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곳에는 내 영혼에 풍부한 열매의 씨앗을 던져 준 미지의 식물이 푸르게 자랐고, 나의 좋은 본성을 발달시키고 나쁜 것들은 말라죽게 한 태양이 빛났다.

사랑은 인생처럼 스스로도 만족하는 사춘기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렴풋이 내용만 알고 있었다. 난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도 그렇고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대충 이런내용~ 이렇게 말이다.
프랑켄슈타인도 한 과학자가 생명체를 인조적으로 만들어내고 두려움을 느껴 도망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도망친 내용이 아니네. 나한테 프랑켄슈타인 내용 집어넣은 사람 도대체 누구야?! 이런 내용을 저렇게 요약해서 알려주면 어떡해?!?!

대충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한 번 읽어봐야하는데~ 이러고 있다가 알쓸시리즈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보고 읽고싶어졌다. 그러고나서 리디에서 독서지원프로젝트로 리디페이퍼4랑 전자책을 대폭 할인하는 행사가 있어서 질렀는데 도서목록에 이 책이 있었다.
리디페이퍼 받고 뭐 읽을지 고민하다가 생각나서 읽기 시작한 책.

근데 난 이 시기의 번역체라 말지 어휘가 곧장 와닿지는 않아서 완독까지 꽤 걸렸다. 전철에서 수시로 읽었는데도. 그래도 역시 지금까지 읽히고 있는 이유가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이 읽어야하는 책.


몸 바쳐 하는 연구가 애정을 약화시키고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는 마음을 없애 버렸다면, 분명 뭔가 잘못되었으며 인간의 마음에도 적합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적에 대한 증오 말고 널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다정한 애정을 품고 오려무나.

또 그사이에 검은 땅이 풀로 뒤덮였고, 수많은 꽃이 흐드러진 푸른 강둑은 눈과 코에 감미로웠고, 달빛 비친 숲 사이로 반짝이는 별처럼 꽃들이 희미하게 빛났지. 햇빛은 더 따뜻해졌고 밤은 맑고 향기로웠어. 해가늦게 지고 일찍 뜨는 바람에 낮이 상당히 짧아졌지만 밤 산책은 즐거운 일과였어. 

모든 즐거움은 비참한 내 신세를 모욕하는 비웃음 같았고, 내가 즐거움을 누리며 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지.

걱정이나 쓰라린 회상이 전혀 없이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사람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고통은 사람들의 조잡한 감수성마저 무디게 만들었다.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 세대에 이런 저주를 내릴 권리가 내게 있을까?

아! 불행한 사람은 운명에 단념하면 되지만, 죄인에게는 평안이 없는 법이다. 지나친 슬픔에 탐닉하다 보면 가끔은 감정의 사치를 누릴 수도 있는데, 고통스러운 양심의 가책은 이마저도 독살시킨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이런 자부심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짓눌려 있을 때도 나를 지탱해준 힘이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명이 각도와 조도에 따라 대상을 다르게 드러내듯이 ‘나‘는변화하는 세상의 시각에 힘입어 여성에 대한 여러 다른 관점을얻게 되었고, 그 과정의 기록이 바로 이 소설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이다. 미래의 예술사는 어떻게 쓰일까. 예술관을 둘러싼 안개가 차례차례 걷히며 폭력적인 세계를 병풍처럼 펼칠 때, 그것이 현시대의 유산이라는 것을 더는 모른 척할수 없을 때, 이 소설은 예술과 여성에 대한 관점을 더하는 하나의조명등으로 현재의 자리를 밝히며 미래에 응답하고자 작성된 듯하다. 이 여자를 보라. 지금 우리는 이런 조명등 아래에 있다. -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으로서의 명백한 권위를 지닌 자가 탈권위주의를 표방하며 교육자이자 연장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했을 때 발생하는 폭력은 표면적으로 명확하지않기에 곧장 인지하기가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 그의 탈권위 행보는 권력 차이를 가로지르는 연애를 시도할 때 더욱 활발해지기에 그를 스승으로 삼은 여학생들의 일상은 나날이 경계 없는위협에 노출되어간다.  - P67

우리는 기록하는 여자가 될 거야. 
우리가 겪은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거야. 나는 그렇게 되리라고 믿어.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갛게 빛나는공기청정기의 램프를 볼 때마다 인간에겐 왜 램프가 없는가. 그런 생각을 한다. 위험한 상황을 직관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센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다 또 어느 날엔 아니야. 자신이 망가져가는 걸 온전한 정신으로 자각하는 매일이란 너무 끔찍하니까 램프 따윈 역시 없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 P173

희망퇴직이니 뭐니 하는 얘기가 알음알음 번지던 시기였다. 오 기사는 병철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연결음이 울리다 끊어지는걸로 보아 일부러 피하는 게 분명했다. 같이 버티자더니. 그러나 화가 났던 것도 잠시였다. 언제부턴가 그저 연결음이 이어진다는 것에 위안을 느끼게 되었다. 그럼 적어도 살아는 있다는 거니까.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또 볼 수 있다는 거니까. 세상엔 그런 식으로 확인되는 안부도 생사도 있는 것이다.
- P1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