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사월간지 '밀레니엄'의 공동 사주이자 편집장을 맡고 있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슈퍼 블롬크비스트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의 치부를 고발하는 기사로 유명한 기자지만

베네르스트룀이란 기업가의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기사를 썼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되어

유죄판결을 받는다. 신뢰의 추락과 함께 경영 위기에까지 처한 블롬크비스트에게

방예르 그룹의 전 회장인 헨리크 방예르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형의 손녀인 하리에트 방예르 실종사건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부탁하는데...

 

전 세계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인 밀레니엄 시리즈의 1권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려 6권으로 되어 있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다른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하는 바람에 우연히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조금은 낯선 스웨덴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지명 등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아 초반부는 읽어나가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았지만

금방 주인공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건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었다.

 

우선 남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문사 기자 블롬크비스트와

제멋대로인 컴퓨터 전문가 살란데르의 캐릭터가 너무 강렬했다.

반골 기질의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기자와

어두운 과거를 지녔고 사회에 별로 적응할 생각이 없는 외로운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펼쳐지는 사건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먼저 지인으로부터 알게 된 베네르스트룀의 비리를 기사로 썼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의 누명(?)을 쓰고 곤경에 처한 블롬크비스트가

헨리크 방예르의 의뢰를 받고 16살의 나이로 쥐도 새도 모르게

이 세상에서 증발해버린 하리예트 방예르의 실종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리예트 방예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재벌 회장이 40년 동안 온갖 수단을 써서 조사했음에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으니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실종될 당시 때마침 유조차 전복사고로 섬의 유일한 출입로인 다리가 봉쇄되어

밀실 상태라 할 수 있었는데 그녀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헨리크 방예르는 비정상적인

자신의 가족들 중 누군가가 그녀를 살해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가진다.

과연 그녀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말 궁금해서 다음 책들을 안 읽고는 못 배길 것 같다.ㅋ 

 

한편 여주인공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더욱 살벌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밀턴 시큐리티라는 보안회사에 다니면서 출퇴근도 맘대로 하는 통제불능의 그녀를

상사인 아르만스키가 그녀의 탁월한 조사능력을 알아보고 편의(?)를 봐주면서 겨우 해고를

면하게 되지만 그녀의 후견인인 비우르만 변호사는 그녀에게 정말 끔찍한 행동을 한다.

정신상태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성인임에도 후견인을 선임해주었지만

후견인이란 작자는 변호사의 탈을 쓴 악마와 다름이 없었다.

국가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성년후견제도가

이를 악용하는 자들에 의해 오히려 끔찍한 고통을 가하는 제도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떠하냐가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고도 살란데르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통쾌한 복수를 가하는데

위선의 탈을 쓴 악마에 대한 응징으로선 충분히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총 6권의 시리즈 중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인데 앞으로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정말 기대가 된다.

원래 작가는 10부작으로 계획했다 하는데 3부까지의 원고만 출판사에 넘긴 채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죽었다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겨우 맛보기만 했음에도 앞으로 펼쳐질 엄청난 내용들을 생각하면

이 시리즈에 대한 찬사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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