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부터 오직 스스로의 생각만으로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대해 그닥 믿고있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의 상상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런 활동이 잘 진행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해낸 여행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과 함께 정말로 온 세계를 활공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맛볼수가 있었다. 문자를 읽으면서 정신만은 다른 세계로 빠지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책이다.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김은 '오감의 열림'이라는 활동을 한다. 차례로 한가지 오감에 집중시킨 후, 각 오감을 집중시켰던 그 감각을 한꺼번에 되살려서 다섯가지 감각 모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 오감의 열림이라는 것을,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직접 해보면서 나도 많은 점을 느꼈다. 평소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감각들이 하나씩 집중하니 작은 것까지 느껴졌고, 그것들을 모두 활성화시키니 나의 감각이 한층 고조되었다는 느낌이 말이다. 이것은 여행의 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책이 인도하는데로, 나의 감각을 모두 활성화시켰다. 그리고 그가 시키는 대로, 나는 자유로이 여행을 떠났다. 

여행의 책은 정말 하나의 길라잡이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감의 열림'이나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여행을 떠나는 방법을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이 책을 읽으며 여행을 떠나면, 앞으로는 스스로도 얼마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지친 일상으로부터, 사람들이 제공하는 편의가 아닌 오직 자기가 지신에게 제공할 수 있는 그런 휴식 말이다. 자신이 가해주는 휴식 세계는, 재화의 부담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창조해 나가기 때문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여행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장면과 순간들을 느끼면서 나는 일종의 행복감에 젖었다. 직접 여행을 떠나더라도, 이토록 멋진 감흥을 느낄 수 있을까? 이 감각들은 모두 상상력에 의존한 감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는 이 감각들을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우리에게 인도하는 여행의 길, 편안한 휴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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