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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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의 힘


머리말 소제목이 '나무처럼 살다'이다. 저자는 본인을 #나무 라고 가정하고, 자신을 성장시킨 흙, 물, 빛, 바람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이 책을 썼고, 스토리를 연결해나가는 실마리는 장소 였기 때문에 각 장의 제목에 장소 이름이 붙어있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젊은 사람들을 의식해 일반교양 을 첨가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근대건축 서양건축 일본건축 과 관련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서 사진도 추가해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어린 시절 즐겼던 #나무쌓기 는 시간이 흐른 뒤, 건축으로 대지 위에 우뚝 서고, 그 과정에서 치도리 는 그의 건축의 본질을 대변하는 듯하다. 일본어는 千鳥 로 '수많은 새'라는 뜻이며, 새들이 하나의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하늘을 날아가듯 작은 단편들이 모여 건축이라는 거대한 전체를 이룬다.


그는 치도리의 효과를 '틈새의 힘'에 있다고 본다. 건축에서 틈새 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건축을 구성하는 입자 사이의 틈새를 통하여 빛, 바람 그리고 냄새가 들어온다. 또 틈새가 없으면 인간은 질식해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에 구입한 니체 의 깨진틈이있어야그사이로빛이들어온다 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 인간도 건축도 틈 이 있어야 하며, 틈을 만들어주는 주체 간의 #관계성 또한 생각해 봐야 한다. 저자가 안도타다오 住吉の長屋 의 차갑고 무거운 질감이 마음에 들지 않고 위화감마저 느낀다면서, 건축물을 짓는 행위의 무게감을 거론한 부분에서는 건축에 대한 생각을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 유명 건축가와 사상가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모더니즘건축 의 리더 Le-Corbusier

Ludwig Mies_van_der_Rohe 그리고 丹下健三 吉田健一 등으로, 관심 대상이 아니라면 지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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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 찬란한 생의 끝에 만난 마지막 문장들
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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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죽는다


첫 번째는 멈춤 없이 단숨에 읽었고,  두 번째는 천천히 순서 없이 아무 데나 펴서 읽었다. 읽는 내내 나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면 '무슨 말을 할까? 아니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본문 중 #빈센트반고흐 의 죽음에 관해 '...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라고 했는데, 확인된 사항이 아닌 논란이 있는 부분을 단정적으로 표현한 부분은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은 잊고 산다. 그래서 너도나도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다. 우리는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다. 그래서 죽음보다 더 확실한 삶의 철학은 없다. 죽음을 말하는 것은 삶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은 살면서 항상 생각해야 하는 주제이다.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겠는가? 죽을 때 어떤 말이든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은가? 어쩌면 어떤 말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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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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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는 개인의 자유, 책임, 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적·문학적 흐름으로, 인간 개인은 단순히 생각하는 주체가 아니라, 느끼며 살아가는 주체자이며, 니체는 키르케고르와 함께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지칭된다.


이 책은 니체가 남긴 책들과 사후 발견된 편지, 일기, 메모, 미완성 유고 등에서 통찰과 조언을 담은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많이 팔리기도 했고, 뒤표지에 "수천 권의 책보다 니체의 한 줄이 귀하다.", 하이데커, 사르트르, 알베르카뮈, 미셸푸코가 "프리드리히 니체가 나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등이 쓰여있어 기대를 했다.


니체(1844~1900)는 지독한 두통, 약한 시력, 매독, 진행성 마비 등에 시달리다 1889년 즉 45세 무렵부터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책에서 그가 우리를 위해 들려주는 가장 깊은 영혼의 속삭임이다, 그의 삶과 생각으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안내서라고 했지만, 인간 니체의 몸부림이 먼저 느껴져서인지 읽으면서 그다지 편치 않았다.


제목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라는 멋진 제목에 비해 책에 담긴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그의 글에 동조가 안돼서 일 수도 있고, 그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했던 탓일 수도 있으며,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책보다는 최근에 읽었던 쇼펜하우어의 책들 속 문장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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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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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후 15년 만에 내놓은 앤드루 포터의 두 번째 소설집. 열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삶, 인간관계, 청춘, 예술, 사랑, 젊음, 상실, 과거, 현재, 순간, 기억, 시선, 생각 등이 담겨있다.


시간이 우리 삶에서 가져가는 것들이 있다. 아니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다. 별생각 없이 세월과 함께 보내버리는 것들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쿨하게 떠나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짐이 서럽고 아픈 것들도 있다.


우리는 가끔 후회와 쓸쓸함을 부여안고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반복되는 헤어짐은 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간 모든 것은 다 아름답고 찬연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순간을 그리워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는 너무 오래 과거에 머물지 않는 것이 좋다. 이제 그만 뒤를 돌아보고 이제 앞으로 나아가자는 소설! 아름다운 과거의 나는 그대로 두고!

삶은 계속되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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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 - 2022년 청소년 북토큰 선정도서 청소년 북카페 2
장-클로드 그럼베르그 지음, 김시아 옮김 / 여유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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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이야기, 그러나 알아야 하는 전쟁 역사


홀로코스트가 진행되던 시기에 실재했던 일을 프랑스 연극계의 거장 장-클로드 그럼베르그(홀로코스트 2세)가 소설로 엮은 책으로, 제목이나 내용에 등장하는 ‘화물’이 무엇인지, 또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지,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이 일어난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 보게 한다.


'12 가짜 이발사' 중 '머리털로 채워진 자루는 수천이 되었어요. 갈색 혹은 빨간 머리털보다 금발을 더 많이 찾았어요. 하얀 머리털로는 무엇을 할까요? 모든 머리털은 부자나라로 출발했어요.(P.67)' 이 부분을 읽다 폴란드 #아우슈비츠박물관 에서 본 사람 머리털로 짠 카펫이 떠올라 잠시 읽기를 멈춰야 했다.


세계 여기저기서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지금, 군데군데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있기는 하지만, 청소년들과 같이 읽고 혐오와 차별, 배제, 포용과 공존, 사랑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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