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퀴엠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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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이었던 조 파이크와 12년간 탐정 사무소를 공동 운영하였던 엘비스 콜은

부호인 프랭크 가르시아로부터 딸인 카렌 가르시아가 실종된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실종된 지 하루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조 파이크와도

한때 사귀었던 카렌은 엘비스와 조가 제대로 찾아보기도 전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사실 로버트 크레이스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소개글을 보면 상당한 명성의 작가로

보인다. 나름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의 소설들을 즐겨 읽어 왠만한 작가는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만날 작가와 책들이 무수히 많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나 대실 해밋으로 대표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의 비장감 등을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는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두 남자의 포스를 보면 하드보일드가 뭔지 딱 대변하는 것 같은데

특히 조 파이크는 리 차일드의 잭 리처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상남자의 전형이었다.

카렌 가르시아의 사망사건을 하필 강력반의 하비 크란츠가 담당하게 되면서 조 파이크와의 악연이

수면으로 부상하는데, 조 파이크가 경찰이던 시절 파트너였던 워즈니악의 부패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던 중 부당하게 굴던 하비 크란츠의 행동에 조 파이크가 제대로 응징해서 하비 크란츠로서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했기에 조 파이크에게 복수할 기회만을 벼르고 있었다.

카렌 가르시아가 연쇄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밝혀지고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더쉬가 살해되자

더쉬의 살해범의 용모가 조 파이크와 흡사하단 이유로 하비 크란츠로 조 파이크를 체포하고

엘비스 콜은 조 파이크가 범인일리가 없음을 확신하며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현재 사건이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조 파이크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비춰주면서 파트너였던

워즈니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멍에를 쓰고 불명예 퇴직했던 조 파이크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여준다.

하비 크란츠와의 악연으로 인해 또다시 누명을 쓰게 된 조 파이크와 그를 절대 신뢰하는 엘비스 콜은

결국 카렌 가르시아를 포함한 연쇄 살인사건의 배후에 숨어 있던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지만

여러 사람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엄청난 분량의 책인 데다 

생각보다 사건의 전개가 느리고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 하다 보니 사실 집중이 좀 안 되던 부분도

있었는데 막판에 가서 폭풍질주를 하며 나름의 쿨한 결말을 맺는다. 많은 인물과 사연들을 담아내다

보니 예상보다 방대한 작품이었는데 딱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다. 

이름부터 왠지 좀 가벼워 보이는 엘비스 콜과 감히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가진 조 파이크 콤비가 

보여준 묘한 어울림이 돋보였는데 다른 작품들에서도 만나보면 좀 더 친근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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