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풀어쓴 도덕경 - 도는 늘 무위이지만 하지 못 할 일이 없다
노자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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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의 창시자로 공자의 유교와 더불어 중국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사상가인 노자는

도덕경이라는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을 오늘날에도 만나볼 수 있다.

전에 읽은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이란 책을 통해 기존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노자의 사상을

잘못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원전을 제대로 읽어봐야 그 의미를 알 것 같아

얼마 전에 읽었던 '시로 풀어쓴 논어'의 저자가 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총81장으로 구성된 도덕경은 유가를 대표하는 논어보다 좀 더 추상적인 내용이 많았다.

논어에서는 공자가 제자들에게 설교하는 형식으로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꼭 지켜야 할 도리 등을

가르친다면, 도덕경에서는 논어와 같은 대화체로 되어 있지 않아 좀 더 쉽게 와닿지 않았다.

논어가 인간 세상에서의 행동 원칙을 주로 얘기한다면, 도덕경은 보다 고차원적인 세상의 원리를

논하다 보니 왠지 뜬구름 잡는 얘기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저자가 나름 쉽게 풀어서 쓰려고 했지만 그 깊은 의미를 바로 이해하기에는 솔직히 역부족이었는데,

그나마 전에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통해 노자의 사상의 큰 줄기나마 어렴풋이 익혀서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뭔지는 어느 정도 감이 왔다.

유가에서 인의 등을 강조하지만 도가에서는 이런 인위적인 것을 배격한다.

가장 높은 도와 덕을 무위라고 얘기하는데 도와 덕이 유가에서 강조하는 인, 의, 예보다

한 차원 높은 가치임을 강조하면서 도와 덕의 기본 원리와 이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풀어낸다. 유가에서는 분별을 중시해 가치론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도가에서는 가치판단에 앞서 있는 그대로에 반응한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이 책 전반에서

느낄 수 있었고 아무래도 논어보다는 훨씬 근본적인 질문과 대답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도덕경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관련 서적도 봐야할 듯 하다.

좀 아쉬운 점은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저자가 기독교인이다 보니 도덕경의 해석에도

기독교적 관점을 너무 갖다대어 좀 억지스런 부분이 없지 않았다.

물론 어떤 텍스트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는 학문의 자유로서 권장할 만한 사항이지만

왠지 도덕경과 기독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게 개인적인 느낌이다.

도덕경을 읽기 전엔 도가에 대해 속세에서 벗어난 현실도피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인위적인 게 아닌 인간 본연의 자연스런 자신에 충실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도덕경을 통해 노자의 사상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는데

'장자'도 원전을 읽어 보면 좀 더 도가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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