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안녕이 기준이 될 때 - 멍든 대한민국의 안전 재설계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6
권오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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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7년부터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노동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동법연구소 해밀 운영위원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여러 언론과 단체에 노동권과 국민의 안전권에 관한 기고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당신의 안녕이 기준이 될 때>를 보겠습니다.



이전까지 재해란 개인의 능력에서 비롯되는 개인적 위험으로, 각자 알아서 지켜야 하는 개인의 책임이라는 관점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재해가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 사회적 위험이자 사회적 책임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안전권은 헌법에 기초한 기본권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현행 헌법 전문에는 '대한국민은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고 규정해 안전이 헌법상 중요한 목표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체제는 1960년대부터 마련되었습니다. 1961년 '근로보건관리규칙', 1962년 '근로안전관리규칙'이 제정되었고, 1963년 '광산보안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제정되었습니다. 1980년대 들어 경제가 고도성장기로 접어들면서 사업장의 기계설비가 대형화되고, 건설 공사 역시 규모가 커지면서 중대 재해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 산업 안전·보건을 분리해 독립된 법률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1981년 12월 '산업안전보건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후 1991년 새로운 내용으로 대폭 정비되어, 노동 안전·보건 운동은 '참여할 권리'에서 '행동할 권리'를 요구했고, 전문가들은 노동조합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단체를 설립하며 독자적인 노동 안전·보건 운동 역시 정체성을 완성해나갔습니다.


재해를 입었다고 해도 삶은 계속됩니다. 산업재해를 입은 피해자 혹은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의 유가족은 사고 이후에도 생계를 이어가야 합니다. 그들이 입은 피해에는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하고, 잃어버린 삶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원리를 지켜주기 위해 어떻게 손해의 배상이나 보상이 이루어지는지를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살펴봅니다.




산업재해는 현대 산업사회에 내재된 불가피한 위험입니다. 하지만 2022년 통계 기준으로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874명,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1349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여타 산업국가와 비교할 때도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단시간에 급격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런 경제 규모에 알맞은 안전에 관한 규범이나 문화를 체득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국민의 생명, 나아가 건강과 안전 보장은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따라서 국가에는 제반 정책을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이라는 가치를 추구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당신의 안녕이 기준이 될 때>에서 안전 문제에 관한 역사적 맥락과 우리나라의 실태를 다루고, 안전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마련된 우리나라 법 제도를 설명합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위주로 국가가 재해를 입은 사람을 어떻게 보호하는가를 살펴봅니다. 이 책을 통해 안전이 최우선 되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데 국민의 인식이 필요함을, 나아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요구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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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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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의 인기 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유튜버로 웹사이트 오모코로(omocoro)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우케쓰(雨穴)'에 다양한 오컬트 콘텐츠를 게재합니다. 2023년 7월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90만 명을 넘었으며, 특히 1400만 뷰를 돌파한 '이상한 집' 영상은 동명의 소설로 출간되어 일본에서 6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24년에 영화로 공개됩니다. 그럼, 두 번째 장편소설 <이상한 그림>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바람 속에 서 있는 여자 그림'은 오컬트 동아리 후배 구리하라가 말한 블로그에 실린 그림들을 보며 이상함을 느끼는 사사키 슈페이 이야기입니다. 2008년 10월 13일부터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일명 나나시노 렌은 작년에 유키와 결혼했고, 12월에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리며 기뻐함을 드러냈으나 다음 해 5월 역아 상태라 불안하지만 힘을 내보자고 썼습니다. 출산 예정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9월 4일에 일러스트레이터 아내가 자신의 아이를 상상하며 그린 아기 그림, 다음날엔 어린이 그림, 그다음 날 여자 어른 그림과 7일엔 남자 어른 그림, 8일은 할머니가 된 아기의 상상도를 그렸고 이를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출산 예정일인 9일 힘을 낸다고 썼으나, 한 달이 지나 아내 유키가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그리고 2012년 11월 28일 블로그를 그만둔다며 그 그림 세 장의 비밀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랍니다. 당신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당신을 사랑하겠다고 끝을 맺습니다. 도대체 무슨 비밀인지 사사키는 고민했지만 풀리지 않았고, 후배를 만나 그가 그 비밀을 알려줍니다.


두 번째 '집을 뒤덮은 안개 그림'은 3년 전 아버지 다케시가 죽고 6살 유타를 홀로 키우고 있는 곤노 나오미 이야기입니다. 나오미는 얼마 안 되는 파트타임 시급과 아동부양수당으로 유타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데, 나이도 젊지 않아 걱정이 많습니다. 일을 마치고 어린이집에 갔는데 보육사 하루오카가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오미를 따로 부릅니다. 어머니날을 기념해 선물로 드릴 엄마 그림을 어린이집에서 그렸는데, 유타가 제일 위층 나오미와 유타가 사는 집을 회색 크레파스로 칠해 놓았습니다. 하루오카는 혹시 집에 무서운 것이 있는지, 아니면 무서운 방송을 봤냐고 물어봅니다.


네 번째 '문조를 보호하는 나무 그림'은 11살 때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곤노 나오미가 그린 그림 이야기입니다. 심리학자 하기오 도미코는 이 그림을 보고 갱생의 여자기 있다고 판단했고, 아동 자립지원시설에서 지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산사가 되어 결혼하고 아들 다케시를 낳았습니다.


아내 유키가 그린 그림의 비밀, 6살 유타가 그린 회색 크레파스의 정체, 미술학교 선생님이 죽기 전 남긴 그림의 비밀은 무엇인지, 자신의 엄마를 죽인 곤노 나오미는 어떻게 살아갈지, <이상한 그림>에서 확인하세요.




작가 우케쓰는 인터넷계의 에도가와 란포로 불리며 흰색 가면에 검은색 전신 타이츠, 변조한 목소리로 본모습을 감춘 채 오직 미스터리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는 수수께끼에 쌓인 인물입니다. 여러 개의 콘텐츠 중에서 <이상한 집>이라는 콘텐츠는 1천만이 넘는 조회 수를 달성해 동명의 소설로 출간되어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후속작인 <이상한 그림>은 네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 첫머리에 그림이 하나씩 나옵니다. 그냥 보기엔 평범한 그림 같아 보여도, 그 그림에는 수수께끼와 수수께끼를 풀 단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단편처럼 읽을 수 있지만 전체가 연결되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듭니다. 이런 구성으로 독자의 허를 찌르고, 가독성 있는 글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계속 읽게 만듭니다. 이제 다음엔 작가가 어떤 소재로 미스터리 소설을 쓸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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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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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수의 레퀴엠", 일곱 색의 독", "하멜론의 유괴마" 등이며, 신작 <가시의 집>을 보겠습니다.



중학교 교사 호카리 신이치는 아내 사토미, 중학교 2학년 슌, 초등학교 5학년 유카와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수업 도중 아내가 전화로, 딸 유카가 학교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창문 바로 밑에 화단이 있어 딸의 목숨엔 지장이 없지만 온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병원에 도착하니 센주 경찰서 형사과 사카토가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물어봅니다. 사카토 형사가 사정 청취를 한 결과, 유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급여를 받는 시로이시 나쓰나를 따돌린 무리들의 행동을 담임에게 보고하고 보호했는데, 괴롭힘 대상이 유카로 바꿨고,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호카리와 사토미는 유카의 학교를 찾아가서 담임 선생님께 대책을 요구했으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은폐하기에만 급급합니다. 화가 났지만 교사인 호카리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 낙심하고 돌아서는데 나쓰나가 자신 때문이라며 유카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사토미는 나쓰나에게 주동자를 물었고, 나쓰나는 같은 반 오오와 아야라고 대답합니다.


입원 중인 유카를 찾아간 호카리와 사토미 앞에 방송국 AD 효도 신이치가 나타납니다. 유카의 사건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다며, 뉴스가 기폭제가 되어 학교도 상대 부모도 모른 척할 수만 없게 된다고 그들을 설득합니다. 호카리는 오오와 아야란 이름을 말해주었고, 이후 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호카리 유카의 이름과 오오와 아야의 이름이 특정되기에 이릅니다. 누가 정보제공자인지 의문이 들었으나, 네티즌들은 아야와 그 부모에게 집중 폭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유카가 등교한지 3일째인 6월 2일, 아야가 실종되었고, 다음날 아침 자택 근처 공원에서 그녀의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사카토 형사는 슌에게 아야가 죽은 것과 관련해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며 경찰서까지 동행해달라고 합니다.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던 슌은 그날 돌아오지 않았고 사카토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서에 찾아간 호카리는 사카토를 만났고, 시체가 발견된 공원 근처 편의점 CCTV에 슌이 사건이 벌어진 시간에 지나고 있는 것이 찍혔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말하며 추궁하자 슌은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지만 진술이 번복되고 있답니다. 슌의 태도를 보며 사카토 형사는 슌이 누군가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사건 당일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호카리를 제외한 호카리 가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슌은 누구를 보호하는 것이며, 집에 있다고 말한 사토미, 유카의 알리바이는 어떻게 된 것인지, <가시의 집>에서 확인하세요.




평소에 너그럽고 착한 사람도 궁지에 몰리게 되면 마음 깊숙한 곳에 도사리던 악의가 밖으로 나옵니다. 악의는 마치 도깨비와 같아 어디선가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거대해져서 퍼져나갑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삼켜도 또다시 거대해져서 사람을 공격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가장인 호카리도 자신이 세간의 악의를 부추기는 입장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중학교 교사로 집단 따돌림을 지도하고 있지만, 자신의 초등학생 딸이 왕따의 피해자가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그 일로 딸은 자살을 시도했고, 평범했던 호카리의 가족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아무 문제도 없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사람이

누군가를 괴롭힐 리가 없다.

아야 역시 누군가에 의해 궁지에 몰리고 위협받는 존재였다.

그래서 자신보다 약한 자를 필사적으로 찾아다니며

일상의 울분을 풀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파괴할 위험이 있었을 것이다.

(p. 348)


정말 강한 사람은 과시할 필요가 없기에 남을 깎아내리거나 억압하지 않습니다. 남을 무시하고 지배하려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약점이 드러날 것 같아서 두려워서입니다. 괴롭힘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남을 핍박하는 것입니다. 문제없다고 생각한 그곳에 문제가 있었고, 문제가 벌어진 뒤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방법 중 하나를 알려주는 <가시의 집>. 아무 문제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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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숫자
스콧 셰퍼드 지음, 유혜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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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5년이 넘는 경력의 베테랑 작가이자 프로듀서로서 다수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제작하고 흥행시켜 왔습니다. 그가 제작하고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는 "더 이퀄라이저", "마이 애미 바이스", "제3의 눈", "헤이븐", "사선을 넘어" 등이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으며 현재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텔레비전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럼, 그의 첫 미스터리 장편소설 <살인자의 숫자>를 보겠습니다.



올해를 끝으로 런던 경찰청을 은퇴하기로 되어 있는 총경 오스틴 그랜트는 이번 주에만 세 건의 살인사건을 접했습니다. 첫 번째 시신은 12월 2일 아내의 생일날 터졌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그리스 신화 전공 초빙 교수 라이어널 프레이가 도서관 옆 화장실 칸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칼로 목을 그어 프레이 교수를 죽이고 목의 상처에 맞춰 이마에도 세로 선을 하나 새겼습니다. 두 번째 살인은 조각가 멜라니 키튼으로 자신의 작업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천사 조각상 여섯 개가 시신을 둘러싸고 있고 나무로 된 조각상들의 머리가 잘려 있었으며, 이마엔 두 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물 록 가수 빌리 스트리트가 전날 지하 클럽에서 공연을 마치고 자신의 차에서 기타 줄에 목이 감긴 채 죽었습니다. 이마엔 로마 숫자 3을 새겼고요. 이들에겐 어떤 공통점도 없어서 수사에 갈피를 잡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랜트는 머리를 식힐 겸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 동생 에버렛과 저녁을 먹고 체스를 두며 수사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에버렛은 형의 고민을 잘 들어줬고 참신한 시각으로 사건을 분석했습니다. 때로는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이 해결될 때도 있었습니다.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에버렛은 갑자기 성경 책을 빼내 출애굽기 20장 1절을 찾습니다.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는 첫 번째 계명을 어긴 그리스 신화 교수, 너희는 그 모양을 본떠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는 두 번째 계명을 어긴 조각가,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 야훼를 함부로 부르지 못함을 어기고 신성 모독자란 밴드 이름을 붙인 록 가수. 에버렛은 사건들이 십계명과 관련 있음을 말합니다. 아직까지 일곱 계명이 남았다는 생각에 그랜트는 대비를 했지만 미국 뉴욕에서 사건이 터집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네 번째 계명을 어기는 성직자를 노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제단에서 신부님이 십자가에 박힌 채로 발견됩니다. 담당 형사 존 프랭클이 전화로 연락했고 그랜트는 뉴욕으로 가서 프랭클과 공조수사를 합니다. 프랭클은 왜 영국을 떠났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자 그랜트는 왜 시작했고, 왜 지금 인건지가 궁금하다고 합니다. 왜 프레이가 첫 타자였고 왜 2주 전에 시작했는지, 왜 다른 교수를 6개월 전, 6년 전에 죽이지 않고 말입니다. 왜 하필 지금인지가 의문입니다. 그런 의문을 뒤로하고 다섯 번째 계명을 어긴 사람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이들 앞에 놓였습니다.


범인이 놔두고 간 신문에 실린 그랜트 사진에 무수한 X자를 그려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랜트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이 사건의 범인이라 짐작했고, 그랜트와 프랭클, 그랜트의 딸 취재기자 레이첼이 함께 수사를 합니다. 범인은 누구이며, 이런 일을 벌인 이유가 무엇인지 <살인자의 숫자>에서 확인하세요.




십계명 살인범이란 키워드를 보고 영화 "세븐"이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7대 죄악을 모티브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성경이 영화와 이 책에서 주요 소재가 되기에 <살인자의 숫자>에 나오는 십계명을 찾아보았습니다. 십계명을 어긴 사람을 한 명씩 죽이는 범인과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영국 형사와 유능한 미국 형사가 그를 쫓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생활방식의 차이를 말에서 엿볼 수 있고, 억양에서 바로 느끼면서 언급하는 점도 신기했습니다. 또한 외국 경찰 드라마에서 언론을 상대로 이제까지의 수사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 장면과 어느 정도까지 알릴지 등도 책에 나와 더욱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수사를 한 두 사람 덕분에 유력한 용의자의 정체는 밝혀져 이제 연쇄살인은 끝이 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책은 100쪽 가까이 남아서 이대로 끝이 아님을 짐작하게 됩니다. 500쪽에 가까운 책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고,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읽게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선사한 책의 반전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이제 주인공 오스틴 그랜트 형사는 일정대로 은퇴를 하는데요, 책 띠지에 있는 '오스틴 그랜트 형사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갑니다. 그렇다면 은퇴를 못하고, 아니면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수사를 하게 되는 건지, 중후한 매력이 넘치는 오스틴 그랜트 형사의 두 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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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게임 킴 스톤 시리즈 2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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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짧은 글을 써서 처음으로 상점을 받았을 때 글쓰기를 매우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저자는 그때부터 이야기들을 적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배우자의 권유로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했습니다. 자비 출판을 거쳐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그럼, 걸크러쉬 여형사의 두 번째 이야기, <악마의 게임>을 보겠습니다.



2015년 3월 블랙컨트리에서 킴 스톤과 팀원들은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 및 성관계를 맺도록 한 혐의로 레너드 던을 체포합니다. 부인 웬디 던은 자신의 지하실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고 DVD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킴은 믿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그 애들이 엄마에게 되돌려보내질 거라고 생각하면 구역질이 났습니다. 그런데 3년 차 젱스 순경은 예전에 신고를 받고 그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학대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책하며, 체포된 레너드에게 주먹을 날려 코가 부러졌고, 경찰 가혹행위를 이유로 레너드 던이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게 된 사실에 킴은 더욱 화가 났습니다. 이렇게 레너드 던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킴은 무언가를 놓쳤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길에서 칼에 찔린 채 죽은 40대 백인 남성 사건을 맡게 됩니다. 피해자 앨런 해리스는 19살 루스 윌리스를 잔인하게 강간과 구타를 한 뒤에 버려두었고, 12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범수로 얼마 전에 석방되어 노모와 함께 보조금을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라 손은 정신의학박사로 교육 과정을 마친 후 임상 연구에 참여해 2년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알렉스가 이런 일을 하는 동기는 나중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만한 명성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작업을 시작할 때를 위해서요. 그녀는 알맞은 후보들이 나타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렸습니다. 그녀의 실험에는 조종하기 쉽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고 싶다는 무의식적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실험 대상은 정신이 온전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알렉스가 한 겹 더 준비한 방법을 쓰면 고삐에서 풀려날 수도 있어야 했습니다. 알렉스는 루스 윌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가 이 연구에 완벽하게 맞으리라는 것을 알았고 봉투 칼이 그녀의 눈높이에 놔두고, 루스에게 남자를 칼로 찔러 죽이는 상상을 해보라며 유도합니다.


피해자 앨런 해리스를 조사하며 증거를 확보하고 루스 윌리스를 만나러 간 킴은 그녀를 체포했고, 루스의 상담을 맡았던 알렉스를 만납니다. 어떤 상담을 했는지를 물어본 킴은 나서면서 유능한 의사인 알렉스가 이런 일이 닥치리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니 놀랍다고 말합니다. 알렉스는 피하지 않는 킴의 눈을 보며 짜릿한 흥분을 느꼈고, 도전의식이 타올라 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형사 킴 스톤과 그녀를 노리는 소시오패스 정신과 의사의 위험한 게임이 어떻게 될지, <킴 스톤 : 악마의 게임>에서 확인하세요.




행위가 아무리 잔인해도 그 행위가 '왜' 벌어졌는지 이해하다 보면

어떤 공감, 이해, 용서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킴의 과거가 보여주듯 그녀는 누굴 용서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p. 57)


범죄소설이나 범죄 영화를 보면 악당의 사연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악당이 태어날 때부터 악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음을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악당도 나쁘다고만 볼 수 없고 어찌 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보여줍니다. 이렇게 악당의 서사를 알게 되면 우린 이해와 공감을 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용서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걸크러쉬 여형사 킴 스톤에겐 절대 그런 것이 없습니다. 피해자가 예전에 10대 소녀를 잔인하게 강간하고 폭행해서 버려두고 도망갔을지언정 그녀에겐 똑같은 피해자일 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가치 있는 사람들의 권리만을 보호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는 건 법 자체고, 법은 모두에게 적용되기에' 어떤 편견 없이 똑같은 자세로 모든 사건을 임합니다. 그녀의 태도는 AI 같아 보이지만, 올곧은 신념을 가진 킴 스톤이기에 어떤 사건이 터져도 범인을 잡으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번 책의 소시오패스 의사는 킴의 불우한 과거를 알아내어 그녀를 뒤흔들려고 합니다. 흔들릴 순 있지만 지지 않는 킴 스톤이 있는 곳엔 문제가 생길지언정 금방 회복할 것입니다. 다음 책엔 또 어떤 멋진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소시오패스들도 쓰러트릴 수 있지.

하지만 그러려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소시오패스의 정체를 폭로해야 해.

'세상이 살아가기에 위험한 곳인 까닭은 사악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 사악함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아인슈타인이었던가?

(p.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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