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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뻔뻔하게
정상경(앤)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분명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그런데 끊어 읽다보니, 뭔가 맥이 끊기는 것 같기도 하고, 질질 끌고 있는 것 아냐? 하는 생각도 하게 했던 책이다.
돈돈돈 하면...자칫 추레해보일수 있다. 그렇기에 어지간히 친한 상대가 아니고서는 애써 돈에 얽매이는 듯한 모습을 감추게 되지 않나?
그런데 이 책의 여주는 당당했다.
엄청난 시기질투가 집중되고, 편협한 잣대로 판단받기 일쑤인 연예계쪽에서 일하면서도 절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바를 정확하게 직설적으로 말하고, 자기 사람이다 싶으면 위험을 불사하고 덤벼드는 매력녀였다.
그반면 남주의 카리스마가 좀 약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찌됐든 국내최고 군수회사의 수장인 강시완이 남주다.
집안대대로 국방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유독 강시완의 아버지는 다른 길을 선택했고, 잘못된 선택을 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좁은 차안에서 지켜봐야 했던 시완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강했을지는.
그것을 극복시키기 위해 자신의 일도 내던진채 시완과 전국일주를 하듯 돌아다녔던 할아버지.
시완의 할아버지와 지유의 외할머니 사이에 절절한 사랑이 있었다. 하루 24시간 붙어있고, 사랑한다 말하고, 물고 빨고 하지 않더라도 그 둘사이에는 서로를 향한 진득한 마음이 있었고,
그 신뢰가 컸기에 아주 오랜시간 보지 못한채 비껴 살았어도 서로의 마음속에 살아 움직일수 밖에 없었다.
난 이 어르신들의 사랑이야기도 좋았고, 마음이 아팠었다.
자신의 코디를 쥐잡듯 잡는 유명기획사의 여배우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기 사람을 지켰던 지유.
또 머리복잡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매니저의 시골집에서 며칠을 보내고 올라오면서, 차안에서 왜 부모님 집 고쳐드리지 않냐고 묻고, 니것만 챙기지 말고 부모님도 알뜰하게 살피라고 하는 똑부러진 말도 날릴 줄 아는 지유.
이 책의 가장 매력요소는 여주 천지유의 용감무쌍한 행동과 거침없는 독설이 아니었을까?
돈에 연연할수 밖에 없었던 지유의 아픈 상황땜에 같이 마음을 졸였고,
해맑은 지유를 보면서 따뜻한 정을 느끼고 또 자신들이 받은 만큼 정을 돌려주는 시완네 윤집사와 김씨아줌마도 좋았다.
잠깐 오해때문에 두사람 사이에 냉각기류가 흐르기도 했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좋았고, 시완과 거짓약혼까지 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찾고자 했던 여조가 끝내 사랑에 성공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