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피해자
천지무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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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사인 팡멍위가 세 명의 실종된 여성들을 살인한 혐의를 받고 사형선고를 받지만 피해자들의

시체를 어디에 숨겼는지 진술을 하지 않아 그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팡멍위가 건전기를 삼켜

자살시도를 한다. 죽기 직전에 네 번째 피해자의 존재를 암시했던 팡멍위가 유일하게 미수로 그쳤던 피해자 저우위제에게 단서를 남기자 탕런 글로벌 뉴스의 아나운서 쉬하이인은 저우위제에게 접근해 특종을 따려내 하는데...

 

예전에는 중화권 미스터리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찬호께이를 필두로 한스미디어에서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미스터리의 강국인 일본 못지 않은 우수한 작품과 작가들이

존재함을 알게 되어 놀라게 된다. 이번에는 타이완 출신의 작가 천지무한의 작품과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선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범인 찾기가 아닌 피해자 찾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선보인다.

게다가 연쇄살인사건에 열광(?)하는 언론과 자극적인 소재의 기사에 광분하는 여론의 적나라한

모습을 중간중간에 삽입하여 안 그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의 행방을 더욱 오리무중으로 만들었다.

탕런 글로벌의 아나운서인 쉬하이인은 라이벌이자 숙적인 좡징과 프로그램부 부장 자리를 놓고

'징인대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라 서로 특종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에서 쉬하이인은 팡멍위가

숨겨놓은 피해자 시체에 대한 단서를 바탕으로 사자 두상 속에 숨겨져있던 피해자의 머리를 찾아낸다.

한편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인 저우위제가 실은 팡멍위의 딸이라는 익명의 제보가 나오면서

저우위제가 팡멍위의 공범이란 설 등 각종 다양한 해석들이 분분한 가운데 쉬하이인은 저우위제를

자신의 집에 몰래 숨겨주는데...

 

이 작품에선 사실상 탐정 역할을 방송국 아나운서인 쉬하이인이 담당한다. 보통 특종을 노리고

기자들이 동분서주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나운서가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좡징과 벌이는 살벌한 전쟁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었다. 암튼 쉬하이인이 경찰보다

더 열심히 추적해서 세 명의 시체를 모두 찾아내지만 그 와중에 쉬하이인이 촬영을 위해 새벽에

불러낸 리우칭허 감독이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는 등 상당한 대가도 치러야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피해자를 찾으려는 순간 자신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엄청난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워낙 끔찍한 사건 사고들이 실제에도 일어나는 게 현실이지만 이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정말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마무리까지 뭔가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

연쇄살인사건과 그에 얽힌 끔찍한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 이를 무차별적으로 소비하기 바쁜

언론이나 온라인상의 일그러진 행태를 비롯해 다양한 인간군상과 얘기들을 잘 버무려낸 작품이었는데

능수능란하게 흡입력 있는 얘기를 전개시키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몇 권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만나본 중화권 미스터리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앞으로 중화권 미스터리들도 신간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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