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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드래곤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4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차이나타운의 한 상점에서 중국인 상점주인이 총격을 받고 살해당한다.
사건을 담당한 해리 보슈는 중국 범죄 조직인 삼합회 조직원이 피해자에게서 정기적으로
상납 받았음을 확인하고 공항으로 도망가는 그를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그를 풀어주지 않으면 홍콩에 있는 보슈의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전화를 받는다.
해리 보슈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용의자에 대한 추가 수사로 살해 혐의를 입증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지만 딸 매디가 납치되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휴대폰으로 전송 받고
추가 수사는 동료 형사들에게 맡긴 채 홍콩으로 바로 날아가는데...
오랫동안 기다리던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가 돌아왔다.
늘 이전 작품들과의 연관된 얘기들이 나와서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했는데
이번 작품의 살인사건이 발생한 무대인 상점 행운주류가 바로 12년 전 처리한 사건인
'앤젤스 플라이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상점이었다.
그때 피해자인 주인에게서 받은 성냥갑을 해리 보슈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피해자의 아들에게 범인을 꼭 잡아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아시아인 조직범죄 전담반의 추 형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 발생 1주일 전 CCTV에 찍힌
삼합회 조직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여러 가지 증거를 수집하지만
딸이 인질로 잡혔다는 소식에 그는 멘붕 상태가 되고 만다.
자기 목숨보다 소중한 딸을 구하기 위해 홍콩으로 날아간 해리 보슈는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 홍콩에서 매디 찾기에 나선다.
그나마 기존에 다져놓은 친분을 활용하여 동영상을 분석해 매디가 납치되어 있을 유력한
장소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벌어진 총격전으로 전처인 엘리노어 위시를 잃고 만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틈도 없이 딸을 찾기 위해 엘리노어 위시가 사귀던 남자 선 이의 도움을 받아
필사의 추격을 시작하는데 중국의 인신매매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이미 여러 영화 등에서 장기적출을 위해 벌이는 끔찍한 짓들을 많이 봤지만
해리 보슈가 그런 일을 겪게 될지는 몰랐다.
안 그래도 물불 안 가리는 열혈 형사 해리 보슈에게 그 어떤 장애물도 딸을 찾는 걸 막을 순 없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딸을 구해내고 다시 LA로 훌쩍 돌아온 해리 보슈.
엄마를 잃은 고통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딸을 건사하랴 상점 주인 피살사건 해결하랴
눈코 뜰 새가 없는데 사건의 진실은 전혀 엉뚱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최첨단 기술로 탄피에 찍힌 지문을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밝혀지는 진실은
정말 황당하고 허무할 정도였고 딸의 납치사건 역시나 내부에서 정보유출자가 있을 거라 추측했지만
그것 역시 어처구니없는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전반적으로 LA와 홍콩, 다시 LA를 넘나드는 정신 없는 여정과 딸을 향한 애타는 부정이 물씬
담겨 있는 작품이었는데 좀 어수선하고 산만한 느낌도 없진 않았다.
중간에 이복형제인 미키 할러가 해리 보슈의 홍콩에서의 활약(?)을 변호하기 위해
등장하는 장면은 반가웠지만 엘리노어 위시를 영원히 잃게 된 건 정말 안타까웠다.
중국인들이 주요 인물들로 등장해 기존 작품들과는 좀 색다른 점도 있었는데
링컨 라임 시리즈 중 '돌 원숭이'에서 본 것처럼 아무래도 서양 사람의 관점에서
동양 사람들을 대하는 한계가 없진 않았다.
암튼 앞으로 딸 매들린과 함께 사는 낯선 해리 보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악당들의 위협 속에서 딸과 함께 LA를 수호하는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