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류비셰프라는 과학자에 대해선 이 책을 보기 전에 알지 못했다.

그의 이름도, 그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도 몰랐는데

시간의 정복자라는 책의 제목이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시간을 정복한다는 건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시중에 수많은 시테크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바로 사람들의 이런 열망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에 시간만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남녀, 빈부, 국적, 종교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하루, 한시간은 동일하다.

하지만 똑같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천차만별이다.

시간을 활용하는 게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류비셰프라는 인물이 과연 시간을 어떻게 정복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는 그만의 시간통계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든 시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록과 통계를 내면서 끊임없이 확인하고 개선하였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시간에 대해 자신이 지배하는 삶을 살았기에

그는 다른 사람이 그냥 무의미하게 흘러보내는 짜투리 시간에도

독서 등을 통해 의미있게 활용하였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오직 연구 등으로만 소비된 삭막한 삶이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시간을 아껴 쓰면서도 문화생활도 누릴만큼 누렸다.

그리고 그가 남긴 논문은 과연 한 사람이 평생동안 할 수 있는 일일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양이었다.

역시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이 그런 결과를 가져 온 것 같다.

시간의 효율적인 활용의 예로는 머리가 맑은 오전 시간에는

주로 창의적인 업무를 하고 능률이 떨어질 때는 좀 더 즐길 수 있는

문화 생활(소설 등의 독서)을 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휴식시간이라

할 시간에도 독서 등으로 유용하게 보냈다.

 

또한 그는 매일 일기를 썼다. 그것도 26살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전쟁 중에도, 아들이 죽었을 때도 그는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

하지만 그의 일기는 보통 사람들의 일기와는 달랐다.

하루의 일상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는 보통의 일기와는 다른

그가 사용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었다.

기본적인 수면,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한 모든 일과를 분 단위로까지 기록한

그의 일기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마치 암호같았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의 기록이었다.

시간의 통계를 통해 자신의 하루를 반성함으로써

그 누구보다도 자신과 자신의 삶을 더 잘 이해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계획적인 삶은 정말 보통 사람을 넘어선 초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만약 한 우물만 팠다면 다윈, 파블로프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과학자 중의 한 명이 되었을 것 같다.

시간에 대한 그의 투철한 계획과 실천은 똑같은 시간을 부여받았음에도

그의 삶이 훨씬 더 가치있고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맨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상은 시간이 충분하면서도

킬링 타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모범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처럼 모든 시간을 기록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은 시간의 지배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훨씬 더 충만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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