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수호지 (보급판 문고본)
시내암 지음, 이상인 엮음, 최정주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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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한 소설들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수호지.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아온 이 작품은, 지금도 악의 세력에 저항하여 싸운 108명의 호걸들의 이야기를 전승하며 부패한 관리와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들을 통해 교훈을 전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무리들은, 정부군이 인정하지 않는 산적이 되어 모인다. 하지만, 이들은 산적임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싸우는 의적들이다. 고전의 많은 이야기에는, 정말로 포악한 관리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힘쓰는 의적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기존의 정부의 체계로부터 해낼 수 없는 일들을, 새로운 세력을 형성함으로써 해낼 수 있게 된다. 이들 중에는 성격이 포악하고 무술에 매우 뛰어난 이들도 있지만, 뛰어난 통솔 능력을 가지거나 인자한 이들이 두령이 되어 이들을 다스리고 이끌어 올바르게 지도한다. 이것이 바로 인정많고 뛰어난 호걸들의 이야기, 수호지이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매우 많고, 또 그중에서는 쉽게 사람을 죽이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과, 남들이 아무리 자신을 공격하더라도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라면 검을 뽑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세력을 합한다면 감히 이들과 대적할 이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 송강이 양산박을 중심으로 산적을 모아서, 관군을 모두 물리치고 마지막에는 정부의 뜻에 따라서 모두 관직에 등용되어 오랑캐들을 토벌하게 된다. 물론, 관직을 떠난 이들이 있고 남은 송강은 부정한 관리에 의해 독약을 마시고 죽게 되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이규와 함께 독배를 마시고 죽는다. 그리고 그의 무덤에서, 그를 따라 목을 메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결국 마지막에는 각자의 직업을 따라가고, 독배를 마시는 등 슬픈 최후를 맞이한다. 

수호지는 로빈 후드 이야기와 참으로 닮은 점이 많은 소설인 것 같다. 서양의 호걸들이 로빈 후드를 중심으로 셔우드 숲에 모여 온갖 의로운 일들을 행하고, 관리로 등용되었다가 다시 셔우드 숲으로 돌아와 로빈 후드가 슬픈 최후를 맞이하는 내용은 수호지와 거의 비슷하다. 어쩌면, 사람들은 비록 슬픈 최후를 맞이할 지라도 자신들을 위해 그 능력을 사용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의 염원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비슷했기에 이런 비슷한 두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았는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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