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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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unorthodox정통적이 아닌혹은 특이한으로 번역된다. ‘밖으로 나온 아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언오소독스라는 책의 제목은 데버라 펠트먼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반영한다. 하시딕 공동체라는 지독하게도 폐쇄적인 공동체 안에서 데바라가 금지당한 것들을 어떻게 남몰래 하려고 했는지를 말한다. 아동과 청소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독서마저 금지당한 공동체. 스므살도 되기 전에 그것도 중매에 의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운명.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변되는 미국 안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이다.

 

대부분 디아스포라(Diaspora,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에 대한 동정심이 가지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모두가 동정받을 만한 처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데버라의 진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그녀가 살았던 곳이 미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공동체 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실은 그의 명예를 위해 가족들은 욕구를 절대로 내 보여서도 안되며,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점에서는 분노가 차오를 수도 있겠다.

 

머리모양, 패션, 이성에 대한 호기심,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 이런 것들이 소녀들에게 금지되는 세상. 고등 교육이 허락되지 않으며 자아실현이라는 말조차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 오로지 순종과 복종을 강요받는 그들의 세계관. 약혼자를 약혼날에 처음 대면하는 어이없음. 이후의 결혼생활이 어떠했는지는 독자가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데버라는 그 모든 과정을 겪어내며 자신의 엄마가 왜 공동체를 떠났는지 이해하고 본인도 그 길을 따라간다. 그 때문에 요제프 괴벨스와 비교되는 굴욕까지 당한 데버라. 그 모든 것이 미국에서 살던 데버라 펠트먼의 경험들이다.

 

여성을 생각한다. 도서는 선택의 기회를 얻지 못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자유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선택의 자유가 강요되지 않아야 한다. 데버라에겐 기회가 오지 않았으며, 아이를 낳고서야 선택을 쟁취하는 여성으로 거듭났다. 데버라의 이야기는 아직 그 기회를 쟁취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그 기회를 박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도서의 표사에 극단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독서 가운데 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언오소독스 #사계절 #하시딕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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