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수목원 '아침고요 수목원'의 설립자 한상경 교수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아침고요 산책길'
제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답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곳에서 상당한 거리라 가보기가 쉽지않아
아직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어서 늘 동경하고만 있답니다.
그러던 차에 책으로나마 아침고요수목원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요.
이 책은 이미 십여년 전에 출간되어
저처럼 가슴에 아침고요수목원을 꿈꾸며 품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채워주며
사랑받아왔답니다.
이번에 제가 읽게 된 책은 올해 나온 개정판이에요. ^^
아침고요수목원을 조성하여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일구며 경험한 진솔한 삶의 이야기에다
정직한 농부의 삶을 살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담은 자작시와 글들이 추가되었답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진솔한 마음이 담긴 글들도 좋았지만
역시 저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사계를 담은 생생한 사진들이 무척 좋았답니다.
직접 가서 온 몸으로 숨쉬며 느끼는 만큼은 아니지만
사진으로나마 아침고요수목원을 접하면서 영혼만이라도 그 곳으로 다녀올 수 있었거든요.
그거 아시나요?
꽃들도 그냥 향기를 뿜으며 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수목원을 수놓는 꽃들도 차례로 주위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 뽐낼 수 있는 색으로 피어난답니다.
한상경교수님께서 쓰신대로 말하자면 꽃색깔도 계절을 탄답니다.
2월 말에서 3월 노랑빛의 수줍음으로 봄이 찾아와
4월이면 분홍꽃으로 천지를 덮고
5월엔 순백의 청순함을 담은 꽃들이 잘자란 연녹색 나뭇잎들과 조화를 이루며 피어난답니다.
봄이 지나고 녹음이 푸르러지는 여름으로 접어들면
꽃들도 짙어지는 녹음과 겨루며 화려한 붉은 빛을 뽐내고
꽃보다 더 울긋붉은 고운 단풍의 계절 가을엔 유난히 보랏빛 꽃들이 많답니다.
노랑으로 시작해서 보라로 끝나는 꽃들의 향연을 예전에는 무심함으로 몰랐던 걸까요?4
무식함으로 몰랐던 걸까요? 

 

누군가는 녹음이 푸르른 여름의 수목원을 최고로 치고
또 누군가는 향기로운 꽃들로 가득찬 봄의 수목원이나
화려함을 뽐내는 단풍 가을의 수목원을 최고로 치겠지만
겨울의 아침고요수목원을 만나면서부터는 제게 최고의 수목원은 겨울입니다.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 수목원의 눈내린 풍경은 완전 제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어요.
그래서 언젠가 제가 아침고요수목원을 방문할 날이 온다면
아마 그건 겨울일 거에요.
한 폭의 수묵화같은 그 고요한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담아오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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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머나먼 곳 생각하는 숲 15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의 질문에 대답은 커녕 자신의 질문을 들었는지조차 모르겠는 엄마에게 토라져
아이는 자신의 질문에 대답해줄 누군가를 찾아 아주 머나먼 곳으로 떠납니다.
가는 길에 자기만의 아주 머나먼 곳을 꿈꾸는 말과 참새, 고양이를 만나
고양이가 안내하는 아주 머나먼 곳으로 가게 되지요.
그 곳은 과연 아이가 바라던 아주 머나먼 곳일까요?
 
현대 그림책의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사람인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인 '아주 머나먼 곳'은
일상탈출을 꿈꾸는 꼬마 마틴의 엉뚱한 가출을 담은 이야기로
그의 대표작 '괴물들이 사는 나라'나 '깊은 밤 부엌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마음을 심오하게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의 그림책들은 참으로 철학적이고 심오하다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유쾌하고 즐거운 상상의 나라로 이끌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세지는 아이들에게는 공감받는다는 안도감을
어른들에게는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는 느낌이어서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어른들의 그림책이기도하다는 것입니다.
 
그림책 '아주 머나먼 곳' 역시 그런 느낌을 줬답니다.
그가 말하고자하는 아주 머나먼 곳은 어디일까요?
어디라고 명확하게 꼬집어말할 순 없지만
각자가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있는 이상향은 아닐까하고
마틴이 아주 머나먼 곳을 찾아 떠나는 길에 만난
말과 참새, 고양이와의 대화에서 짐작해봅니다.
결국 마틴이 엄마의 품으로 돌아온 것을 보면
아이들 마음 속의 이상향은 바로 엄마의 품이지않을까요?
질문이 꼬리의 꼬리를 무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받아주는 엄마.
바로 아이들의 가장 머나먼 곳이자 이상향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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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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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동명 원작을
영화 전 먼저 읽게 되었네요.
책을 쓰신 김려령 작가...완득이를 썼던 작가시군요.
완득이에 이어 우아한 거짓말까지
이 두 권만으로도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문학이라지만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이야기들이네요.
앞으로 김려령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덜컥 그녀의 책을 집어들게될 거 같습니다.
저는 영화로만들어지면서 비로소 이 책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영화화되기 그 이전부터
청소년의 자살과 왕따 문제를 깊숙이 파고 들었다는 평을 받으며
청소년 뿐만 아니라 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모두가 함께 읽어야하는 책으로 조명받았더군요.
 
우아한 거짓말은 평범하게만 보이던 중1 소녀 천지가
어느 날 자신이 짠 붉은 털실에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에서 시작합니다.
동생 천지가 남긴 흔적들을 좇으며 만지는
 믿어지지않는 동생 천지의 죽음에 대한 퍼즐들을 맞추어가며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 알지못했던 천지의 가슴 아픈 진실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작정하고 대놓고 드러내어 상처를 입히는 것보다
드러나지않게 배려하는 척하면서 은근히 주는 상처가 더 깊고 아프다는 것을
천지와 화연, 그리고 미라를 통해 깨닫습니다.
 
이 책을 만난 오늘 우연이었을까요?
학부모 교육에서 사춘기 아이들과의 공감대화법에 대한 이야기 중
청개구리처럼 엇나가는 아이보다
무조건 예스하는 아이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부모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천지도 그런 아이였을 것입니다.
부모의 속 한 번 썩이지않는 착한 아이.
너무나 어른스럽고 어른스러워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나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더 생각해주는 아이.
저를 비롯한 엄마들은 말합니다.
제발 엄마 말 좀 잘 들으라고.
정작 엄마는 아이가 온몸으로 외치는 외마디 비명은 듣지못했습니다.
너무나 말 잘듣는 착한 아이들은 그렇게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4월의 차가운 바다물 속에 갇혀 울부짖었을 그 아이들도
선실에서 움직이지말라는 어른의 말을 잘 들었던 그런 아이였을 거라는...
말 안듣고 엄마의 바람 반대로 나가는 내 아이들이
오늘만큼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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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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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무 다정하고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세지
'너무 애쓰지 말아요'는 왠지 내가 읽어서는 안될 책일 거 같았네요.
저는 다정한 편도 아닐 뿐더러 분명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은 아니니깐요.
착해서 상처받기보다 오히려 지지않고 못되게 굴다 상처받는 편이 더 많거든요.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이 사람 저 사람, 사람들과 부닥끼면서
알게모르게 받은 상처들로 인한 생채기가 많은 저도
토닥토닥 위로해주는 느낌이 제목에서 풍겨져나와 나도 모르게 손이 간 책이기도 해요.
 
지은이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치과의사이면서 심리치료사라네요.
수많은 카운셀링 경험과 전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와의 세심한 대화를 중시하는 치료법으로
치아 통증 치료 뿐 아니라 마음의 통증까지 치료한다는 평판으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합니다.
치과라면 질색하는 저라도 이노우에 선생님께는 문제 없이 치료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치아의 통증과 마음의 통증을 안고 찾아온 환자들과 대화를 하듯
마음의 상처를 안고 가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듯한
'너무 애쓰지 말아요.'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작은 마음의 위안이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나는 나의 최선을 다해 살았을 테니까
그것으로 족하다고,
완벽하지 못한 스스로를 원망하거나 부정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합니다.
늘 부족한 엄마, 아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주눅들어 살던 내 삶에
작은 빛을 전해주는 말들에 마음의 봄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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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달인 돌개바람 32
유타루 지음, 김윤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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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이들에서 펴내는 초등 중저학년들을 위한 도서 돌개바람에 신간이 나왔네요.
초등 2학년 교실에서 젓가락의 달인을 뽑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로
핵가족화로 겪게 되는 조부모와의 갈등,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이야기 등
오늘날 우리 가정의 작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답니다.
 
초등2학년 우봉이는 가끔 들르시는 할아버지와 서먹합니다.
할아버지가 한번 안을라치면 할아버지에게서 나는 냄새가 고약하거든요.
엄마가 아무리 흙냄새, 바람냄새라고 하셔도요.
할아버지의 냄새 말고도 지금 우봉이를 괴롭히는 한 가지는
바로 젓가락의 달인 뽑기 대회에요.
포크로 먹어도 맛만 좋고 손가락을 움직여 노는 재미있는 놀이도 많아
굳이 젓가락을 사용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젓가락의 달인을 뽑는 대회를 열거라니 우봉이 입이 한 자는 나옵니다.
그런 우봉이가 젓가락의 달인이 되고 싶어 피나는 노력을 합니다.
바로 새로 전학온 짝꿍 주은이에게 잘 보이고 싶었거든요.
이미 어마어마한 젓가락의 달인이신 할아버지에게 비법도 전수받고
할아버지의 은젓가락으로 연습을 하면서 할아버지랑도 점점 가까워진다죠.
할아버지 덕분에 젓가락의 달인 경지에 이른 우봉이..
하지만 젓가락의 달인 마지막 관문에서
우봉이 귀에는 할아버지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꼭 친구를 이기지않아도 좋은 거라는~
 
요즘 아이들은 이기적입니다.
자기 밖에 몰라요. 양보라는 것은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는 것은 우리 어른들입니다.
친구를 이겨야 달인이 되고 나를 뽐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봉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도 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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