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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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뮤지컬 "겨울 나그네"의 원작 소설로 기억하겠지만, 나는 예전에 TV로 방영되는 영화를 엄마와 함께 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라고만 생각했었다. 내용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지만 강석우 배우님만은 또렷이 기억이 났었다는.... 그런데 이렇게 원작소설을 만나게 되니 무척 설렌다. 자전거를 타고 두 주인공이 대학 캠퍼스에서 부딪히는 장면은 이 이야기가 원조가 아닌가 싶다. 무척 인상 깊은 장면인데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여느 오래된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고전적인 말투가 느껴진다.

어느 봄날, 의대생 민우는 불문과 다혜와 부닺힌다. 민우가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해 하는 다혜에게 민우는 첫눈에 반한다. 민우뿐 아니라 다혜도 민우에게 설레던 즈음에 민우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가 나고, 형은 미국으로 도주를 하면서 알려준 주소로 민우는 이모를 찾아가게 된다. 민우는 사생아였다. 어린 날 엄마는 자살을 하고 아버지에게 맡겨지던 날, 왜 20살이나 차이나는 형은 자신을 지하실에 가뒀을 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예기치 못한 폭행사건으로 민우는 교도소를 다녀오게 되고, 그 사이 가족들은 사라져 버렸다. 오갈데 없던 민우는 이모가 운영하는 기지촌으로 술집으로 숨어들게 된다.

친구 현태는 그를 복학시켜 원래대로의 길을 걷게 하고 싶었고, 민우를 사랑하는 다혜는 그를 품어주려고 노력했지만 민우는 계속해서 어둠속에서 방황하게만 된다. 이 소설은 1984년 동아일보에 연재되던 이야기였다. 사실, 민우의 방황은 조금 공감하기가 힘들다. 내가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아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의대생이었고, 현태같은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을 텐데, 40여년전에는 사회가 그런것인지 그의 방황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언제나 그 사람은 우리가 이미 지나온 옛 기억 속을 떠도는 나그네처럼 방황하고 있는 듯 느껴지는데요.(p.316)

사실 이 소설의 제목은 꽤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나그네'라는 말이 그냥 예뻐보인다. 하지만 민우의 방황을 생각해보면 그리 예쁜 말도 아닌것만 같다. 조금만 더 친구들의 내미는 손을 잡았더라면, 읽는 내내 방황하는 민우가 안쓰러웠다.

시대는 많이 흘러 달라졌지만, 그래도 러브 로망의 고전임에는 틀림없다. 이 소설을 다 읽고 영화를 찾아봤는데... 소설 내용을 다 담아내지 못해서 아쉽긴 하다. 역시 원작을 읽는 편이 개연성이 있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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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이경희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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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될 줄 알았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는 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일을 겪으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것 같다. 게다가 우리는 사상 초유의 펜더믹을 겪으면서 세상과 단절된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면서 외면은 성장하면서 어른이 되었지만, 내면의 성장은 쫓아가지 못하고 어린이 남아버린 경우가 많다.

저자는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25년간 3600여명의 내담자와 소통하며 치유를 도왔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소계하면서 현대인이 마주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진정한 '나'를 찾아 올바르게 안다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기게 된다고도 한다.

사실, 우리가 시작하는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부터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 곳에서는 항상 내가 중심이었지만 사회에 나가게 되면 많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싫은 소리를 못하거나.. 모든게 실전인 세상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확고하게 든 생각 중 하나는 본인의 의지가 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고 하듯이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지만, 본인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를 판단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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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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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초반에는 두 시점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1990년의 올리비아는 남편 딘과 마이애미에 산다. 적극적으로 아이를 갖기로 했다. 하지만 그 날 딘은 VIP 고객의 요청에 따라 비행을 나선다. 그리고 그는 실종되었다. 그리고 1986년 뉴욕의 멜라니. 그녀는 상담사 로빈슨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전혀 다른 시간의 전혀 다른 공간에 있던 두 여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상담사 로빈슨이 멜라니에게 자신을 "딘"이라 불러달라고 했을 때, 두 이야기의 접점이 어디쯤인지 알게되었다.

상담사로서 환자와 사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게다가 멜라니는 딘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때 딘은 올리비아를 만나게 된다. 올리비아에게 한눈에 반한 딘은 멜라니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진퇴양난에 빠졌던 딘은 우여곡절 끝에 올리비아와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는 비행중 실종되고 만 것이다. 딘의 생사도 모른채, 그는 사망처리가 되었고, 올리비아는 딸 로즈를 낳게 된다. 슬픔에서 벗어나 첫사랑이었던 가브리엘과 새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던 어느날, 형사가 찾아온다.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그녀는 임신중이었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딘이라는 사실이다. 딘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부인해 보았지만, 그 아이는 딘의 아이였다. 도대체, 올리비아가 사랑했던 딘은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 책의 제목이 특히나 눈길을 끌었었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이라는 말 때문에 어딘가에 딘이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만약, 딘이 살아 있었다면 과연 그는 "왜?",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사라졌는지가 궁금했다. 과연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간혹 누군가의 선택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정말 이 방법밖에는 없었던 것이었을까. 남겨진 사람들에게 주는 고통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설령 그것이 떠나야만 했던 이유라면, 왜 애초에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을까. 자신의 잘못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지 않았을까라는 무수한 생각들이 따라오게 된다. 사실, 이러면서도 나도 내 스스로가 왜 그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시간을 다시 돌릴수도 없으면서 그렇게 사람들은 후회를 하면서 살아가나 보다.

줄리안 맥클린의 이야기는 처음 읽었다. < 컬로 오브 헤븐 > 시리즈를 포함하여 서른권 이상의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검색해보니 전자책 한권 밖에 검색이 되지를 않는다. 이 소설 < 이토록 완벽한 실종 >은 꽤 매력적인 소설인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이야기들이 매우 궁금한데, 국내에도 다른 작품들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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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인간의 나약함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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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 갑옷을 입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동신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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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게다가 실존 인물을 이렇게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더욱더 궁금해지기도 한다. 요즘 드라마 < 고려거란전쟁 >이 방영되고 있다. 최수종 배우가 강감찬 역을 맡았는데, 실제로 강감찬 장군은 키가 작고, 풍채도 볼품없었다고 한 거 같은데... 잘 이미지가 맞지 않을 것 같지만, 드라마도 보지 않는데 뭔 상관 했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최수종 배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는 했다.

이 이야기 < 문관, 갑옷을 입다 >는 현종이 황제에 오르기 전, 강감찬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조동신 작가는 앞서 강감찬 장군을 주제로 한 앤솔로지 < 우주전함 감강참 >에서 「깃발이 북쪽을 가리킬 때」라는 작품을 쓴 적이 있었다. 당시 그 책을 읽을 때, 남풍이 불기를(남풍이 불어야 깃발이 북쪽으로 휘날릴수 있음) 기다리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명랑의 이순신 장군이 생각났었는데, 북토크에 작가님이 그 이야기를 했을때 소름 돋았었다. 작가의 생각이 글을 통해 내게 전달 되었다는게 놀라웠었다. 강감찬 장군은 원래 문신 출신이었다고 한다. 장군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레 따라붙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하게 무관이라고 생각했는가보다.

고구려나 백제에서도 그랬는지 모르지만 신라에서는 꽤 근친이 익숙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 골품제라는 톡특한 신분제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고려시대에도 그렇게 족보가 정신없이 꼬였다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었다. 대량원군(현종)은 근친간 불륜으로 태어났고, 어머니 헌정왕후는 대량원군을 낳은뒤 죽게 되었고, 아버지 왕욱은 유배를 갔다가 짧게 대량원군과 지내다가 아들이 5살 되던해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량원군은 불륜으로 태어났지만, 부모가 모두 왕건의 핏줄을 이어 받아 혈통이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천추태후가 자신의 애인 김치양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다음 황제로 올리기 위해선, 걸림돌이 되는 현종을 무던히도 위협을 했더랜다.

이 이야기는 안융진 전투에서의 악연으로 일어나는 연쇄살인과 더불어 대량원군과의 인연에 대한 것이다. 당시의 상황 또한 긴박함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 이야기 또한 긴박함을 유지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재미도 있고, 대량원군과 강감찬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서 꽤 흡족한 소설이었다. 아무래도 고려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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