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은희경작가와 구병모작가의 북콘서트의 알라딘의 행복한 초대를 받았다.

우선 은희경작가는 나의 10여년전의 대학시절 내가 도서관에서 학과 공부나 자격증공부는

하지 않고 창작과 비평, 문학사상에서 찾아 읽어왔던 작가로 꼭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국제도서전에서 만나고 온 분들의 글을 보니 더욱 그랬고 구병모 작가의 명성도 서서히 빛나고 있어 맘은 낮부터 홍대에 있었다. 수원에 살다보니 홍대까지의 외출은 정말 이런 행운을 가져야 가능하다. 지난번에도 창비의 작가들 북콘서트를 왔었는데 그게 평화방송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였다.

 

두분의 사회자들이 아는 이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시간을 많이 지각했지만

방송촬영이라 시간이 많이 예정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북콘서트에서는 작가와 인디밴드와 같은

비주류가수들을 만날 수 있어 그들을 만나고 오면 한동안 그들의 노래를 찾아 듣고 그들을 연상해보게 되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홍대에 가수들 만나려 가자고 꼭 하고 싶었다.

 

 

 

 

모던한 포스터가 상상마당 엘리베이터에서 날 맞아준다.상상마당을 오면 좋은 건

바깥의 홍대의 화려하고 소란함이 한풀 꺾여있는 듯한 평온함이 좋다.

얼른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늦었지만 창비에서 준비해놓은 초코파이도 들고.

 

 

 

 

구병모 작가님 열심히 질문에 대답해 주신다. 구병모 작가님은 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다우시고 다소곳하시고 예를 갖춘다고 해야 하나 단아한 매력이 넘치는 분이시다. <피그말리온 아이들>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로젠탈효과와 같은 것으로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태생이 불행한 아이들도 태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로젠탈 스쿨의 이야기이다. 이 학교에 취재를 온 다큐멘터리 pd 마가 만나게 되는 학교는 보이는 모습과 다르다..

구병모 작가님의 이야기 중 <인간관계의 본질은 환멸에 있다>가 특히 인상깊었다.

 

이 이야기는 획일화된 우리의 교육현실을 꼬집고 있기도 하다. 예전과 달리 현재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넘치는 사랑속에 있다..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속에 있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가는 정말 아이들만이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현실이 어쩌면 아이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구병모 작가는 말한다.

 

스스로 자라나야 하는 것이 아이 스스로의 몫이라며 아이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모든 것을 감싸고 키우는 것이 진정한 아이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어쩜 아이들에게 방임인지 자유인지 모르게 주고 있는 것들을 잠시 생각하게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늘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듣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를 닥쳤을때 스스로 하지 못하는 아이..엄마아빠에게 방법을 구하는 아이로는 키우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미래에 대한 진정한 투자라는 생각에 동의하면서 구병모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고  만난 밴드가 바드이다.

바드라는 밴드를 이 날 첨 보았는데 왠지 바람이 연상되는 어느 아름다운 해변가를 거닐때 나에게 불어오는 그런 살랑바람..완전 악기 연주도 좋고 노래도 좋고..

 

그리고 이렇게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낭독을 하고 질문을 하는 형식이 무엇보다도 난 맘에 들었다.

 

 

아코디언이 준비되어지고 바이올린 젬베도 등장한다. 다들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는 모습이

다음에 나오는 이이언씨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 얼른 화장실에 다녀온다..또 찬찬히 라이브홀을 돌아 본다.

 

 

 

 이 날 두번째 손님은 은희경작가님..그래서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신거 같다.

가수 이이언 범상치 않은 외모와 키..그리고 무대위에 애플컴퓨터 3대..

원래 아날로그음악을 많이 추구해오다 요즘은 이렇게 전자기계를 통해 변형되는 목소리나

음악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조금은 몽환적이고 조금은 반복적인 그의 노래에서 그가 추구하려는 음악이 보였다.

 

 

드디어 은 작가님이 등장했다. 사실 태연한 인생 책띠에서 입은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오시나 했는데 이 날의 드레스코드는 레드이셨는데 강렬한 색이 아주 잘 어울리는 분이다. 야광색 매니큐어에서 작가님의 화려함을 엿보았다.

 

 

은작가님의 태연한 인생을 먼저 사서 읽어보려고 했지만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언젠부턴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상의 다양성이 강해지면서 사실 집중을 해나가야 하는 일에 사실은 어려움이 있다..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또 책을 읽으면서 그때 은작가님과 이이언씨와 두 사회자분들이 한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았다..

서사, 매혹, 열정, 패턴에 관한 것들...서사에 따라 움직이는 삶..개인의 고유성을 버리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삶에 대한 방향으로의 패턴..

 

은작가님은 원래 쓰고자 하던 이야기가 끌어내지지 않아 시작된 이 소설로 소설속에 주인공이 작가 요셉으로 설정해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했다고 한다.

 

세상에 대한 화를 가진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상처 입은 주인공 요셉과 류..

 

태연한 척하는 인생..태연한 인생..아직도 끝까지 읽지 못한터라 태연하게 태연한 인생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함 생각하게 한다.

 

상실은 고통이라는 것으로 찾아와 고독으로 자리잡는다..

 

인상깊은 구절과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래토록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자기 식대로의 자기 서사를 완성해 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을 하였다.

 

그렇게 이이언씨의 노래로 북콘서트는 마무리가 되었다.

 

상상마당에서 만난 두분의 작가와 바드와 이이언씨 시간은 어느새 10시를 넘어섰다.

은작가님께 사인을 받고 눈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 나는 내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또 다른 내안의 나와..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또 세아이를 기르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렇게 나의 홍대 나들이는 늦은 귀가로 마무리 되었고 난 조금 더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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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ladin.kr/e/lwallpaper_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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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 오픈 이벤트] 방문 후기 작성하기

 

종로2가에 갔습니다. 서울사람이 아닌 촌사람인 저는 서울에 가려면 네이버에 의지해야 하지요.. 네이버에서 종로2가에 내려서 200미터 가량 걷는다고 하네요..어디로 걸어야 할까요?완전 동물적인 감각으로 찾아갑니다. 그러나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어요..차 진행방향으로 가다가 코너를 돌기 전 사주카페 간판 아래 알라딘에서 보았던 주황색 간판이 나타납니다. 

요술램프가 맘에 들지요..뭔가 좋은 일이 생길꺼 같은 날입니다. 제게도 저 램프와 램프속에 지니가 있다면 하는 어린이같은 상상 한번쯤은 해보는데요.. 요즘 다른 서점보다 알라딘에 자주 놀러오다 보니 왠지 친근감이 더 들어요.. 

그리고 들어갑니다..들어가는 벽면에 작가 선생님들이 보입니다. 박완서선생님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그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었을때는 떠올려 봅니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역시 소문대로 중고서점답지 않은 깔끔한 실내가 느껴집니다. 처음 들어가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보입니다. 그리고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계산대도 깔끔하네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위에 쓰인 문구가 웃깁니다. 아직은 수많은 종류의 중고책들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정리는 완벽하지 않았어요..무엇보다 다 깔끔히 정리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알바 박군이 하루종일 책을 찾는다니..알바생들은 그러한 상황이겠더라구요..이외수 선생님과 김훈 선생님이신가요??이 날은 홍대를 다녀온 터라 시간이 부족해 책을 읽어보진 못하고 왔으나  다음에는 책을 꼭 읽고 와보고 싶어요.. 

 

 책장들마다 한권한권 책이 진열되고 있구요..무엇보다 cd들이 있는 곳은 가나다순으로라도 분리를 해놓아야하는데..노래듣기를 좋아하는 저는 cd가 있는 공간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무엇이라도 좋아하는 가수의 cd들을 찾아보았는데 못찾겠더라구요..다음에 가면 cd도 꼭 사와야지요..

  

또한 오픈행사로 서점에서 보물찾기라고 해 곳곳에 보물을 숨겨놓았군요..저도 하나 발견하여 500원 할인받았어요..사실은 텀블러가 갖고 싶었는데..저의 보물은 그 정도..그래도 그게 어디여요..눈에 익은 책들도 있고 모르는 책도 있고..책을 보고 있자니..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구나. 책욕심이 많은 저는 자주는 가면 안되는 곳이더라구요..영수증이 압박을 해올지도 모르잖아요.ㅋㅋ그래도 잊지않고 가주면 좋을 장소더라구요..서점이잖아요..

   

이 날 저는 수학귀신에 오바마 위인이야기 책과 머그컵 2개를 사가지고 왔습니다.아 제가좋아하는 요시모투 바나나의 책도 한권사왔네요..다 샀어도 만오천원정도 나온거 같아요. 

그리고 어린이코너에 있는 이 상장..딸이랑 아들을 위해 만들어 오고 싶었는데..이날은 시간이 조금밖에 허락이 되지않아..상의 내용들도 하나같이 좋았어요..남편님에게도 시상하면 좋을꺼 같았어요..자랑스런 큰딸상은 진짜 저의 딸에게 주고 싶은 상이였어요.. 

그렇게 알라딘의 중고서점을 잘 돌아보고 왔어요..카운터에는 책외에도 다이어리나 컵 텀블러 같은 아이템도 살 수 있더라구요..게다가 책을 팔 수도 있어 단기로만 필요한 책은 보고 나서 팔려가도 괜찮을 꺼 같아요..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새 책 사오면 되니까요..알라딘 중고서점 종로2가에서 유명한 장소가 될꺼 같은 좋은 예감이 들어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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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날고싶은잎싹이 > 인문카페 창비에서 신경림시인의 시와 인생을 만나다.

 

 

 

 

 

 

 

 

 

 

 

 

 

 

 

 

 

 

 

창비 블로그에서 새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드디어 인문카페 창비에 <신경림>시인이 오신다는 소식이였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알라딘을 알게 되고 책이라는 것을 단지 읽는 것에서 벗어나 책과 연관된 세계에

관심이 많아진 저에게..시는 어쩌면 가벼운 맘으로 펼칠 수 있는 두께가 얇은 책일지도 모른다는 상념을 가질 정도로

저는 어쩜 시에는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인문카페에 소식을 보고 몇번인가 시인이 초대될때 창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자 한 것이 낙엽이 날리우는 가을부터 낙엽이 다 날리고 스산한 바람이 바닥을 쓸고 가는 겨울 언저리에

그리고 하얀 눈으로 세상이 뒤덮이는 겨울의 절정을 지나 무거운 걸음을 뗀 것이 이번 시 낭송회 였습니다.

행사 신청을 응모하고선 신경림 시인의 <사진관집 이층> 시집을 알라딘에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맘으로 시집의 첫장을 열었습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시를 아주 쉽게 생각한 제가 한심스러웠고

책이라는 매체만을 사랑하는 제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읽었습니다. 마냥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시집을

덮었습니다. 선생님을 뵈면 분명 이 시집은 저에게 아주 의미있는 책이 될꺼라는 걸 알기에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시 낭송회 시간은 여유롭지만 아이 셋을 둔 엄마인 저는 늘 지각입니다.

수원에서 홍대까지는 제법의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아이들의 저녁을 준비해두고 아이들을 단속해 두고 와야하는

저는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도 기왕 나선 길..늦더라도

선생님의 시 한구절밖에 못 들어도 좋다고 생각 하고 창비로 향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을 뵈었습니다. 정말 연세를 가늠하기 힘든 젊음을 지니신 선생님은 처음 뵙는 저에게도

친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니고 계십니다. 저는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거든요.

선생님은 정말 조용조용한 이야기꾼이셨습니다. 시낭송회라서 딱딱할까?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까 궁금했는데 참으로 편안한 자리였고 다이나믹한 세상 속에서 접하기 힘든 정적과 침묵이 잘 어울리는

시를 읽는 시간,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였습니다.

 

처음 선생님께서 먼저 시를 하나 낭송해주셨습니다. 우크라이나 여행길에서 쓰셨다는 시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여행을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이라 하셨습니다. 그 전에는 시대가 외국으로의 여행을 쉬이 허락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권이 나왔다고 하는 연락을 받은 후로 선생님께서는 20여년동안 평생 할

여행을 다 하셨다고 합니다.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이 참 재미났습니다. 선생님은 저 연세에도 여행다니시고

세상공부에 여념이 없으신대..젊은 저는 아직 한번도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에 타 본적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여행에서 놀라웠던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시인이 왔다고 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뵈러 왔었다는 문학에 대한 사랑이 큰 나라임을 알았다는 말씀이 그리고 얼마전에 다녀온 일본 여행 이야기도

조근 조근 재미나게 풀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선생님께선 혹부리 영감처럼 이야기 주머니를

안보이는 데 숨겨 놓으시고 계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신경림 선생님께서 첫번째 시를 낭독해 주시고 두번째 시는 초대되신 분중에서 한분이 읽어주셨습니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어머님이 서른해 동안 서울에 사시면서 오갔던 그 길에서 어머님은 만나는 사람이 이렇게 많고

듣고 보는 일이 이렇게 많은데 더 멀리 갈일이 무엇이냐는 것일 텐데..라는 말이..왠지 가슴에 닿았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인지..고향이 아닌 타향에 살고 있어서인지 선생님이 들려주신 어머님의 이야기가

나또한 나의 아이들에게 기억되는 모습이 이랬으면 하는 생각도 겹쳐 든 모양입니다.

 

선생님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남다른 분이셨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훌륭한 시인을 키우셨을

꺼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은 시집을 오실 때 혼수로 많은 책을 가지고 오셨다고 책읽는 것을

좋아하시고 한겨레 신문의 애독자셨다는데요..저도 한겨레 신문을 애정하는 1인입니다. 공통점을 발견하며

사소한 것임에도 동질감이 느껴지는..그래서 낯선 공간인 이 곳에도 그리고 낯선 이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 한자락이 생겨나는 것인가 하면서 생각의 꼬리를 물어봅니다.

 

그리고 위트 있으신 선생님의 마지막 한마디< 그런데 내 시는 안 읽으셨다>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마 아들앞에서 읽지 않으셨지 분명 다 읽으셨을꺼라는..짐작도 해봅니다.

 

정릉동은 가보지 못했지만 선생님이 사셨던 동네이니 궁금합니다. 작가나 시인의 이름으로 거리 이름을 지음

참 좋겠다는 말씀에 동의해보면서 세번째 낭독 시를 들었습니다.

 

정릉에서의 어머니 이야기 다음은 안양에서의 아버지와의 삶 이야기였습니다.

돌아가시기전에 몸이 불편하셨던 아버지.선생님과의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을 당시..

아마 그 당시는 어쩜 불편하기도 힘들기도 하셨을 텐데 지나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어쩜 그렇게 힘든 것도 슬픈 것도 아픈 것도 지나가면 잊어버리기에 세상은 이리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시집에서 내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시를 선생님께 낭독해주셨습니다.

 

가난한 아내와 아내보다 더 가난한 나는 시는 선생님이 홍은동에 사실 적을 회상하면 쓴 시인가 봅니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 시절에는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했다고 사는 재미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천상병 시인이야기도 해주셨고 예전 홍은동산일번지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홍은동에는 번지수가 없었는데 편지를 주고 받기 위해 이름 붙인 것이 산일번지 였다 합니다.

 

낙천적인 사고를 가지신 선생님은 내일 할 일을 절대 미리 하지 않고 꼭 내일 하셨다고 해요.

그 말이 좋았습니다. 저도 늘 닥쳐야 하는 탓에 늦을 때도 있고 미처 미완성일때도 있지만 저는 만족하고 마는데요.

사실 어떤 때는 좀 미리 해두어도 좋을텐데 타고난 것이지 몸에 베어버린 것인지..아쉬울 때도 나름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시를 거의 쓰지 않고 방황했던 시기가 있어노라고 세상을 잘 모르고 있다가 마주하게 된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선생님이 쓰고 싶었던 시의 방향성도 이야기해주셨고

서정성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절에 꼭 시에 이데올로기 사상이 들어가야 하고 민족을 이야기 하지 않는

시가 무슨 시냐는 평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시는 생명..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시가 아닌가 하셨습니다.

강한 민족주의를 가진 우리나라에 맞추어 그런 시를 써보고자 했으나 그것은 재미없는 일들이였고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보편적인 인간에 더욱 관점을 두고 시를 쓰고 계시다고 합니다.

보편..어쩜 변화와 격동에 시기에 부흥하는 것이 문학, 예술이기에 어쩜 그런 시대정신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편의 가치를 담는다면 누구나 그것을 편안하게 만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렇게 낭송회는 마무리가 되어가고 독자들은 선생님께 시를 잘 쓰는 법과 가장 질투하는 시인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시를 잘 쓰는 법에 대한 대답으로는 잘 써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고

선생님께서도 시가 잘 써지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어려운 답이였습니다. 시를 잘 쓰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가장 질투한 시인에는 백석, 박목월, 서정주, 임학선생님들을 언급하셨습니다.

 

그렇게 조용하고 차분하고 따스함이 가득했던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사인을 해주시네요.

전 선생님이 힘드실까봐..사인은 받지 않고 왔습니다. 다른 분들의 사인이 많이 궁금했지만

제가 또 언제 선생님을 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하튼 80세의 연세를 전혀 실감할 수 없는 선생님을

뵈면서 시인은 왠지 사색이 가득하고 어쩌면 조금은 시크할 꺼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게 해주신

정말 정감어린 선생님을 뵙고는 2시간 가량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고 지하철에서 다시금

시집을 읽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시에 대해선 백지 상태인 저에게도 선생님은 위대하게 보였습니다.

 

 

 

 

인문카페 창비에서는 저녁시간에 있는 행사에 꼭 커피와 음료,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주시는데요..

커피는 약간 엷어진 느낌이구요..저 머핀이 제가 먹어 본 머핀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머핀이였습니다.

 

 

 

 

언제나 창비와 문향에 다녀오면..맘이 설레입니다. 그곳은 현실세계와는 달리 왠지 분리되어져 있는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해서 그럴까요??여하튼 저는 그날 이후로 시 좀 아는 아줌마로 바뀌였습니다.

그렇게 시를 읽는 여유, 시를 이해하는 마음, 시를 즐길 줄 아는 독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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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날고싶은잎싹이 > 인문카페 창비에서 신경림시인의 시와 인생을 만나다.

 

 

 

 

 

 

 

 

 

 

 

 

 

 

 

 

 

 

 

창비 블로그에서 새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드디어 인문카페 창비에 <신경림>시인이 오신다는 소식이였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알라딘을 알게 되고 책이라는 것을 단지 읽는 것에서 벗어나 책과 연관된 세계에

관심이 많아진 저에게..시는 어쩌면 가벼운 맘으로 펼칠 수 있는 두께가 얇은 책일지도 모른다는 상념을 가질 정도로

저는 어쩜 시에는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인문카페에 소식을 보고 몇번인가 시인이 초대될때 창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자 한 것이 낙엽이 날리우는 가을부터 낙엽이 다 날리고 스산한 바람이 바닥을 쓸고 가는 겨울 언저리에

그리고 하얀 눈으로 세상이 뒤덮이는 겨울의 절정을 지나 무거운 걸음을 뗀 것이 이번 시 낭송회 였습니다.

행사 신청을 응모하고선 신경림 시인의 <사진관집 이층> 시집을 알라딘에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맘으로 시집의 첫장을 열었습니다. 저는 알았습니다. 시를 아주 쉽게 생각한 제가 한심스러웠고

책이라는 매체만을 사랑하는 제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읽었습니다. 마냥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시집을

덮었습니다. 선생님을 뵈면 분명 이 시집은 저에게 아주 의미있는 책이 될꺼라는 걸 알기에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시 낭송회 시간은 여유롭지만 아이 셋을 둔 엄마인 저는 늘 지각입니다.

수원에서 홍대까지는 제법의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아이들의 저녁을 준비해두고 아이들을 단속해 두고 와야하는

저는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도 기왕 나선 길..늦더라도

선생님의 시 한구절밖에 못 들어도 좋다고 생각 하고 창비로 향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을 뵈었습니다. 정말 연세를 가늠하기 힘든 젊음을 지니신 선생님은 처음 뵙는 저에게도

친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니고 계십니다. 저는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거든요.

선생님은 정말 조용조용한 이야기꾼이셨습니다. 시낭송회라서 딱딱할까?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까 궁금했는데 참으로 편안한 자리였고 다이나믹한 세상 속에서 접하기 힘든 정적과 침묵이 잘 어울리는

시를 읽는 시간,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였습니다.

 

처음 선생님께서 먼저 시를 하나 낭송해주셨습니다. 우크라이나 여행길에서 쓰셨다는 시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여행을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이라 하셨습니다. 그 전에는 시대가 외국으로의 여행을 쉬이 허락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권이 나왔다고 하는 연락을 받은 후로 선생님께서는 20여년동안 평생 할

여행을 다 하셨다고 합니다.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이 참 재미났습니다. 선생님은 저 연세에도 여행다니시고

세상공부에 여념이 없으신대..젊은 저는 아직 한번도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에 타 본적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여행에서 놀라웠던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시인이 왔다고 하니 아주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을

뵈러 왔었다는 문학에 대한 사랑이 큰 나라임을 알았다는 말씀이 그리고 얼마전에 다녀온 일본 여행 이야기도

조근 조근 재미나게 풀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선생님께선 혹부리 영감처럼 이야기 주머니를

안보이는 데 숨겨 놓으시고 계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신경림 선생님께서 첫번째 시를 낭독해 주시고 두번째 시는 초대되신 분중에서 한분이 읽어주셨습니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어머님이 서른해 동안 서울에 사시면서 오갔던 그 길에서 어머님은 만나는 사람이 이렇게 많고

듣고 보는 일이 이렇게 많은데 더 멀리 갈일이 무엇이냐는 것일 텐데..라는 말이..왠지 가슴에 닿았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인지..고향이 아닌 타향에 살고 있어서인지 선생님이 들려주신 어머님의 이야기가

나또한 나의 아이들에게 기억되는 모습이 이랬으면 하는 생각도 겹쳐 든 모양입니다.

 

선생님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남다른 분이셨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훌륭한 시인을 키우셨을

꺼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은 시집을 오실 때 혼수로 많은 책을 가지고 오셨다고 책읽는 것을

좋아하시고 한겨레 신문의 애독자셨다는데요..저도 한겨레 신문을 애정하는 1인입니다. 공통점을 발견하며

사소한 것임에도 동질감이 느껴지는..그래서 낯선 공간인 이 곳에도 그리고 낯선 이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 한자락이 생겨나는 것인가 하면서 생각의 꼬리를 물어봅니다.

 

그리고 위트 있으신 선생님의 마지막 한마디< 그런데 내 시는 안 읽으셨다>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마 아들앞에서 읽지 않으셨지 분명 다 읽으셨을꺼라는..짐작도 해봅니다.

 

정릉동은 가보지 못했지만 선생님이 사셨던 동네이니 궁금합니다. 작가나 시인의 이름으로 거리 이름을 지음

참 좋겠다는 말씀에 동의해보면서 세번째 낭독 시를 들었습니다.

 

정릉에서의 어머니 이야기 다음은 안양에서의 아버지와의 삶 이야기였습니다.

돌아가시기전에 몸이 불편하셨던 아버지.선생님과의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을 당시..

아마 그 당시는 어쩜 불편하기도 힘들기도 하셨을 텐데 지나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어쩜 그렇게 힘든 것도 슬픈 것도 아픈 것도 지나가면 잊어버리기에 세상은 이리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시집에서 내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시를 선생님께 낭독해주셨습니다.

 

가난한 아내와 아내보다 더 가난한 나는 시는 선생님이 홍은동에 사실 적을 회상하면 쓴 시인가 봅니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 시절에는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했다고 사는 재미가 있었다고

하셨어요.

 

천상병 시인이야기도 해주셨고 예전 홍은동산일번지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홍은동에는 번지수가 없었는데 편지를 주고 받기 위해 이름 붙인 것이 산일번지 였다 합니다.

 

낙천적인 사고를 가지신 선생님은 내일 할 일을 절대 미리 하지 않고 꼭 내일 하셨다고 해요.

그 말이 좋았습니다. 저도 늘 닥쳐야 하는 탓에 늦을 때도 있고 미처 미완성일때도 있지만 저는 만족하고 마는데요.

사실 어떤 때는 좀 미리 해두어도 좋을텐데 타고난 것이지 몸에 베어버린 것인지..아쉬울 때도 나름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시를 거의 쓰지 않고 방황했던 시기가 있어노라고 세상을 잘 모르고 있다가 마주하게 된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선생님이 쓰고 싶었던 시의 방향성도 이야기해주셨고

서정성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절에 꼭 시에 이데올로기 사상이 들어가야 하고 민족을 이야기 하지 않는

시가 무슨 시냐는 평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시는 생명..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시가 아닌가 하셨습니다.

강한 민족주의를 가진 우리나라에 맞추어 그런 시를 써보고자 했으나 그것은 재미없는 일들이였고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보편적인 인간에 더욱 관점을 두고 시를 쓰고 계시다고 합니다.

보편..어쩜 변화와 격동에 시기에 부흥하는 것이 문학, 예술이기에 어쩜 그런 시대정신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편의 가치를 담는다면 누구나 그것을 편안하게 만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렇게 낭송회는 마무리가 되어가고 독자들은 선생님께 시를 잘 쓰는 법과 가장 질투하는 시인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시를 잘 쓰는 법에 대한 대답으로는 잘 써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고

선생님께서도 시가 잘 써지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어려운 답이였습니다. 시를 잘 쓰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가장 질투한 시인에는 백석, 박목월, 서정주, 임학선생님들을 언급하셨습니다.

 

그렇게 조용하고 차분하고 따스함이 가득했던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사인을 해주시네요.

전 선생님이 힘드실까봐..사인은 받지 않고 왔습니다. 다른 분들의 사인이 많이 궁금했지만

제가 또 언제 선생님을 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하튼 80세의 연세를 전혀 실감할 수 없는 선생님을

뵈면서 시인은 왠지 사색이 가득하고 어쩌면 조금은 시크할 꺼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게 해주신

정말 정감어린 선생님을 뵙고는 2시간 가량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고 지하철에서 다시금

시집을 읽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시에 대해선 백지 상태인 저에게도 선생님은 위대하게 보였습니다.

 

 

 

 

인문카페 창비에서는 저녁시간에 있는 행사에 꼭 커피와 음료,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주시는데요..

커피는 약간 엷어진 느낌이구요..저 머핀이 제가 먹어 본 머핀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머핀이였습니다.

 

 

 

 

언제나 창비와 문향에 다녀오면..맘이 설레입니다. 그곳은 현실세계와는 달리 왠지 분리되어져 있는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해서 그럴까요??여하튼 저는 그날 이후로 시 좀 아는 아줌마로 바뀌였습니다.

그렇게 시를 읽는 여유, 시를 이해하는 마음, 시를 즐길 줄 아는 독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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