과정 진학이라는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얻어내게 된다. 남들보다 티나게 어린 나이였지만 많은 고생끝에 정신만은 이미 어른에 가까웠던 크보스. 그를 괴롭히는 세력은 학생 내에서도 존재하였다. 잘 나가는 귀족 가문의 엠브로스와 대립하게 되어 대학에 들어오고픈 열망 중 하나였던 도서관 서가 출입을 금지당하게 되기도 한다.

 

도대체 우리의 크보스에게 언제쯤 빛이 열리고 길이 뚫리는 것일까? 물론 뛰어난 두뇌와 엄청난 노력으로 남들은 상상조차 할 수없을 정도로 빠른 진급을 하게 되긴 하지만 학비와 생활비가 막연한 그에게는 대학에서의 시간이 하루하루 피를 말릴 정도로 부족한 시간이었다.

2권은 그가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 그리고 엠브로스, 헴교수와의 대립뿐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지인들을 얻게 되는 것 등등의 대학생활이 가득 펼쳐지게 된다. 마치 해리포터에서 마법학교에서 배우는 일상이 주된 이야기로 흘러가듯이 말이다. 엠브로스와의 악연 또한 갈수록 더 정도가 심해져 안 그래도 힘든 그의 생활이 더 힘들어져 버리기도 한다. 

 

1권에서 무척이나 궁금했던 란레의 이야기 후기와 챈드리언의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음이 갑갑했지만, "피를 흘리지 않는 크보스"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되게 한 사건서부터 연대기작가가 그를 자극했던 "그녀"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 2권의 큰 성과라 할 수 있었다.

 

말로는 정말 수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정말 아주 우연히, 무술을 연마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를 좋아하고 따르는 식의 무협지가 갑자기 떠올랐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같은 행운의 주인공 말이다. 하지만 책 속의 크보스는 머리는 비상하게 좋았을지 몰라도 너무나 가난했고, 제대로 후원받지 못해 사채를 빌려 쓸 형편에까지 이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유한 귀족 자제의 눈밖에 나 여러 농간에 빠져 너무나 하고 싶었던 공부를 방해받기도 하고 말이다. 정말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크보스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고생을 한 크보스, 3부에서는 대학 이후의 크보스의 행적이 어떻게 흘러갈지, 소문 속 그 무성한 이야기들이 3부에서 비로소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2권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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