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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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1.



  일단 감수자가 최재천 선생님이다. 최재천 선생님은 생물학자로서 존경하는 인물이다. 몇 해 전 읽은 그분의 저서에 한국에는 문과적 소양을 갖춘 이과적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는 구절이 있었는데 거기에 적극 공감한다. 게다가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대신 저마다의 고유한 재능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우리 시대와 미래가 바라는 인재상도 바뀌어야 마땅하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거다. 최재천 선생님의 감수가 왜 필요했는지 책을 읽어보니 알겠다.  


  제목만으로 봐서는 사적인 에세이의 느낌이 다분하다. 내용을 읽어보니 철저하게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학의 이야기이다. 그간 ‘적자생존’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이야기들이 실험과 함께 제시된다. 게다가 적자생존의 논리가 다윈의 주장이 아니었다는 것도 새롭다. 여러 단원에 걸쳐 다양한 동물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다정함으로 인해 생육·번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 그런데 인간은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으로 스스로를 망가뜨린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동물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번역도 읽기에 편안한 편이다. 


  인류의 발전사와 거시 역사에서 찾는 관계의 결과들도 흥미롭다. 역사책에서나 봤을 서사들이 내부에 사회심리학적으로나 인류학의 관점에서 비교하여 설명하는 것을 읽는 과정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책이나 교육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스포츠를 즐겨야 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사실 시장경제나 자유경쟁 체제라는 말 속에는 상대를 적으로 상정하고 이겨야 한다는 전제를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들이 경쟁에서 이기느라고 소외현상이 일어난다고도 배웠다. 카프카의 『변신』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대안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그 대안을 과학적 근거를 이용해 제시한다. 무엇보다 문제현상을 지적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필자와 번역자의 노력이 전달되어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저자의 글 말고도 역자의 글이나 감수자의 글까지 꼭 필독하길 권한다. 


  특히 기억하고 싶은 구절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300쪽)이라는 결론이다. 흔한 의미의 문장이지만 너무나 당연해서 그리고 현재의 삶이 피곤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사는 미덕이 아닌가 싶다.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디플롯 #다정함 #미래인재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 - P300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동물이라면, 그러니까 양식과 보금자리와 번식을 누군가가 다 알아서 해결해준다면, 어떻게 인지적으로 유연할 수가 있겠는가?"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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