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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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약 접근성


팩실, 프로작, 셀렉사 같은 항우울제 사용률은 미국을 선두로 세계 각지에서 높아지고 있다. 8 미국인 10퍼센트 이상(1,000명 중 110명)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아이슬란드(10.6퍼센트), 호주(8.9퍼센트), 캐나다(8.6퍼센트), 덴마크(8.5퍼센트), 스웨덴(7.9퍼센트), 포르투갈(7.8퍼센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5개국 중에 한국의 수치가 가장 낮다(1.3퍼센트).P.55


어떤 대상에 중독되는 데 가장 위험 요소 중 하나는 그 대상에 대한 용이한 접근성이다. 중독을 일으키는 대상을 구하기 쉬울수록 사용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외국에 비해 한국은 마약 접근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뉴스에 의하면 그렇지도 않다.


대기업도 가세한 마약 마케팅


한국에는 '마약'이 들어간 음식명이 유난스럽다고 할 만큼 많다. 초록창에 '마약'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마약계란장, 마약김밥, 마약옥수수 등이 상단에 뜬다. 마약김밥은 알고 있었지만, 마약계란장, 마약옥수수는 처음 봤다.


음식 이름 앞에 '마약'을 붙이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시장에서 '마약김밥'을 처음 본 사람은 정말 마약이 들어갔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만큼 이상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음식 이름이다. 


최근 '마약'이라는 단어를 여기저기 아무 곳이나 다 갖다 붙이고 있어서 굳이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띈다. 대기업도 마약마케팅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오늘  한겨레 뉴스에 의하면 마약 콘셉트 카페·술집이 판친다고 한다. 이외에도 마약 관련 뉴스가 많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마약류 상품명 사용 문화 개선에 관한 조례’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제정하며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등 마약 마케팅의 실태를 조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으나, 실태조사 계획이 없다고 했다. 자치구별로 계도는 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관련 법률이 미비해 지자체와 함께 마약 표현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수준이다. 국회에선 식품 등에 마약과 그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한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수개월째 심사 중이다.‘누구나 꿈꿔온 맛 경험’? …마약 콘셉트 카페·술집 판친다, 한겨레, 2023. 7. 24.



중독률 전체적 상승


중독률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질병 부담 중 알코올 중독과 불법 약물 중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 세계에선 1.5%, 미국에선 5%를 넘는다(담배 제외). 중독 대상은 국가에 따라 상이하며, 미국에서는 불법 약물이,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에서는 알코올 중독이 지배적이다, 


1990년과 2017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중독으로 사망한 인구 중 절반이 50세 미만이다. 강박적 과용 문제를 겪기 쉬운 이들은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편이고, 고통으로 도망치려고 약물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피 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킨다.


뇌의 주요 기능성 세포는 뉴런(neuron)이고, 뉴런들은 시냅스에서 전기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중요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dopamine)은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1957년 처음 발견되었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에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가정'애 더 큰 역할을 한다. 도파민은 특정 행동이나 약물의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쓰이며, 보상과 도파민 분비의 순서는 초콜릿, 섹스, 니코틴, 코카인, 암페타민이다.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 

#자기조정매커니즘 #대립과정이론 #이후반응 #신경적응 #내성


신경학자들은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쉽게 말하면,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 그러므로 쾌락과 고통은 평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자기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1970년대 사회과학자 리처드 솔로몬과 존 코빗은 이러한 쾌락과 고통의 상호관계를 '대립-과정 이론'이라고 칭했고, 쾌락적 혹은 정서적 중립으로부터 오랫동안 혹은 반복해서 벗어나면 '이후 반응'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 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지고,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신경적응'이라고 부른다.


쾌락을 느끼기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쾌락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내성은 중독이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중독 증상을 겪는 환자들은 쾌락의 대상을 탐닉해도 전혀 흥분을 맛보지 못하고 비참한 기분에 빠지며, 보편적인 증상으로 불안감, 과민반응, 불면증, 불편감 등이 있다.


중독은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만, 희망적인 소식은 우리가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노니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 즉 저울이 수평을 이루는 셈이다.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D는 데이터Data: 너 자신을 알라

O는 목적Objectives: 핑계 없는 무덤 없다

P는 문제Problems: 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

A는 절제Abstinence: 30일의 인내

M은 마음챙김Mindfulness: 고통 들여다보기

I는 통찰Insight: 진짜 나와 대면하기

N은 다음 단계Next Steps: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기

E는 실험Experiment: 중독과 친구가 되는 법



쾌락과 고통 지휘하는 도파민 이해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 도파민에서 찾고, 여러 환자들의 중독 사례를 소개하며, 뇌와 도파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가 중독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과학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는 현대인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로, 중독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독 탈출의 핵심 키는 고통과 쾌락의 적절한 활용에 있으며,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도파민의 법칙을 이해하고 고통과 화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하는 책으로,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도파민을 이해하는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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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2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될 수 있을 것 같은 불안감도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