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의 모자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미어캣
임경섭 지음 / 소동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그림에 등장하는 커다란 빨간 모자를 쓴 동물.

어떤 동물일까?’ 궁금하다.

제목처럼 미어캣일까? 왜 큰 모자를 쓰고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주인공 미어캣은 사막에 산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친구들이 사는 곳과 서쪽으로 열흘 밤낮을 가야 하는 사막에 산다.

미어캣은 목에 빨간 리본을 메고 있다.

패션 디자인 경험이 풍부한 미어캣이다.

 

미어캣을 찾은 동물은 재두루미다.

재두루미가 살고 있는 동네는 얼마전까지 큰 전쟁을 치뤘다.

또 전쟁이 일어날까봐 두렵다.

같은 동족이지만 생각이 달라 어느 편인지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궁여지책으로 모두에게 같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쓰라고 했다.

수리 부엉이도 반달가슴곰도 점박이물범도 모두 같은 크기와 모양의 빨간 모자를 써야 했다.

동물들은 생활환경에 따라 다 다른 모습인데 같은 모자를 쓰라하니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하늘을 나는 재두루미가 패션감각이 뛰어난 미어캣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이다.

 

미어캣은 재두루리의 등에 올라타 재두루미 마을에 도착한다.

동물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하고 미어캣이 지낼 수 있도록 편한 둥지도 만들어준다.

햇빛쬐기를 뒤로 하고 미어캣은 수없이 많은 모자를 스케치한다.

동물들의 몸에 어울리는 모자를 스케치한 것이다.

고라니, 수리부엉이, 재두루미, 저어새, 점박이물범 모두 새로 만든 빨간 모자를 썼다.

빨간 모자를 쓰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 동물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이번에는 노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또 다시 미어켓은 노란 모자를 만들었다.

여름이 되지 또다시 모두 파란 모자를 쓰라고 한다.

계절마다 같은 편인지 확인하기 위해 모자를 바꿔 쓰라고 하는 것이다.

미어켓은 어느 날, 하늘과 바다를 보았다.

파도와 수평선 너머의 하늘을 수많은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어캣은 점박이물범을 만나 자신이 느꼈던 파란색을 이야기했다.

점박이물범도 미어캣의 이야기를 들으니 파도가 일렁이던 검푸른 밤바다가 떠올랐다.

점박이물범의 이야기를 듣고 멧돼지는 겨울 눈밭에 반짝이던 시퍼런 달빛을 떠올렸다.

멧돼지의 달빛 이야기를 듣고 재두루미는 동트기 전 어스름한 짙푸른 새벽하늘을 떠올렸다.

이렇게 찾아낸 파란색으로 모두 서로 다른 파란 모자를 만들어 썼다.



 

이제야 원하는 모자를 쓸 수 있게 되었어.”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파란색으로 자신에게 맞는 모자를 쓰게 된 것이다.

 

미어캣은 강가에 나가 눈송이처럼 작고 하얀 조약돌 하나를 줍고, 언덕에 올라 해가 질때까지 마을을 내려다 본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고향으로 돌아온 미어캣은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옛날처럼 모자가 필요없는 곳을 만들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거야. 지켜봐 주겠니?”

 

모자를 어떻게 만들어 써야 할지 몰랐던 동물들이 각자의 몸에 맞는 모자를 만들고, 같은 색이라도 다양함을 알고 원하는 색으로 모자를 만들어 썼던 동물들이 이제는 모자도 쓰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평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 다름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의 저자는 50년전인 1970년대 파주의 DMZ 통일촌 마을 사람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생활한 실제 있었던 일을 그림책에 담았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생긴 DMZ은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고 자연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며, 전쟁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다양한 생명이 보존되고 유지되는 곳이다. 50년이 흘러도 빨간 모자를 써야만 했던 DMZ을 잊지 말고 50년 후 DMZ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