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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ㅣ 높새바람 31
박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4월
평점 :
『변신』이란 책 제목을 보는 순간
프란츠 카프카란 작가를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게 한
동명의 소설이 떠올랐답니다.
아니나다를까 작가는 일 밖에 모르다 어느날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를 주인공으로 한 동명의 소설과
차라리 고양이로 사는 편이 낫겠다는 작가의 공부방 어린 손님들에게서
이 이야기의 영감을 받았다더군요.
카프카의 『변신』에선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오지못하고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그레고르가 벌레인 채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박서진 작가의 『변신』속 아이들은 스스로 등져버린 세상과 맞설 용기를 얻었을 때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제게는 훨씬더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오는 군요..
공부를 강요받는 아이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
신체적 감정적으로 버림받은 아이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잃고
동물이 되어버리는 삶을 선택하게 만든 건
어쩌면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이라기보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가게 만든 어른들의 몫인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로 변했던 아이들은
하나둘 자신의 의지에 의해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옵니다.
세상에 버림받고 사람이라는 현실을 포기하고 동물이 되어버린 아이들로 하여금
무엇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일까요?
"너희들은 모두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단다.
사랑으로 점지되어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기억해라.
너희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보듬어 줘.
그리고 상처 받지 않도록 스스로 힘을 키워라.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은 바로 너희 자신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돼."
깊은 밤, 동물들로 변해버린 아이들을 영지와 함께 돌봐주시는 할머니께서
잠든 동물들을 일일이 쓰다듬어며 해주시는 말씀입니다.
자신 안의 사랑과 용기, 희망을 아이들이 잊지않도록 일깨워주시는 말씀.
『변신』이란 이야기를 통해 작가님께서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바로 이 말씀이 아닌가 싶어요.
어른들에게는 아이들로 하여금 현실을 버리고 동물의 모습으로 스스로를 가두어버리지않게끔
어른들의 조건 없는 관심과 사랑을 촉구하는 말씀으로 제게는 다가오네요.
열 달을 품어 아이와 첫대면하게 된 그 기적같은 순간과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과 감사를 느꼈었는지를 잊고
어느 순간부터 아이를 사랑하는데 조건을 달고 있지는 않았었는지
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네요.
감사합니다.
다시 아이들이 그저 지금 제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랑과 감사로 가슴이 벅차오르게 만든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