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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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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기억

#베스트셀러

#명언

#백년의기억베스트셀러속명언800

* 출판사의 도서를 지원받아 서평을 작성합니다.

책을 읽는 목적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 좋은 삶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모여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가끔은 읽는 것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연구자로서 독서는 낱낱히 파헤쳐 분석해야 하는 의무감에서 독서가 시작되지만 그렇지 않는 독자의 자리에서는 뭔가 즐거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그럴 때 찾아 있는 책들 중 하나가 김태현의 책이다.

저자의 출간도서들을 살펴보면 참 부지런한 수집가라는 생각이 든다. 시네마 명언 1000,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철학자들의 명언 500 이런 것들을 열심히 모아 책으로 엮어내니 말이다. 이번에 새로 출간한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도 그 연장선상의 하나다.


우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법과 약가느이 여유를 허락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린다.... 일이 원래 세운 계획에 꼭 들어맞지 않더라도 인생은 계속 될 것이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다음의 유익한 문장을 본복해서 떠올리자. "인생은 비상사태가 아니다."

리처드 칼슨, <사소한 것에 관한 큰 책>

<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24쪽.



명언을 모아둔 책들은 독서에도 느림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맥의 전후 맥락을 알고 싶다면 해당 도서를 찾아 읽는 노력도 필요하다. 전후 맥락없이 읽는 독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더 명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건지 찾아봐야 한다.


<사소한 것에 관한 큰 책>을 찾아보면

리처드 칼슨은 현대인의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하는지 설명한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을 제시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탐색하는 이 책을 읽다보면 김태현이 왜 "인생은 비상사태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중요하게 인용했는지 이해를 할 수 있다.


인용된 책은 자기계발을 위해 필요한 명언이 많다. 멋진 말들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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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치유의 본질에 대하여 - 노벨상 수상자 버나드 라운이 전하는 공감과 존엄의 의료
버나드 라운 지음, 이희원 옮김 / 책과함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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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 없이 유물론적 지식에 입각하여 환자를 진료하는 일은, 막힌 배관 파이프를 뚫어주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정현채 7.

 

이나 윌리엄, 쿠웬호벤(William Kouwenhoven)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그는 심장을 압박하는 인공호흡법을 생각해 낸 사람이다.

 

버나드 라운(Bernard Lown M.D.)이라는 이름은 낯선 이름이지만 심장 제세동기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이는 많을 것이다. 버나드 라운 박사는 심장 제세동기를 만든 의사이자, 핵전쟁반지국제의사회의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버나드 라운 박사는 개발 도상국의 의사들이 최신 의술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단체의 의장을 역임했다. 버나드 박사는 1985년 노벨평화상 외에도 명예로운 다수의 상을 받았다. 이상은 버나드 라운 박사를 소개한 책 날개의 내용이다. 도서를 읽어보니 저자의 화려한 수상 내역보다 그가 치유자로서 얼마나 위대한 길을 걸었는지에 대한 감동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현대 의학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데 비해 의사의 사명감이나 의사에 대한 존경심은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의사는 치유보다는 의료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혹은 더 큰 이득을 위해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치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한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심리상태와 병증과의 관계를 기술한 부분이었다. 불만으로 가득한 주변환경이나 가족관계가 병을 만들어 오는데 심지어 뮌하우젠 증후군처럼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큰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실제 그러한 증상을 드러내는 환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의사가 진정한 치유에 이르기 위해서는 병에 관한 증상 너머 한 인간과 그의 생애에 깊게 관심을 가져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 과학적인 진단 외에도 환자와 그를 둘러싼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얼마전 피부염 증상이 있어서 몇달간 고생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의사가 피부염의 원인이 스트레스성이라고 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거의 6개월을 염증으로 고생하고 약을 먹어도 그때 증상만 괜찮고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마음을 편안히 하라고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이 이상 뭘 더 내려놔야 하는가 싶은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아니겠는가 말이다. 피부염 증상은 약으로 좋아지고 있지만 이번엔 소화계통까지 문제가 생겨 고생을 하고 있다. 책대로라면 내과를 간다고 해서 내 증상이 치유될 것 같지는 않다. 근본적인 마음의 상태를 점검해야 진짜 치유의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치유를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이 동시에 필요하며 신체와 정신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고통과 두려움에 싸인 한 인간 존재의 운명을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만 의사는 개인적 특수성 속으로 편입해 들어갈 수 있다” (15)

 

버나드 박사는 치유에 이르는 길도 이지만, 사람의 심리상태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이라고 지적한다. 의사의 한 마디는 환자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기적을 일으키는 단어가 되기도 하다는 것을 몇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준다. 의사는 환자의 말을 경청하면 불필요한 검사 없이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쉽다고 말한다. 의사가 긍정으로 가득한 격려를 환자에게 해 줬을 때 수명이 얼마 안남은 환자가 기적처럼 생존하는 사례도 여럿 있다. 반면에 가벼운 증상의 환자가 의사의 말에 급격하게 병색이 안좋아서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왜 그럴까. 그건 의사라는 지위는 생명에 대한 권위를 갖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 의사뿐이겠는가. 요즘 우리 사회는 청와대 청원이 마치 유행처럼 된 듯하다. 심지어 월드컵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때조차 청와대에 민원을 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는 권위 있는 사람들이 평범한 시민을 위해 원칙을 지키기보다 억울한 사례로 얼룩진 경우가 많이 알려져서였을 것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차별을 거쳐 왔던가. 이제 겨우 원칙이 통하는 사회로 가려고 하는 과도기에 있는 우리 사회. 그래서 병원에 가거나 송사가 있을 때 아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정보와 힘이 없는 위치에서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 아니던가.

 

의학적 지혜란 무엇인가? 그것은 환자가 안고 있는 임상적 문제들을 신체 기관별로가 아니라 환자라는 한 인간 전체 속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다.” (368.)


최근 다녀온 병원에서 의사를 만난 시간은 2분이 되지 않았다. 내가 만날 의사들이 나와 좀 더 시간을 보내주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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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카를로 로벨리의 존재론적 물리학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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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 김정훈 역, 보이는 것은 실재가 아니다, 쌤앤파커스, 2018.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에피쿠로스 학파에서 죽음에 대해 논할 때 비난을 받는 건 죽음이 원자의 재배치일 뿐이라는 가설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인간을 정의할 때 비물질적 가치를 따지게 되는데 만약 인간의 종말이 원자의 재배치일 뿐이라면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이성이나 감정, 영혼 같은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호기심은 근원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하고 또 하고, 과거의 증거들을 뒤져서 새롭게 해석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데모크피토스가 원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인간을 해석하는데 인용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공감하면서 물리학이라는 것에 좀 더 다가가 보려고 한다.

 

책의 전반부에는 과거 철학자 혹은 과학자들이 우리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의 가장 작은 입자가 뭔지 연구하는 과정이 나온다. 그들의 철학이, 연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들의 철학적인 사유는 우리가 우주를 탐구하는 근간이 되고, 지구를 탐색하는 이론이 되었다. 그것이 인간의 삶에 무슨 소용일까. ‘우리가 한계에 이른 지구를 언젠가 떠나야 할 운명을 가지고 있다면 우주의 또 다른 정착지를 찾는 근거이론이 될까?’라는 황당무개한 의문도 품게 만든다.

나처럼 수학에 울렁증을 가진 사람이 이런 책을 읽어도 될까 고민해 보는데, 천천히 차를 마시듯 음미하면 될 법한 책이다. 솔직히 여기 나온 이런저런 공식이나 도표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중요한건 내가 왜 이런 책을 읽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지속되는 현재에 매력을 느낀 거 같다. 시공간에 대한 수학이나 철학적 사유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그것은 내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을 설명할 때, 우리가 지속되는 현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뭐 그것은 역사와 연결해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지점이다. 우리는 왜 같은 내러티브에 매혹을 느끼는지에 대한 단서라고나 할까.

 

양자역학적인 면에서 시공간의 개념은 장의 개념으로 발전한다는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읽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드니 빌뢰브의 영화 컨텍트를 떠올랐다. 거기에 등장하는 우주인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대화를 나눈다. 그러니까 어떤 대화를 하면 과거, 현재, 미래가 다 함께 하는건데 어떤 일의 변화는 어떤 인물이나 사물의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일은 미래 혹은 과거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것도, 과거때문에 현재를 사는 것도 아니라 지금 행복을 찾을 때 결국 상처받는 과거도 유의미해지고 두려운 미래도 개선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떤 원자들끼리의 관계가 만들어 낸 장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상호작용을 통해 공간과 시간을 엮어내는 불연속적인 기본 실체를 생각한다라는 이야기. 좀 더 시각적으로 설명한다면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만들어낸 기하학적인 공간의 모습이나 존재의 인식, 뭐 그런 것들이 내가 이해한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이해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관계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그 보이지 않는 세계가 무엇인지 추적하고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읽다 보니 무려 이천년이 넘는 추적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간이 알아낸 정보는 추정이 더 많은 것 같다. 뉴턴이 고대의 발견을 수학으로 풀어내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원자폭탄을 만드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것, 스티븐 호킹이 지구 너머의 세계에 대한 위대한 원고들을 남겼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라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책에서 골라 내 입맛에 맞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 내식대로 이해한 바를 설명하자면 세계를 작은 입자로 나누어도 그것들은 상호작용에 의해 변한다는 것. 그런데 그것은 장의 개념에서 이해해야 하다보니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가 가장 확연하게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대부분은 우주의 이야기로 점철된다.

 

아뭏든 수학을 싫어하지만 이 책은 좀 더 속도를 느리게 해서 읽어야 좋다. 충분히 저자가 제시한 인물들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물리학이 그닥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도 알겠다. 물리학은 그 원리를 알아내는 사람들에게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수학보다는 소설처럼 읽히는 물리학책.. 뭐 이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 책이 양장판이 아니었다면 좀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내용도 무거운데 무게까지 나가니 편하게 읽어지지 않는다. 학술서로서의 무게감을 표현하고 싶어서였을까?

 

감히 위대한 학자들의 연구를 소설처럼 읽으려고 했던 나의 처음 태도를 반성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책을 읽는 의식을 치러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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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이영훈 교수의 환상의 나라 1
이영훈 지음 / 백년동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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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왜 우리는 세종에 집착할까훈민정음 하나만으로도 이미 그는 우리 역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세종이 기용한 인물만 해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인재들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다그런 세종이 과연 성군인가라고 질문하는 도발적인 제목은 호기심을 자극할 만 하다또 한 가지는 환상이다환상은 그 어휘 자체만으로도 신비롭다그런데 저자의 머릿말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닫힌 국가로 살았기 때문에 역사가 만들어낸 환상에 유달리 젖어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환상은 그것에 집착한 집단끼리의 갈등을 만들어 내니 저자는 그것을 파헤쳐 실체를 드러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세종 과연 성군인가는 그 첫 도서이다.

책은 세종이 성군이 아닌 이유를 세 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우선 노비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둘째종모법과 함께 늘어난 노비의 신분 중에서 기생도 마찬가지로 늘어나 관료들을 위해 일했다는 것셋째과도한 사대는 세종의 정치가 도덕적이고 인륜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특히 훈민정음은 세종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파스파 문자의 원리를 차용해 온 것이라는 것을 논자를 예로 들며 설명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온 국민이 숭배하는 세종에게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을까책의 후반부에 저자의 의도가 드러난다세종이 완성한 국가는 백성의 국가가 아니라 양반과 왕의 국가였다그래서철저하게 개인의 권리는 무시됐다는 거다저자는 자유의 조건으로 신체의 자유 그리고 재산권을 든다그리고 정치적으로는 평화를 든다그러나 오늘날 젊은이들이 자유로운 국가에 산다는 것에 대해 냉소적인 이유가 개인의 자유를 가르치지 않은 12년간의 공교육에 책임을 묻고 있다그리고 건국 당시 이승만의 미국에 대한 감사와 찬사는 약소국이 강대국에 바치는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이승만의 평생에 걸친 독립운동과 건국투쟁을 관철한 자유와 정의에 대한 신종서약”(208)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묻는다면 반반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종의 치세에 문제가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이미 여러 논자들이 조선은 사대부를 위한 정치를 했던 국가라는 것을 이야기 했으므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다만 그것이 노비와 기생에 관한 것이라 특이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그러니까 개인의 권리보다 양반의 권리를 우선했다는 면은 이미 누구나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그러나 그것이 세종만의 문제였는가는 아직 판단을 보류하고 싶다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아직 세종에 대한 환상을 갖고 싶은 나일수도 있겠다내가 정통한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필자의 책을 읽었다고 해서 쉽게 세종이 성군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좀 더 다른 각도의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자유권과 재산권을 논하면서 애덤스미스의 이론을 가져왔고이승만의 연설까지 가져와 근거를 드는 것은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물론 그것이 아직까지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하는 우리 현실을 말하려고 한 의도인 것 같긴 하지만 책임을 공교육탓으로 돌리거나 개인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는 찜찜한 면이 있다공교육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가치관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가에 우선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개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분위기로 만든 것은 철저하게 경쟁으로 점철된 사회 분위기와 이때문에 생긴 학부모의 공포그리고 갑질문화가 아니던가이런 것을 공교육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너무 쉬운 결론이 아닐까 싶다개인의 권리 보호가 아직까지 잘 안되고 있다는 면에는 동의하지만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의 차원이 미국처럼 발달해야 한다는 것에도 반대한다그것이 미국이라서가 아니다좀 더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

어쩌면 5장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그냥 역사에서 새로운 측면에서 세종을 평가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어쩐지 저자가 다른 장보다 5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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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않는 대화 -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비폭력대화의 기술
마셜 B. 로젠버그 & 가브리엘레 자일스 지음, 강영옥 옮김 / 파우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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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출판사의 소개에 의하면 상처 주지 않는 대화의 저자 로젠버그는 어렸을 때부터 인종차별에 따른 폭력(심지어 살인에 이르는)과 갈등 문제를 겪고” 자랐다고 한다로젠버그는 그런 배경에서 사람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절망하며 관계를 망가뜨리게 만드는지 질문하고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 노력한 사람인 듯하다로젠버그가 훌륭한 이유는 자신의 불행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깊이 탐구해서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책에서 행복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감정을 이해하는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여기서 개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발견할 때그리고 그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때 드디어 관계의 개선이 일어난다는 뜻이다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데 익숙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왜냐하면 그것은 갈등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자신의 감정으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태도는 분노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결국 상대방에게 화를 내게 된다는 말이다저자의 이러한 의견을 자칫 잘못 해석하면 화는 상대방 때문에 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문제라고 오해할 수 있다그러나 당당히 자신의 불편함을 상대방에게 표현했다면 당장은 껄끄러울 수 있지만 나의 불편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두번째 비폭력 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욕구를 표현하라고 말한다욕구를 표현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욕구를 해결하는 과정에 실패가 있었다고 해서 자기비하는 금물이라고 말한다아마 이것은 욕구를 해소하고자 이러저런 노력을 했을 때 후회를 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욕구를 해소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법이나 당연히 해소과정도 바람직(?)한 범위 안에서라는 것도 잊지 않는다저자는 이와 같은 대화를 기린과 자칼의 대화로 비유한다기린은 온유한 초식동물이지만 자신을 해치려 드는 강력한 동물에게 절대 지지 않는다그것은 기린의 덕이 크기 때문이다반면에 자칼식 대화는 어떤 순간에도 상대방을 물어뜯는 방식의 대화이다기린식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보호한다그렇게 대화하다보면 타인에게 자신의 욕구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고 한다수직 관계에서 자칼식 대화는 특히 상처가 많다왜냐하면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물어뜯거나 자기비하를 하는 방식의 대화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집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일단 나는 딸이 있다나는 딸에게 내 욕구를 말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딸의 인생에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마찬가지로 딸이 원하지 않는 욕구를 내가 실천하게 해서도 안되는 것이런 것이 비폭력대화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비폭력 대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그런데 문제는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안되는 것이 문제다아는 것과 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이 책은 그것의 근본적 원인을 사회 구조적인 데서 찾고 있다사실 사춘기를 이제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딸과 이 책을 같이 읽고 싶어서 용돈을 줘 가며 반응을 살폈다저자의 배경을 모른 채로 전반부를 읽은 딸의 독후감은 혹독한 편이었다딸도 동의했다내용에 틀림은 없다는 걸그런데 문제는 폭력적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봐야 할 책을 왜 언어폭력을 당하는 입장에게 읽히느냐는 아픈 항의를 해온 것이다생각해보니 그랬다학교에서 선생님은 늘 딸의 행동을 판단하는 입장이고서로 대등한 관계가 되어야 할 학교는 입시경쟁에서 서로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공격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딸을 바라보는 나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미안함도 이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된 점이다딸은 다음과 같은 서평을 내게 보내왔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라고 말할 수 있다아무리 옳은 주장이여도 뒤를 받쳐주는 근거와 사례가 납득하기 어렵다면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일은 어렵다이번에 얘기해볼 책인 이점을 간과한 듯 싶다이 책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나는 저자들이 괴변론자라고 생각했다책에서 저자는 분노를 완벽하게 표현하려면 분노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사람마다 경우가 다르겠지만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예를 들어 정류장에서 담배냄새를 맡고 화가 났다고 가정해보자내가 분노하는 이유는 금연구역인 정류장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다저자의 말대로라면 나의 분노는 냄새를 맡은 나에게로 향해야 한다는 것인가
  
틀림없이 딸은 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중요한 것은 무엇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보다 왜 잘못 이해하는 일이 생겼느냐는 것이다그것은 딸의 안에 생겨난 분노라고 말하고 싶다늘 평가를 받는 세계에 살던 딸 주변엔 피의 제물을 원하는 자칼이 늘 도사렸다고 볼 수 있다그게 바로 사회 구조이다느리게가 허용되지 않는 것수용보다는 평가가 더 난무한 사회지독한 서열 전쟁에서 배려라는 말은 헌신짝처럼 도서관 한구석이나 차지하는 사회 그것이 딸의 마음 안에 분노를 만들고 그 분노가 좀 더 다른 이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태도를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엄마임을 반성하면서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은 말한다세상에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정직하게 내보이라고그리고 그 과정은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추상적이지만 후반부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딸은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처음에 가졌던 비판적인 태도를 조금은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그것이 로젠버그의 세미나와 경험에서 나왔으며 그의 가정사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진 후반부의 내용 때문이었다딸의 분노를 누그러뜨린 것은 저자의 진정성이 아니었을까
  
비폭력대화는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걸까아직 이 책을 탐독하지 않았다면 일독을 권한다그리고 이 책의 내용으로 타인을 판단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대화태도를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타인의 대화태도를 지적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차라리 덮어버리기를 권한다오래전에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으면서 가슴에 먹먹해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로젠버그의 책에 의하면 자칼식 대화로 일관된 왕과 조정대신의 대화방식 때문에 이순신이 그토록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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