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살짝 유치한 사랑 놀음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고,

무에 이리 남사스럽게 간질간질할까,,, 싶기도 하지만,,

터져 나오는 탄성은 달달하니,, 참 좋다.”

 

진솔은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 미소가 배어나왔다.

어차피 앞으로 10분이다. 그녀는 그만 마음을 비우고

빌딩 계단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러고는 수화기에다 대고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 정말 통일된 조국에서 살고 싶네요.”

그러게요. 우리의 15분을 뺏어 가네요.”

그의 입에서 나오는 우리라는 말이 따스하게 들렸다.” - 63

 

이 순간부터였다.

라디오 구성작가 공진솔과 라디오 PD이자 시인인 이건(이름도,, ,, 만화틱하다. ^^;;;)

그들이 우리란 단어로 묶이기 시작한 것이...

어찌나 좋든지,,, 내가 가슴이 콩닥, 두근, 설렘,,, 내가 진솔이 된 게쥐,,,

아마,,, 다들 이 순간부터 사랑이 시작됐을 것이다.

진솔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킨 순간이 말이다.

자신이 진솔이 돼 건이와 사랑에 빠진 순간이 말이다.

그녀 인생에 서른한 번째 찾아온 1015, 그 어느 순간

내 인생의 따스한 미풍이 떠오르는 그 순간이 말이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사랑이 그립고, 사랑이 고프고,

그 눔의 사랑 타령 지겹다라고 여기는 분들까지도

달콤쌉쌀하게,,, 만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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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레전드 시리즈 1
마리 루 지음, 이지수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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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와일라잇과 헝거 게임을 잇는 대작이란 평을 받은 [레전드],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간 미래, 전염병과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는 나라 <리퍼블릭>, 리퍼블릭에선 모든 국민이 열 살이 되면 트라이얼이라는 테스트를 받게 되고 그 점수에 따라 정해진 삶을 살아가야한다.

 

리퍼블릭 상류층 소녀 준은 트라이얼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고 영재 군인 코스를 밟아가고, 빈민가에 살고 있는 데이 역시 트라이얼 테스트를 거치지만 불합격 처리가 돼 버려지지만 구사일생을 살아난다. 같은 나이, 같은 공간,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둘의 삶은 천양지차다. 준은 상류층 삶을, 데이는 부랑자 속에서 폭행, 절도, 군사시설 파괴로 현상수배를 받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살아간다. 극과 극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소년과 소녀는 서로 모른 채 살아갈 수도 있었을 테지만, 운명은 이들을 소용돌이 속으로 빠뜨리게 된다. 준의 오빠가 살해당하고, 데이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면서 둘의 관계가 얽히기 시작한다. 오빠의 복수를 위해 신분을 속이고 데이에게 접근한 준, 의문의 전염병에 걸린 가족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데이,, 그리고 그 속에서 충격적인 리퍼블릭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준이 믿고 있는 대로 데이가 준의 오빠를 죽였을까? 데이는 왜 트라이얼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졌을까?,,, 라는 궁금증이 시작될 무렵부터는 책을 읽는 속도가 나도 모르게 빨라질 것이다. 사실,,, 디스토피아 판타지 소설이라지만,,, 빈익빈 부익부, 가난의 대물림은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리퍼블릭>에선 음모와 강제성이 있긴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라고 강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 ,, ,,, 비관적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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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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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물의 관은> 평범한 여관집 주인 아들로 여관집 주인이 됨에 아무 의심 없는 그래서 이 평범함을 극도로 거부하고 싶은 소년 이쓰오와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무관심, 그리고 전학 온 후 시작된 왕따와 폭력이란 현실에 둘러쌓인, 그래서 평범함이 마냥 부럽기만한 소녀 아쓰코의 이야기다. 이쓰오는 자신의 평범한 인생이 싫고, 아쓰코는 제발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엮일 것 같지 않았던 동급생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두 세계에서 살던 소년과 소녀는 여우비가 내리던 날, 아쓰코가 마트에서 동생에게 선물할 인형을 훔치는 것을 이쓰오가 목격하면서 조우하게 된다. 발견이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말이다. 그리고 아쓰코는 이쓰오에게는 얼마 전 학교에서 학생들의 타임캡슐 안에 묻은 <20년 후 나에게> 쓴 편지를 바꿔치기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한다. 왜냐하면 아쓰코는 그 속에 누가 자신을 괴롭혔는지, 어떻게 당했는지를 상세히 써 놓았던 것이 후회됐고, 지나가는 말로 좀 더 그럴 듯한 내용을 적을 걸 그랬다며 평범한 편지를 후회하는 이쓰코의 말을 듣고 둘이서 타임캡슐을 파 내 편지를 바꾸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그 편지에는 평범한 이야기를 잔뜩 적어뒀어. 이 마을로 이사 와서 바로 친구가 많이 생겼고, 모두 함께 사이좋게 평범하고 즐거운 생활을 했다고. , 그 편지를 타임캡슐 속의 편지와 바꾸고 싶어.”

 

그렇게 소년과 소녀는 타임캡슐의 편치 바꿔치기 작업에 들어갔고, 자신의 삶이 평범하다 생각했던 소년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할머니의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왠지 우린 도롱이를 키우며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이쓰오의 할머니도 평생 평범한 삶을 바라는 마음이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도롱이 벌레를 선향 상자 속에 두고 기르다가, 가을이 깊어지면 상자에서 꺼내서 마당의 나무 밑동에 놓아둔다. 창문 바로 밖에 있는 나한송 밑동이다. 그러면 도롱이 벌레는 어느 틈엔가 알아서 줄기를 기어 올라가 나한송 잔가지에 실을 묶어 매달린다. 그리고 도롱이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수컷은 우화해서 밖으로 나오고, 암컷은 그 수컷과 교미해 도롱이 속에 알을 낳는다. 이윽고 부화한 유충들이 도롱이 밖으로 나가면 암컷은 땅에 떨어져 죽는다. 예전에 할머니가 가르쳐 준 도롱이의 일생이다.”

어쩌면,,, [물의 관]은 파랑새를 찾으러 다니는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겪으며 평범함 속에 행복이 존재함을 몰랐던 이쓰오와 그 평범한 행복을 원하는 아쓰코를 통해, 그리고 다즈짱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는 할머니의 과거를 통해, 우리에게 파랑새는 새장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돼 주고 있다. 물론 치유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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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존 그린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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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그 애는 정말 아름다워요. 그 애를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그 애가 나보다 더 똑똑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더 똑똑하다는 걸 이미 아니까. 그 애는 남을 헐뜯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어요. 난 그 애를 사랑해요. 그 애를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정말로 행운아예요, 반 호텐.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325

 

언제였던가?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왠지,,, 조너선 샤프란 포어의 소설 속 주인공 소년 오스카가 문득 떠올랐다.

엉뚱하면서고 쉬크한,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누군가를 잃은 자리에 홀로 남은 사람들,

그 상실의 기억을 보듬고 다스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맺는 관계와 소통이 치유에 힘이 되리라 믿음을 심어준

따뜻한 소설, 조너선 작품 속 오스카가 말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속 주인공 말기 암 환자인 16살 소녀 헤이즐은

암 환우 모임에 참가한 어거스터스를 만나 첫눈에 빠져들고,

또래 10대들과는 달리 삶과 죽음에 대해

이제 곧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존재가 잊혀질 것에 대한,

그래서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에 관한 답을 풀어간다. 물론 두 사람 역시 엉뚱하고도 쉬크하게 말이다.

하지만 쉬크함 속 자리한 것은 죽음에 대한 또 다른 두려움의 표현일른지도 모르겠다.

 

10대 암 환자들에 대한 소설, 그리고 사랑이 담겨있는 소설이라고 해서

애절하고, 아련한 그,,, ,,, 예전 영화 백혈병에 걸려 죽는 수영선수를 그린

<필링 러브> 같은 러브라인을 생각하신다면 오산일 것이다.

주인공 헤이즐은 암 이야기란 원래 재미대가리 없는 거 아닌가?

나 같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찾아 올 죽음의 부작용일 뿐이다.”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리고 병을 비관하는 대신 삶과 죽음의 의미를, 그리고 세계와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한다.

남아 있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사람들은 나를 기억해 줄까? 우린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라는

가장 보편적인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둘은 사랑하고, 이별하고, 소중한 기억을 추억해 간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엔,,

우리에게 속해있는 무한히 많은 작은 무한대의 시간에 감사하고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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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a's Kitchen 요나의 키친
고정연 지음 / 나비장책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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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앞으로 다가올 행복에 대한 준비 과정이므로 바쁜 일상을 쉬어가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으로 느껴지는 지도 모른다. 대화가 단절되고 물이 줄줄 새어버릴 만큼 마음이 헐거워져 버린 때는 낯선 사람일지라도 그들과 나 사이에 감도는 침묵의 긴장감이 벌어진 마음 사이사이를 빼곡하게 채워줄 것만 같다. 누군가 내게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날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크리스마스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손 끝에 스멀스멀 차가움이 스며들기 시작할 즈음부터 매일 달력을 확인하며 1225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날들과 바로 그때 내 안을 채우는 설렘을 좋아한다.

- <요나의 키친> 132~133

 

요나는 이렇게 자신에 대한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펼쳐놓고, 독일 크리스마스 시즌에 등장하는 <슈톨렌>을 소개한다. 12월이 접어들면 일찌감치 슈톨렌을 만들어 매주 일요일마다 한 조각씩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풍습과 함께 버터로 코팅한 빵을 슈거파우더로 한 번 더 코팅해 놓은 슈톨렌을 말이다. 사실,, 슈톨렌을 보고만 있어도 흰 눈 쌓인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는데,,, 럼주에 절인 말린 무화과, 체리, 오렌지, 견과류, 시나몬, 넛맥가루로 반죽해 발효시킨 그 슈톨렌을 소개하면서 요나는 기다림 뒤에 다가올 행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녀에겐 아마,, 요리가 고통스런 기다림 뒤에 다가온 절대 행복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스타일리쉬한 <요나의 키친> 표지는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그만이다.

물론 그 속에 채워진 에세이와 레시피 역시 그만이고 말이다.

. . / . .

요리에 대한 행복감을 맛보기 전 그녀는 섭식장애를 앓았던 내력이 있다. 섭식장애를 극복한 이후 음식에 대한 미감을 알게 된 그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닌,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 바로 요리를 하고, 음식을 나누는 일이란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 행복이 시작된 것이다. 잘 먹는 것이 잘 사는 것이란 사실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녀 섭식장애를 앓았기 때문에 그 병을 극복하고 다시 맛있는 음식의 참 맛,

그리고 함께 음식을 나눈다는 것에 대한 행복을 찾았기 때문 아닐까?

 

일본 유학길에 올라 처음 하는 자취생활을 통해 스스로 요리를 만들어 먹고, 수제 햄버거 집에서의 아르바이트, 무엇보다 요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먹는다는 행위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면서 섭식장애를 앓으면서 들었던왜 먹을까에 대한 의문이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식사와 요리로 변화해 갔고, 그렇게 그녀의 일상이 행복한 고민으로 채워지게 됐던 것이다. 내 몸이 원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음식을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서로에게 솔직해져 가는 과정이고, 그렇게 맛있는 요리를 하기 위해선 자신부터 솔직해져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아간 것이다. 어쩌면, <요나의 키친>은 음식에 대한 에세이와 레시피가 담긴 요리책이 아닌 요나의 성장기일 수도 있겠다. ^^;;; 크기는 작지만 속은 꽉 차 있는, 허기진 이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그녀의 자취방 신비로운 냉장고처럼, 요나는 요리도, 자신도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힘을 얻게 된다.

 

특히나 궁금했던 음식은 요나의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한 수제 햄버거 가게에 그녀가 고안한 메뉴인(지금도 맛볼 수 있는) 인도여행을 기억하며 만든<차나 마살라 탄두리 치킨 버거>와 요나 만의 특제보양식 두부요리 <히야얏코>, 그리고 규슈에서 만난 진정 최고의 맛 <오야꼬동>은 꼭 한 번 도전해 보리라.

 

문이 열리면 환한 미소의 요리사 요나가 우리를 반길 것 같은 책

마음을 나누는 행복한 부엌, 요나의 키친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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