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기이하거나 별나거나 지혜로운 괴짜들의 한살이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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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정말 무수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거나

알고 있는 생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벌레들이나 이름 모를 풀들이 많은데

주변에 있는 생물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릴 땐 나름 생물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젠 낯선 생물들을 봐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생물들에 대한 관심을 돋우기 위해 제목부터 자극적인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여러 생물들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첫 챕터에선 작고 별나지만 지혜로운 미물들이란 제목 아래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하는데

책을 상하게 만드는 주범인줄 알았던 책벌레가 사실은 누명을 쓰고 있단 사실을 처음 알았다.

진범은 곰팡이였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산 책벌레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질도 학질모기가 옮기는 게 아니라 모기의 침에 묻어 들어온 원생동물인 삼일열원충이 진범이었다.

사람의 피부 속에다알을 낳는 발칙한 몸진드기나 잠자리와 이부자리가 자신들의 천국인

집먼지진드기까지 평소에 생각도 안 하던 생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챕터에선 바다 속 생물들을 다루는데 우리가 즐겨 먹는 생선이 대거 등장한다.

갈치, 문어, 넙치 등 친근한 녀석들이 등장하는데, 주꾸미, 낙지와 문어는 팔완목인 반면

오징어와 꼴뚜기는 십완목이라는 사실,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란 시에

등장하는 비목이 바로 넙칫과의 물고기를 말하며,

불교와 기독교의 공통된 상징으로 물고기가 많이 사용된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두견새와 소쩍새는 흔히 동일한 새로 잘못 알고 있는데,

두견새는 뻐꾸기목에 속하며 밝고 쾌한 소리로 주로 낮에 우는 새라면

소쩍새는 올빼미목에 속하고 애처로운 울음소리로 밤에 우는 것이 특징인 완전히 다른 새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생물들의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식충식물이 오직 곤충만 잡아먹고 사는 게 아니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여 간신히 살아가면서

부족한 영양소를 벌레에서 보충한다는 사실,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까시나무란 사실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구수한 입담에 순우리말을 자주 사용하고, 주인공인 생물들에 얽힌 속담이나

관용구까지 언급하여 단순히 생물에 관한 책을 넘어 어휘력을 키워주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지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에게도 나름의 삶이 있음을 잘 알 수 있었고

더불어 살아야하는 여러 생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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