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빛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5
이누이 루카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호러물은 영화로는 자주 만나봤지만 소설로는 그다지 많이 만나 보지 못했다.

 

오츠 이치의 'ZOO'나 호러의 제왕 스티븐 킹의 '해가 저문 이후',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정도가 전부라 할 수 있는데, 일본의 호러 여왕으로 불린다는 작가의 작품이라서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기자기한 호러의 재미를 담고 있는 여섯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눈', '입', '귀', '이', '귀', '코'로 얼굴에 있는 부위들을 소재로 한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진다. 첫 작품이자 이 책과 동명인 제목의 '여름 빛'은 전쟁 당시

 

상괭이 고기를 먹고 저주를 받아 얼굴에 징그러운 반점이 생겼다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천대를  받던

 

아이가 가끔씩 왼쪽 눈에 스치듯 보이는 기묘한 푸른 빛에 얽힌 얘기를 들려준다.

 

엄마와 떨어져 큰집에 살던 친구가 엄마를 만나러 가는 걸 동행하는데,

 

문제는 그 아이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미리 엿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엄마가 있던 주소가 공개되는 순간 오싹한 느낌이 확 퍼졌는데,

 

일본과 과거사 문제로 여전히 갈등관계이다 보니 그렇게 안타까운 맘이 들진 않았다.

 

다음 작품인 '쏙독새의 아침'은 건강 때문에 요양차 방문한 집에서

 

묘한 느낌의 미소녀를 보게 된 대학생의 얘기다. 문제는 그 소녀가 그 집에 살지 않는다는 점인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던 소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마스크를 벗기자 드러난 소녀의 얼굴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에 대해 드러난 비밀은 전형적인 안타까운 사연이라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작품인 '백 개의 꽃'은 미인인 여동생을 질투한 못생긴 언니의 얘기인데,

 

여동생에게 저주를 하는 언니의 모습은 정말 섬뜩했다.

아무리 동생과 비교당하면서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동생이 얄밉고 싫을 수는 있겠지만 

 

자기의 불행을 동생에게 넘기려고 백 개의 초를 켜는 악의는 살벌하다 못해 끔찍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언니의 악의도 모른 채 언니를 위하는 동생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2부에서는 1부와는 달리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는 괴기스런 금붕어의 얘기를 그리고 있는데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영화 '피라냐'의 공포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Out of this world'는 실패한 마술사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소년의 마술같은 얘기가 펼쳐지는데, 

 

제목처럼 이 세상에서 탈출하는 소년과 친구의 우정이 동화같은 얘기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의 '바람, 레몬, 겨울의 끝'은 냄새를 통해 사람의 마음과 분위기,

 

상황을 파악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여자의 얘기를 보여주는데 정말 그런 능력이 있다면

 

눈과 귀로 인식하는 것 이상의 인지능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전체적으로 그렇게 공포스러운 내용이라기 보단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기이한 상황을 담은

 

흥미로운 작품들이 실려 있었는데 쉽게 몰입될 수 있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펼쳐져 소설의 재미를 한껏 맛볼 수 있었다.

 

소재들과는 달리 안타깝고 애처로운 내용이 많았는데

 

이누이 루카라는 작가의 존재를 제대로 알려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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