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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 한국사 - 모든 역사를 꿰뚫는 10가지 프레임
구완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역사를 나름 좋아하는 편이라 학창시절부터 비교적 잘한 과목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기할 내용이 많아 기피하는 과목이었다.
심지어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전락했을 때 선택률이 엄청 하락했다는 애기를 들었는데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는 서글픈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문제는 역시 역사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의 문제라 할 수 있는데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역사라는 커다란 숲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사를 꿰뚫는 10가지 프레임을 제시하면서
한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시대 구분', '지배층', '피지배층', '기술과 생산력', '토지와 조세', '사회와 문화', '종교',
'대외 관계', '전쟁', '인물'의 10가지 프레임은 주제별로 역사의 흐름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보여준다.
먼저 시대 구분은 서양 기준으론 고대 노예제, 중세 봉건제, 근대 자본주의라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선사시대와 초기 국가의 형성,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태동기, 근대, 현대로 좀 더 세분화하고 있다.
흔히 삼국시대를 고대로, 고려시대를 중세로, 조선시대를 근대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선
조선 전기를 근세, 조선 후기를 근대 태동기, 개항 이후-일제강점기를 근대로 구분해 조선 이후를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기존 역사책과 확실히 다른 점은 왕조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지배층이란 주제에서도 시대별로 정권을 장악한 세력을 깔끔하게 정리해
역사의 흐름을 잘 꿰뚫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기존 역사서에서 소외되기 쉬운 피지배층을
별도로 다룬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지배층이 아닌 피지배층의 시선에서 역사를 바라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기술과 생산력이나 토지와 조세 등 그렇게 비중이 있지 않았던 항목들을 따로 떼내어 시대별로
살펴보니 그 변천과정이 눈에 잘 들어왔는데, 기술발달에 따른 생산력 향상은 삶을 조금씩
나이지게 해줬지만 토지와 조세는 왕조가 바뀔 때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느낌이 들었다.
각 테마마다 시대순으로 핵심만 찌르다 보니 이 한 권만으로 충분히 한국사의 주요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친절하게도 도표로 정리하거나 색깔로 핵심 내용을 강조하고
각 장마다 마지막에 다시 요약을 해놓아서 단시간에 역사의 큰 줄기를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에 한국사의 주요 인물로 소서노를 시작으로 전태일까지 10명을 소개하는데,
조금 자의적으로 선정한 느낌이 들었다. 삼별초의 대몽항쟁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시작되었다거나 김구가 '백의사'라는 극우단체의 각종 테러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생소한 얘기들도 접할 수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소서노나 전태일을 영웅의 반열에 올렸다는 점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예전 학창시절에 국사를 공부하던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국사 교과서 자체가 평면적인 시대순의 지식 나열로 구성되어 나무만 볼 수 있지
전체적인 숲을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주요 항목별로 시대에 따른 변천과정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책 제목대로 한국사의 큰 줄기를 관통하는 맥을 잘 집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