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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존 그린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그 애는 정말 아름다워요. 그 애를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그 애가 나보다 더 똑똑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더 똑똑하다는 걸 이미 아니까. 그 애는 남을 헐뜯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어요. 난 그 애를 사랑해요. 그 애를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정말로 행운아예요, 반 호텐.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325쪽
언제였던가?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왠지,,, 조너선 샤프란 포어의 소설 속 주인공 소년 오스카가 문득 떠올랐다.
엉뚱하면서고 쉬크한,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누군가를 잃은 자리에 홀로 남은 사람들,
그 상실의 기억을 보듬고 다스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맺는 관계와 소통이 치유에 힘이 되리라 믿음을 심어준
따뜻한 소설, 조너선 작품 속 오스카가 말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속 주인공 말기 암 환자인 16살 소녀 헤이즐은
암 환우 모임에 참가한 어거스터스를 만나 첫눈에 빠져들고,
또래 10대들과는 달리 삶과 죽음에 대해
이제 곧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존재가 잊혀질 것에 대한,
그래서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에 관한 답을 풀어간다. 물론 두 사람 역시 엉뚱하고도 쉬크하게 말이다.
하지만 쉬크함 속 자리한 것은 죽음에 대한 또 다른 두려움의 표현일른지도 모르겠다.
10대 암 환자들에 대한 소설, 그리고 사랑이 담겨있는 소설이라고 해서
애절하고, 아련한 그,,, 외,,, 예전 영화 백혈병에 걸려 죽는 수영선수를 그린
<필링 러브> 같은 러브라인을 생각하신다면 오산일 것이다.
주인공 헤이즐은 “암 이야기란 원래 재미대가리 없는 거 아닌가?
나 같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찾아 올 죽음의 ‘부작용’일 뿐이다.”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리고 병을 비관하는 대신 삶과 죽음의 의미를, 그리고 세계와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한다.
남아 있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사람들은 나를 기억해 줄까? 우린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라는
가장 보편적인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둘은 사랑하고, 이별하고, 소중한 기억을 추억해 간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엔,,
우리에게 속해있는 무한히 많은 작은 무한대의 시간에 감사하고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