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미덕
샤를 페팽 지음, 허린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이번 책은 샤를 페펭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 실패의 미덕입니다.

 

자신이 되어라, 거침없이 너 자신이 되어라, 규범을 당연하게 중시하는 사회의 중심에서 개성을 당당히 드러내라.(127)

 

내 기억에 첫 실패의 기억은 뭐였을까. 어른들이 뭔가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하지 못한 것, 혹은 친구들과 놀면서 술래가 된 기억이다. 뭔가 가져오라는 심부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여러 개여서 하나를 빼놓고 왔던 모양이다. 그덕에 호되게 혼났던 기억이 있다. , 친구들과 놀이에서 술래가 되는 건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실패가 아니었을까 싶다. 술래, 그건 실패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술래인 걸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실패의 미덕을 읽으면서 왜 하필 술래였던 어릴적 기억을 떠올렸을까. 내가 술래인 것을 받아들인 순간 어떻게 하면 다른 아이들을 잡을 수 있을지 재빠르게 궁리를 해야만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술래임에도 불구하고 놀이를 즐겼던 것처럼 실패라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실패가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잔소리를 담았다. 책에 실린 저자 소개에 의하면 샤를 페펭은 대중에게 철학 강좌를 하는 사람이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에서, 그리고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만큼 다양한 사례와 쉬운 설명은 실패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안내한다. 실패는 현실의 문제들을 직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 준다고 한다. 실패는 문제들을 극복하도록 실제적인 질문을 하게 만들고, 겸손을 배우게 한다고 한다.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평하느라 시간만 낭비하느라 실패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실패에서 배운 에너지와 겸손을 바탕으로 대담하게 자신의 직관을 믿고 창조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실패가 필요하다는 것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를 다시 철학자들의 논의를 근거로 정리해 둔 책이다. 자칫 피상적으로 실패가 필요하다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는 책이라 도전해 볼 만 한 책이다. 무엇보다 성공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젖어 있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타이의 대범함을 보고 감탄하고, 지나치게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것, 그리고 시도해 보지도 못한 채 겪는 실패는 특히 더 아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149)

 

편집형태도 읽기에 편안하다. 한 손에 잡히는 종이의 가벼움은 언제든 책을 펴볼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작은 여성들의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도 적절하다. 내용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마무리는 철학자들의 주장까지 빌어와 정리하니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논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직관을 믿어보라는 저자의 설득이 이채롭다. 기업 연수나 학교 독서토론 시간에 교재로 삼아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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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서사 2018-01-0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서평 감사드려요. 마리서사 블로그에서 소개하려고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