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가족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7
전상국 지음 / 이가서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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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교포가 어릴 적에 잃어버렸던 형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되돌아온 이야기. 그의 이야기속에는, 깊은 비운의 역사가 담겨져 있었다. 젊은 시절 인민군에게 갖은 욕을 당하고, 거기다가 미군에게까지 욕보였던 어머니와, 정신 박약아인 아베를 보고 찾아온 아버지, 김상만 등의 이야기는 아베의 가족이 됨으로써 겪은 불운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아베가 존재할 때, 사람들은 모든 불운과 잘못을 아베 탓으로 돌리고 만다. 매번 흘리고 있는 침, 사지가 꺾여 있는 듯한 행동, 그리고 그 독특한 냄새... 이것은 사람들에게 아베를 보면서 혐오감이 일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화자인 진호는 자신의 이복 형인 아베를 폭풍우 치던 날 골방에 가두어 죽이려고까지 했었다. 물론, 모든 불운을 그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존재가 막상 죽을 위기에 처하자마자 없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베라는 존재를 통해 묶어 보는 가족의 이야기. 사람들은 아베가 없어지길 원했지만, 동시에 이 혐오스러운 존재가 결국은 자신들의 가족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상처뿐인 한반도를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 그들은 아베를 버려두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곧 그 사실을 후회하고, 미국에서 힘 없이 살아갔다. 미군으로 지원한 재미교포, 화자인 진호는 어릴 적 보았던 그 병신, 아베를 찾기 위하여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그의 이복형이자 보호해야 할 대상을 찾기 위해서였다. 

인민군의 잔해, 미군의 흔적등으로부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가족들은, 그 시든 나뭇가지가 하나의 단단한 뿌리로 이어져 있다고 작가는 말했다. 병신 아베에게 묶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 이야기는 계속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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