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의 살인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
아오사키 유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여름방학을 맞아 가제가오카 증간호 특집기사를 위해 취재차 지역의 명소인 요코하마 마루미

수족관에 들린 가제가오카 고등학교의 신문부원 세 명은 그곳에서

사육사 아메미야가 상어가 있는 수조에 빠져 끔찍하게 죽는 광경을 목격한다.

외부인이 아메미야를 죽였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수족관 직원 11명이 용의자로 떠오르는데

아메미야가 죽은 10시 7분에 11명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수사가 난관에 부닥치자 센도 경부와 하카마다 유사쿠 형사는 어쩔 수 없이 

가제가오카 체육관에서 일어난 사건 해결에 도움을 받았던

가제가오카 고등학교의 우라조메 덴마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전작인 '체육관의 살인'에서 오타쿠 탐정으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우라조메 덴마와

그의 조수 아닌 조수 역할을 했던 하카마다 유노 콤비가

다시 수족관에서 상어에게 난도질당한 희대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사실 영화 '죠스'를 연상시키는 상어에 물려 반토막이 되는 자극적 죽음으로

정신이 혼미하기 쉬웠지만 전작에 이어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논리적인 추리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름방학이 되어도 여전히 부실을 자기 집처럼 지내던 우라조메 덴마는 유노가 고장낸 에어컨

리모콘 등을 수리해주는 조건으로 철벽으로 보이던 11명의 알리바이를 단숨에 무너뜨려 버린다.

용의자가 아무도 없는 황당한 상황에서 알리바이 트릭이 무너지자 다시 전부가 용의자가 되는

난감한 상황으로 바뀌자 덴마는 유노를 피해자로 가정한 실험을 거듭하여 범행 시간을 추정해낸다.

용의자는 너무 많고 단서는 너무 적은 상황에서 사건 현장에 있던 노란 대걸레와 파란 양동이를

단서로 범인이 행동을 추리하던 덴마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낼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는데...


'체육관의 살인'때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서도 본격 추리소설의 묘미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단서들의 의미를 논리적인 추리와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여 전통적인 소거법에 의해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은

엘러리 퀸 등 본격 추리소설의 대가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이다.

요즘은 본격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많지 않아 늘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본격을 표방하는 젊은 작가의 활약은 앞으로도 충분히 그의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관' 시리즈가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데,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들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라면 아오사키 유고의 '관' 시리즈는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주인공들로 인해 깜찍발랄한 느낌이 든다.

덴마가 읊어대는 만화들을 알지 못해 조금은 재미가 반감되는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탐정 중에 정말 못 말리는 캐릭터라는 느낌은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었다.

덴마가 집을 놔두고 부실에서 숙식하는 사연이 여동생이 등장하면서 이 작품에서 조금은 드러나는데

과연 무슨 일이 있기에 그런 생활을 하는지는 다음 작품인 '도서관의 살인'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해본다.

사실 이 책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는 논리적인 추리과정을 통해 밝혀냈지만 범행동기는

뭔가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암튼 전편에 이어 가제가오카 고등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싱그럽고 풋풋한 학원 미스터리의 재미는 계속되었는데

다음 편에선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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