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란다. 내가 생각하는 투쟁이란 모든 투쟁을 끝내기 위한 투쟁일 뿐이며, 강력한 대응이란 모든 강력한 대응을 끝내기 위한 강력한 대응이다

나는 지금까지 오로지 한 길을 추구해 왔는데, 그 이유는 이 길이 우리 모두를 영원한 사랑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덕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고갈되지 않도록 투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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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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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엔 지겹게도 읽히지 않던것이 사십중반에서 다시금 집어든 글들에선 모든것들을 새겨놓고 싶을만큼 읽어나가기 아쉽다

같은 글을 이다지도 다른느낌으로 만든 내 나이의 시간차라..
그땐 재미있는 책만 킬링타임용만 찾았을때였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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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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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가둔 자이며, 나는 나를 가둔 자다

눈앞에서 열쇠를 흔들며 내가 죄수임을 상기시키는 간수이자, 간수의 관심을 얻고자 구석에 웅크린 채 옴짝달싹하지 않는 죄수다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 피곤하여 나로 존재하지 않는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의 입맞춤을 내 어린 얼굴에 듬뿍 받을 수 있었다면, 그러면 나는 지금쯤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우리 육신의 부패가 발산하는 인광의 도깨비불도 최소한 우리의 암흑을 밝혀주기는 한다.

오직 불행만이 상승한다, 불행으로부터 나온 권태만이 고대 영웅의 아득한 후손처럼 문장紋章을 갖는다

나는 내 안에서 단 한번도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몸짓의 우물이다.

단 한번도 입술을 움직여 생각하지 않았던 말의 우물이다.

나는 폐허 아닌 다른 것으로는 한번도 존재해본 적이 없는 집들의 폐허다. 그 집들을 지어 올리는 도중에 이미 사람들은 완성된 집에게 염증을 느꼈다.

문명의 속성은 사물에게 잘못된 명칭을 붙인 다음 그 결과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는 데 있다

내 신경계에는 의지가 없다. 내 자의식의 저변에는 슬픔이 있다.

하루는 저물어간다. 비도 없이 단조롭게, 흐릿하고 불확실한 저녁의 색조 속으로…. 나는 글쓰기를 멈춘다. 내가 멈추므로, 나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

나는 기쁘게 세상의 다른 것들을 만나고 투명하게 존재한다. 나는 수면에서 헤엄친다

정밀하게 계산하여 오밀조밀 심어놓은 꽃들 자체를 반대하는 마음은 없다. 그러나 꽃을 공공연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든다.

나는 해방되었고, 나는 실패했다.
나는 느낀다. 오한이 난다. 나는 나다.

피곤하다. 모든 환상에 지치고, 환상들이 불러오는 모든 증세에 지친다. 환상 자체에 내재된 상실, 환상을 갖는다는 것의 무익성, 상실하기 위해 환상을 가져야만 한다는 선행피곤, 환상을 가졌다는 사실이 주는 근심, 환상의 종말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환상을 가졌다는 지적인 수치

삶의 무의식을 의식하는 것은 지성에게 바치는 가장 오래된 공물이다

바깥의 어둠 속에서 실제로 무엇인가가 붕괴하여 천지가 내려앉기라도 한 듯이….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된다면, 그러면 나는 무엇일까 생각한다.

모종의 경직과도 같은 선행신경증이 육체와 영혼을 엄습한다. 미래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 기억이 나의 내면을 얼어붙게 만든다

빗속에서, 바람의 애도 속에서 나는 죽는다. 내가 더 이상 느끼지 못할 추위가 내 심장을 후벼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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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는 평생을 자신을 사랑하는 문제와 투쟁해야 하는 이들이다.

타인의 시선을 상대하는 용기, 나이 듦을 인정하는 것, 아픈 상태도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라는 인식, 남의 몸에 대해 되도록 적게 말하기부터 시작하자.

용서는 분노보다 우월한가? -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마리나 칸타쿠지노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_ 마리나 칸타쿠지노

1장 아픔에게 말 걸기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반비, 2015년
《통증 연대기》, 멜러니 선스트럼 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11년
《세상과 나 사이》, 타네하시 코츠 지음, 오숙은 옮김, 열린책들, 2016년
《몸의 말들》, 강혜영·고권금·구현경·백세희·이현수·치도·한가람·황도 지음, 아르테, 2020년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마리나 칸타쿠지노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2018년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메이 엮음, 김영옥·메이·이지은·전희경 지음, 봄날의 책, 2020년
〈얼음의 집〉, 《완전한 영혼》, 정찬 지음, 문학과지성사, 1992년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엄기호 지음, 나무연필, 2018년

2장 우리에겐 불편한 언어가 필요하다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지음, 오월의봄, 2017년
《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동양북스, 2016년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던 지음, 김현우 옮김, 갈라파고스, 2018년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마리 루티 지음, 김명주 옮김, 동녘사이언스, 2017년
‘다윈의 대답’ 시리즈 - 《다윈주의 좌파》, 피터 싱어 지음, 최정규 옮김, 이음, 2007년·《에덴의 종말》, 콜린 텃지 지음, 김상인 옮김, 이음, 2007년·《유리천장의 비밀》, 킹즐리 브라운 지음, 강호정 옮김, 이음, 2007년·《신데렐라의 진실》, 마틴 데일리·마고 윌슨 지음, 주일우 옮김, 이음, 2007년
《여성, 거세당하다》, 저메인 그리어 지음, 이미선 옮김, 텍스트, 2012년
《빨래하는 페미니즘》, 스테퍼니 스탈 지음, 고빛샘 옮김, 민음사, 2014년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여지연 지음, 임옥희 옮김, 삼인, 2007년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지음, 뿌리와이파리, 2013년

3장 몸의 평화가 깨지는 순간
《대화》, 리영희 지음, 임헌영 대담, 한길사, 2005년
《1968년 2월 12일》, 고경태 지음, 한겨레출판, 2015년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시공사, 2013년
《탈감정사회》, 스테판 G. 메스트로비치 지음, 박형신 옮김, 한울아카데미, 2014년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궈징 지음, 우디 옮김, 원더박스, 2020년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지음, 안서진 옮김, 안홍사, 2019년
《선녀는 참지 않았다》, 구오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9년
《대지의 딸》, 애그니스 스메들리 지음, 태혜숙 옮김, 이후, 2011년
《성의 역사학》, 후지메 유키 지음, 김경자·윤경원 옮김, 삼인, 2004년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 홍세미·이호연·유해정·박희정·강곤 지음, 정택용 사진, 오월의봄,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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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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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권력 행위다. 타인에 대한 물음은 호기심에서부터 신문(訊問), 힐난, 비난까지 다양하다. 묻는 자의 정체나 위치는 드러나지 않는다.

말 한마디로도 묻는 자의 교양, 인격, 무지, 태도를 알 수 있다

편견이 담긴 고착된 질문은 폭력이다

"여자가 왜 이런 일을?" 이런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인권 침해이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 우리는 수시로 이런 질문에 노출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기도 한다. 나는 어디에, 상대는 어디에 ‘서’ 있는지, 내가 하는 질문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러 질문들이 평생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

조사를 가장한 피해자 비난, 여론 재판…

피해자는 목숨을 걸고 저항했는지, 거절이 얼마나 단호하고 절절했는지, 특히 자신이 얼마나 피해자다웠는지 최대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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