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소원 북극곰 이야기샘 시리즈 3
염희정 지음, 모지애 그림 / 북극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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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이들의 옆자리에 그냥 두지 않아 슬프다. 엄마는 일을 해야 하고, 아버지는 세상을 지켜야 한다. 아픈 동물 가족은 아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염희정의 동화집 『세번째 소원』은 그런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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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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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unorthodox정통적이 아닌혹은 특이한으로 번역된다. ‘밖으로 나온 아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언오소독스라는 책의 제목은 데버라 펠트먼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반영한다. 하시딕 공동체라는 지독하게도 폐쇄적인 공동체 안에서 데바라가 금지당한 것들을 어떻게 남몰래 하려고 했는지를 말한다. 아동과 청소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독서마저 금지당한 공동체. 스므살도 되기 전에 그것도 중매에 의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운명.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변되는 미국 안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이다.

 

대부분 디아스포라(Diaspora,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에 대한 동정심이 가지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모두가 동정받을 만한 처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데버라의 진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그녀가 살았던 곳이 미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공동체 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실은 그의 명예를 위해 가족들은 욕구를 절대로 내 보여서도 안되며,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점에서는 분노가 차오를 수도 있겠다.

 

머리모양, 패션, 이성에 대한 호기심,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 이런 것들이 소녀들에게 금지되는 세상. 고등 교육이 허락되지 않으며 자아실현이라는 말조차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 오로지 순종과 복종을 강요받는 그들의 세계관. 약혼자를 약혼날에 처음 대면하는 어이없음. 이후의 결혼생활이 어떠했는지는 독자가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데버라는 그 모든 과정을 겪어내며 자신의 엄마가 왜 공동체를 떠났는지 이해하고 본인도 그 길을 따라간다. 그 때문에 요제프 괴벨스와 비교되는 굴욕까지 당한 데버라. 그 모든 것이 미국에서 살던 데버라 펠트먼의 경험들이다.

 

여성을 생각한다. 도서는 선택의 기회를 얻지 못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자유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선택의 자유가 강요되지 않아야 한다. 데버라에겐 기회가 오지 않았으며, 아이를 낳고서야 선택을 쟁취하는 여성으로 거듭났다. 데버라의 이야기는 아직 그 기회를 쟁취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그 기회를 박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도서의 표사에 극단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독서 가운데 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언오소독스 #사계절 #하시딕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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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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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1.



  일단 감수자가 최재천 선생님이다. 최재천 선생님은 생물학자로서 존경하는 인물이다. 몇 해 전 읽은 그분의 저서에 한국에는 문과적 소양을 갖춘 이과적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는 구절이 있었는데 거기에 적극 공감한다. 게다가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대신 저마다의 고유한 재능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우리 시대와 미래가 바라는 인재상도 바뀌어야 마땅하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거다. 최재천 선생님의 감수가 왜 필요했는지 책을 읽어보니 알겠다.  


  제목만으로 봐서는 사적인 에세이의 느낌이 다분하다. 내용을 읽어보니 철저하게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학의 이야기이다. 그간 ‘적자생존’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이야기들이 실험과 함께 제시된다. 게다가 적자생존의 논리가 다윈의 주장이 아니었다는 것도 새롭다. 여러 단원에 걸쳐 다양한 동물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다정함으로 인해 생육·번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 그런데 인간은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으로 스스로를 망가뜨린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동물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번역도 읽기에 편안한 편이다. 


  인류의 발전사와 거시 역사에서 찾는 관계의 결과들도 흥미롭다. 역사책에서나 봤을 서사들이 내부에 사회심리학적으로나 인류학의 관점에서 비교하여 설명하는 것을 읽는 과정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책이나 교육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스포츠를 즐겨야 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사실 시장경제나 자유경쟁 체제라는 말 속에는 상대를 적으로 상정하고 이겨야 한다는 전제를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들이 경쟁에서 이기느라고 소외현상이 일어난다고도 배웠다. 카프카의 『변신』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대안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그 대안을 과학적 근거를 이용해 제시한다. 무엇보다 문제현상을 지적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필자와 번역자의 노력이 전달되어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저자의 글 말고도 역자의 글이나 감수자의 글까지 꼭 필독하길 권한다. 


  특히 기억하고 싶은 구절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300쪽)이라는 결론이다. 흔한 의미의 문장이지만 너무나 당연해서 그리고 현재의 삶이 피곤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사는 미덕이 아닌가 싶다.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디플롯 #다정함 #미래인재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 - P300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동물이라면, 그러니까 양식과 보금자리와 번식을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결해준다면, 어떻게 인지적으로 유연할 수가 있겠는가?"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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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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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리텍 콘텐츠, 2021. 


본 서평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합니다. 그동안 내동내산 책을 소개했으나 도서를 지원받은 경우라 앞에 밝힙니다. 


  소설보다 영화가 더 접근성이 좋은 이유는 미디어 특성 때문일 것이다. 긴 묘사보다 눈에 편하고 이해하기 좋은 비주얼, 그러면서도 상황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는 전개. 배우의 영혼을 담은 연기, 편집과 연출의 조화. 이런 것들이 관객인 나를 행복하게 혹은 슬프게 혹은 분노와 공포에 떨게 한다. 욕을 하면서 보는 영화가 있느가 하면 여러 번에 되돌려 보는 작품도 있다. 저마다 공을 들여 만든 영화일텐데, 그래서 함부로 작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은 일종의 뷔페식당 같은 느낌이다. 한식, 중식, 일식의 카테고리가 있는 것처럼 꿈과 자유를 찾아주는, 사랑이 싹트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길러주는 ... 등의 분류가 있고, 그 안에 25편의 영화가 8개의 묶음으로 소개된다. 자칫 스포일러가 되지 않게 각 영화는 매우 짧게 소개되며 이중 삶에 울림을 주는 대사들을 원어와 함께 싣고 있다. 혹시라도 외국어공부를 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Poetry belong to those who use it, not those who write it. 


  네루다가 등장하는 영화의 대사이다. 영화 속 대사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는 상영되는 순간 그 영화는 온전히 관객의 것이 된다. 그리고 이 대사를 보는 순간 역시 독자의 몫이 된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카테고리를 한 장씩 넘기며 어떤 영화를 볼지 정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실 나도 그래서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가 몇 개 생겼다.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여러 경로가 생기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래 된 영화라도 언제든 온라인 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소개 책자를 참고해서 작품을 고르는 재미도 있을 듯 하다. 


  200여 편의 영화를 고르기 위해 저자는 아마 더 많은 영화를 봤을지도 모른다. 저자의 시간이 보이는 도서였다. 단, 아쉬움이 남는다면 저자의 실수인지 편집과정에서의 실수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장과 행간이 섞인 면이 있었다. 우리 집에 책이 도착한 이후 이 도서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니 다음 판에서는 수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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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 내 삶에 돌이키고 싶은 순간마다 필요했던 철학 솔루션
이관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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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소중한 이유는 그 유한함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이라고 말한 이 책의 제목은 다소 도전적이다.

 

진짜로 고쳐 쓸 수 있을까?

  

철학서를 탐독한 이들이 집필한 책들을 여러 권 읽다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괄목할 만한 저작물을 남긴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궁금하긴 하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꺼리게 되는데, 저자는 이들의 일부를 짧게 발췌하여 일반 독자에게 안내한다. 발췌를 하더라도 여전히 일반 독서가들에게는 어렵기 때문에 저자의 주변이야기나 사회의 핫 이슈를 연결하여 소개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고견이 때로 인생의 원리를 파악하는 수단이 되기도, 문제의식을 제시하기도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때로 소설을 소개하기도 하고 때로 신문기사를 가져오기도 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본다면

대개는 무엇이 옳은지 보다는 인간의 삶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이는 목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살면서 생길만한 의문을 소제목으로 했다. 예를 들면 작심삼일을 반복할 때라든가 만만해 보이고 싶지 않을 때”, “이용당한다고 느낄 때와 같이 누구나 흔히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제시한다그러니 책을 차근차근 읽기보다 목차를 보고 궁금한 부분을 펼쳐보는 재미도 있다. 당연히 철학자들의 솔루션은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한 원인/대안 쯤 될 일이다.      

 

  장점을 든다면

필자의 열공이 느껴진다. 철학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여 본문에 함께 실었다. 그중 미래예측에 대해 다룬 점이 눈에 띄었다. 최근 핫이슈가 코로나19인데 아마도 이 책을 집필할 즈음에는 빅데이터였던 모양이다. 미래예측을 한 유발 하라리의 책을 소개하면서 빌게이츠와 비교하기도 하고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빌어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히 파악해야 미래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전하는 명제를 좋아하는 탓에 저자의 글이 눈에 더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단원의 글도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사회현상과 철학적인 명제들을 연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장점이 아쉬운 점이 되기도 했다. 다양한 저작물을 요약하고 인용한 것은 좋았는데 그러다 보니 통일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워낙 방대한 독서를 바탕으로 한 도서이기 때문에 논점이 일반론에서 그친점이 아쉽다. 일반론이라 함은 어디서 들어봄직한 결론에 이르는 점이 아쉽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전문 독서가보다는 초보 독서가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번에 읽기보다 필요한 때 한번씩 꺼내보는 책으로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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