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똑같은 전문직이어도 가사와 육아를 떠맡잖아요. 그래도계속 일하고 싶으니까 파트타임이어도 하고 돈 조금 줘도 하는 거지. 그게 선배가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는 시장의 형성이잖아. 마음에 안 들면 여자도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좀 만들어봐요."
"홍, 페미니스트 납셨네."
"페미니스트를 욕으로 쓰는 것도 교양이 부족하다는 증거예요."
"뭐라고?"
근용이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승부가 났네, 났어, 하고 옆 테이블의 누군가가 속삭였다.
"그래, 그 말 취소할게, 너 같은 특권층 엘리트가 무슨 페미니스트냐?"
근용이 반격했다.
"그치, 나 혜택받은 엘리트지, 인정해요. 근데 줄곧 차별 안 받고커서 차별을 보면 차별인 줄 더 민감하게 알아요. 그래서 내가 가진자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건데, 그게 뭐?" -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