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인공지능 수업
김진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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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외국어로 된 문서를 열면 번역기가 작동하고, 스팸메일이 들어오면 중요한 메일과 스팸메일을 자동으로 구분해 준다. 인터넷에서 물건이나 필요한 물건을 찾다보면 유사한 물건을 소개해주고, 은행에 가지 않아도 쉽게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도 모르게 어느새 인공지능이 생활 속에 자리잡은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사람의 능력에 더 근접할 수 있을 것인지,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인류가 어떤 피해를 볼 수 있을지 등이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쉽게 설명되어 있다. 7개의 PART로 나누어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머신러닝과 디러니의 학습기능을 갖춘 컴퓨터,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방법,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법, 우리와 동반자가 된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로 나누어 상세하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은 여러 정의가 있지만 저자는 인간이나 동물의 지적 능력을 가지는 컴퓨터 기술로 정의한다. 코끼리가 그림을 그리거나 동물들이 같은 집단에서 정보를 주고받거나 유대감을 갖는 경우를 보면서 동물도 지능적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기술은 크게 2가지로 나눈다고 한다. 특화된 인공지능으로 물체인식, 자연어 처리, 기계학습, 딥러닝, 진화알고리즘, 전문가 시스템, 퍼지 시스템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으며, 이를 특화된 AI로 부른다고 한다. 또 하나는 범용 인공지능으로 시스템이 스스로 인식과 자아를 가지고 자유의지에 따라 생각, 판단, 결정하고 감정을 느끼는 범용 인공지능을 Strong AI 또는 Full AI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자유의지와 감저어 등을 가지게 되면 이는 인간과 동등한 위치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인간과 같이 생활하는 인공지능을 위한 윤리, 책임, 권리 등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인공지능으로 인한 범죄를 걱정하는 것은 Strong AI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으로 사고가 났을 때 누구의 책임이냐 말하는 것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국가간 인공지능 기술 경쟁은 생태계 구축 경쟁이며, 그래서 세계 무역전쟁, 미중 무역마찰등도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며, 인공지능 인재 육성을 위해 산학이 협력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관심있게 읽은 부분 중의 하나가 인공지능 시대의 유망직업이었다. 신기술이 출현하면서 직업 세계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세대는 먹고 살기 위해 자동화, 탐지, 자연어 처리,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창의적인 일, 반복되지 않는 복잡한 일, 사람과 공감하는 일 등의 영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 미래 유망한 직업으로 심리상담사, 물리치료사, 간호사, 변호사, 과학자, 경영자, 마케터 등 여러 직업을 열거할 수 있는데 로봇이 수행하기 힘든 영역이기 때문이다. 로봇의 시중을 들 수는 있지만 환자와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못하기에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실력을 키워가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 인간을 지배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된다. 책장을 덮으며 보편전 인류 가치를 실현할 인공지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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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 꿀약방 : 쿨쿨 겨울잠을 자요 웅진 우리그림책 85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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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 꿀약방 시리즈 겨울 이야기 편이다.

붕붕 꿀약방 시리즈는 계절별로 꽃비 할머니와 꿀비가 꾸려가는 붕붕 꿀약방의 숲속 풍경과 곤충친구들의 시끌벅적 즐거운 일상생활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다.

겨울편에서는 첫눈 내리는 날 겨울 나기 준비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겨울, 따뜻한 집에서 긴 잠을 자려면 겨울나기 준비를 잘 해야 한다.

그래서 꿀비는 바쁘다.

장작모으기, 뜨개질 하기, 퍼즐게임 맞추기, 꿀차 만들기, 잠자리에서 읽을 책 고르기를 하느라 꿀약방 식구들 모두가 분주하다.

 

오늘 첫눈이 내렸다.

곤충들은 제각각 신나게 겨울놀이를 한다.

한바탕 놀고 나서 꿀차를 먹으며 산타이야기를 한다.

산타는 굴뚝으로 선물을 가져다 준다는 말에 굴뚝이 없는 꿀약방에 사는 꿀비는 걱정이 된다.

꿀비 할머니가 문을 꼭 닫으라는 말을 했지만 산타에게 설문받고 싶어 문을 살짝 열어둔다.

 

겨울 바람이 사납게 불기 시작했고, 꿀약방에는 큰 일이 벌어진다.

꽃비 할머니가 지독한 감기에 걸린 것이다.

애벌레들에게 꿀약을 나눠주어 얼마남지 않았다.

꽃비 할머니를 위해서 약을 구해와야 한다.

꿀비는 할머니 약을 구하기 위해 겨울 숲으로 간다.

떼굴떼굴 구르기도 하고, 쭉 미끄러지기도 한다.

가도가도 온통 새하얀 세상에서 빨간 꽃을 찾는다.

동백꽃이다.

 

동백꽃을 구해온 꿀비 덕에 할머니는 감기가 낫는다.

꽃비 할머니를 위해서 숲속 곤충들은 선물을 들고 온다.

검은띠 꼬마 잎벌레는 가을에 말려둔 땅콩을,

풀색 노린재는 포슬포슬 이끼 이불을,

알통다리 꽃하늘소는 솔방울 장작을,

굴뚝알락나방은 직접 만든 굴뚝을,

 




다 모여 자면 정말 따뜻할거야.”

이렇게 말하며 숲속마을 곤충들은 모두 함께 겨울잠을 잔다.

산타에게 받을 선물을 꿈꾸며.

 

이 그림책은 읽을 때마다 작가가 곤충의 특성을 너무 잘 살펴 표현한다는 생각이 든다.

곤충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계절마다 묘사한 숲속의 풍경을 보는 것도 계절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 붕붕 꿀약방 친구들을 소개하는 그림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는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책임을 지는 꽃비를 보면서

꽃비 할머니를 돕기 위해 자신이 아끼는 것을 선물로 가져오는 숲속 곤충을 보면서

아이들의 성장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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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여우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카이야 판눌라 지음, 네타 레흐토라 그림, 이지영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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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권위있다는 핀란디아 주니어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그림책이다.

저자인 카이야 판눌라와 네타 레흐토라의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여우의 성장의 경험을 세 편에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그림 그리는 여우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여우가 그림도구를 모두 준비한 장면부터 시작된다. 무엇을 그릴지 정하기가 정말 어려운 여우는 집에서 보이는 창밖의 풍경을 그리려고 마음 먹는다. 구름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눈 깜짝할 새 휙 지나가 버린다. 동네 아기 오소리들을 그려주려 했지만 잠시도 제자리에 있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음식을 그리려하니 배가 고파 그릴 대상을 먹어버린다. 낮잠을 자고 있는 동물을 그리기 쉬웠다. 열매가 한가득 달린 마가목 나무를 그리려고 할 때 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초록 스카프를 맨 여우를 보게 된다. 그려도 된다는 말에 붓을 잡은 손이 살짝 밀렸고 그림을 다 그린 후 차를 마시러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림을 그릴 때 어려운 점을 이야기 나무며 친구가 된다. “나의 정원이라고 상상한다면 무엇이든 그릴 수 있어.” 초록 여우의 말에 여우는 풍경을 새롭게 보게 되었으며, 사계절 변하는 자연을 그리는 것에 즐거워했다.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그림에 대해 그리고 생각에 대해 관점과 시야를 넓히는 방법을 알게 해 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혼자 있고 싶은 여우. 어느 날인가부터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는 여우. 뭐가 문제인지, 누구에게 화가 난 것인지 이유를 모른다. 밖을 내다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아스키를 타러 나간다. 숲을 다 돌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우는 낯선 발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무슨 맘인지 그 발자국을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발자국은 여우의 집으로 향했고 여우의 집에는 불빛이 비추고 있었다. 친구인 초록 스카프 여우였다. 친구는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했고, 여우도 자신이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하기로 마음먹는다. 지나가던 토끼가 이 모습을 보게 되며 이야기의 흐름이 넘어간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증이 생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우울한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여우를 통해 방법을 찾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장미와 오소리와 여우. 여우는 화단에 줄을 맞추어 장미를 심었다. 그런데 장미가 여우 맘도 몰라주고 제멋대로 자란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장미의 줄기를 뜯으며 투덜댄다. 버려진 가지는 정원 곳곳에 여우 몰래 뿌리를 내린다. 가을-겨울-봄이 되자 아기 오소리가 그만 죽고 만다. 작은 봉오리까지 모두 꺾어 아름다운 장미 꽃다발을 만든 여우는 아기 오소리 무덤을 찾는다. 그해 여름 장미를 돌보지 않았다. 마음 속에 슬픔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여름이 되지 여우의 정원 곳곳에 장미가 피었다. 천방지축 아기 오소리 같았다. 그대로 두었다. 자신이 세운 기준에 맞지 않아 불평했던 여우지만 결국 그 불평을 늘어놓았더던 것들이 오히려 자신을 위로함을 알게 된다.




 

많은 일이 벌어진 후 여우는 그동안 그렸던 그림으로 개인전시회를 연다. 사랑하는 숲속의 동물들의 사랑이 담겨져 있다. 여우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감정의 변화는 누구나 겪게 되며,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여우 주변에는 함께 하는, 기다려주는 친구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여우의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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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요 웅진 우리그림책 84
반성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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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주최한 '1회 가족친화문화확산 그림책 공모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훗날 어른이 될 아이와 현재 어른이 된 모두의 추억이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다. 아빠와 아들의 추억이 가득하고 그림에도 따뜻함이 가득차있어 읽는동안 행복했던 그림책이다.

 

표지의 아빠와 아들의 모습은 너무 대조적이다.

너무 큰 아이의 모습, 너무 작은 아빠의 모습,

아들의 커다란 어깨에 앉아있는 작은 아빠의 모습!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이지만 그림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면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빠! 커다란 목소리로 잠자는 아빠를 깨운다.

오늘은 캠핑가는 날이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매일 바쁜 아이이지만 쉬는 날에는 아들과 함께 놀아주는 아빠.

차에탄 부자의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

얼마나 가면 돼?” “아직 멀었어.”

금방 출발했는데 자꾸 물어본다.

잠이 오지 않는 아들은 하늘의 구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개구리, 애벌레, 토끼, 공룡이 경주하는데 누가 이길까?”

공룡이 이길거라는 아빠의 생각과 토끼가 이길거라는 아이의 생각이 다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아빠와 아들의 깊은 관계를 알 수 있다.



 

캠핑장에 도착하자 아빠는 바빠진다.

잠자리를 준비하고 캠핌장비를 준비하느라 바쁜 아빠를 보며 아들은 또 기다린다.

준비를 마치자 아들이 외친다.

야호! 이제 아빠랑 신나게 놀 거예요!”

아들이 정말 아빠를 좋아함이 느껴진다.

 

아빠랑 더 놀고 싶은데 벌써 날이 저문다.

아빠는 아쉬어하는 아들에게 늦게 자도 되니까 밤늦게까지 놀자는 말에 아들은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마시멜로도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만큼 커지고 싶은 아들의 마음도 알게 되고, 어려울 때 금새 다가와준다는 아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서로가 존재함도 느낀다.

아들은 아빠가 항상 자기 곁에 있음을 느낀다.

 

보통의 가족은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이 등장하는데 과거에 비해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조금 다르다.

어디에서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고, 가족의 형태가 달라져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걸 잘 전달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하는 하루를 포근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아이를 위해서 무엇이든 해내는 아빠의 모습과 그런 아빠를 보면서 사랑을 배우는 아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담겨있다. 그림책을 읽으며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고 그림책 장면마다 노란색이 채색되어 있어 더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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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의 모자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미어캣
임경섭 지음 / 소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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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그림에 등장하는 커다란 빨간 모자를 쓴 동물.

어떤 동물일까?’ 궁금하다.

제목처럼 미어캣일까? 왜 큰 모자를 쓰고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주인공 미어캣은 사막에 산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친구들이 사는 곳과 서쪽으로 열흘 밤낮을 가야 하는 사막에 산다.

미어캣은 목에 빨간 리본을 메고 있다.

패션 디자인 경험이 풍부한 미어캣이다.

 

미어캣을 찾은 동물은 재두루미다.

재두루미가 살고 있는 동네는 얼마전까지 큰 전쟁을 치뤘다.

또 전쟁이 일어날까봐 두렵다.

같은 동족이지만 생각이 달라 어느 편인지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궁여지책으로 모두에게 같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쓰라고 했다.

수리 부엉이도 반달가슴곰도 점박이물범도 모두 같은 크기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써야 했다.

동물들은 생활환경에 따라 다 다른 모습인데 같은 모자를 쓰라하니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하늘을 나는 재두루미가 패션감각이 뛰어난 미어캣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이다.

 

미어캣은 재두루리의 등에 올라타 재두루미 마을에 도착한다.

동물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하고 미어캣이 지낼 수 있도록 편한 둥지도 만들어준다.

햇빛쬐기를 뒤로 하고 미어캣은 수없이 많은 모자를 스케치한다.

동물들의 몸에 어울리는 모자를 스케치한 것이다.

고라니, 수리부엉이, 재두루미, 저어새, 점박이물범 모두 새로 만든 빨간 모자를 썼다.

빨간 모자를 쓰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동물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이번에는 노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또 다시 미어켓은 노란 모자를 만들었다.

여름이 되지 또다시 모두 파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계절마다 같은 편인지 확인하기 위해 모자를 바꿔 쓰라고 하는 것이다.

미어켓은 어느 날, 하늘과 바다를 보았다.

파도와 수평선 너머의 하늘을 수많은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어캣은 점박이물범을 만나 자신이 느꼈던 파란색을 이야기했다.

점박이물범도 미어캣의 이야기를 들으니 파도가 일렁이던 검푸른 밤바다가 떠올랐다.

점박이물범의 이야기를 듣고 멧돼지는 겨울 눈밭에 반짝이던 시퍼런 달빛을 떠올렸다.

멧돼지의 달빛 이야기를 듣고 재두루미는 동트기 전 어스름한 짙푸른 새벽하늘을 떠올렸다.

이렇게 찾아낸 파란색으로 모두 서로 다른 파란 모자를 만들어 썼다.



 

이제야 원하는 모자를 쓸 수 있게 되었어.”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파란색으로 자신에게 맞는 모자를 쓰게 된 것이다.

 

미어캣은 강가에 나가 눈송이처럼 작고 하얀 조약돌 하나를 줍고, 언덕에 올라 해가 질때까지 마을을 내려다 본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고향으로 돌아온 미어캣은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옛날처럼 모자가 필요없는 곳을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거야. 지켜봐 주겠니?”

 

모자를 어떻게 만들어 써야 할지 몰랐던 동물들이 각자의 몸에 맞는 모자를 만들고, 같은 색이라도 다양함을 알고 원하는 색으로 모자를 만들어 썼던 동물들이 이제는 모자도 쓰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평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 다름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의 저자는 50년전인 1970년대 파주의 DMZ 통일촌 마을 사람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생활한 실제 있었던 일을 그림책에 담았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생긴 DMZ은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고 자연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며, 전쟁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다양한 생명이 보존되고 유지되는 곳이다. 50년이 흘러도 빨간 모자를 써야만 했던 DMZ을 잊지 말고 50년 후 DMZ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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