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캐나다, 리처드 포드 - 2013 페미나상 외국소설 부문, 앤드류 카네기 메달 수상
"나는 우선 우리 부모가 저지른 강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난독증을 극복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리처드 포드는 1996년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수상자이다. 『캐나다』는 2013년 프랑스 페미나 문학상 외국소설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앤드류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포드는 이 작품을 20년 전에 쓰기 시작했지만 진행되지 않아 원고를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한다. 20년간 조금씩 써온 셈이다. 뿌리 없는 개인이 겪는 소외와 상실, 슬픔을 사색하는 포드. 미국 몬태나에 살던 평범한 15세 소년은 부모의 범죄로 인해 보호시설에 맡겨지고, 쌍둥이 누나 버너는 달아나버린다. 소년은 국경을 넘어 캐나다 서스캐처원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 - 현대세계문학 단편선
"나는 어떤 소설가이고, 어떤 시대를 표현해 왔는가"
『읽는 인간』 이후, 겐자부로의 소설을 읽게노라 다짐했는데 잘 안 됐다. 『개인적인 체험』을 조금 읽다 말았다. 또 마음의 부채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겐자부로가 직접 자신의 대표 단편들을 골라내어 개고한 책이 출간되었다. 겐자부로는 평소에도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 책에 실린 작품들 역시 상당한 수정을 거쳤다고 한다. 보통 이 노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장편소설을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초기의 단편들이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60년 작가 세계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접근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다.
쾌락,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 을유세계문학
이탈리아 유미주의 문학의 기수이며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오스카 와일드에 큰 영향을 준 단눈치오의 작품이 초역 출간되었다. 『쾌락』, 『죄 없는 자』, 『죽음의 승리』의 장미소설 3부작 중 하나이다. 빌라와 분수와 교회로 이루어진 화려한 로마. 향락적이고 세기말적인 로마 귀족, 사교계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소설의 주인공 안드레아는 이탈리아 문학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데카당스한 인물이며, 그가 겪는 연애 사건들을 통해 기존 사회의 공허와 쾌락의 지속이 불러오는 파멸을 그려낸다. 주인공의 야망과 이상, 예술적 취향을 묘사할 때 유미주의는 절정에 이르며, 세련된 분위기 속 깊은 심리 표현은 부도덕한 행위들에 공감하도록 만든다. 1918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시스터 캐리, 시어도어 드라이저 - 문학동네 세계문학
에밀졸라가 꽃피웠던 자연주의는 미국의 시어도어 드라이저에게 와 절정을 이루었다. (여기서 자연주의는 유전·환경결정론 법칙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목로주점』 리뷰에서 설명한 바 있다...) 드라이저의 첫번째 작품인 『시스터 캐리』는 19세기 말 미국의 급속한 산업화를 겪는 도시 빈민층과 이민자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의 성장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출판사들로부터 거절된 원고는 자연주의 작가 프랭크 노리스의 손에 들어갔는데, 다니던 회사 사정이 부재한 틈을 타 날치기 출간(?)을 감행하고 혹평과 비난 세례가 이어진다. 이 사건은 10년간의 절필과 신경쇠약으로 드라이저를 몰고가지만, 오늘날 『시스터 캐리』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이 되었으니 시대의 승리자라 할 것이다.
1월에 출간된 다른 작품들

엄마를 기다릴게, 스와티 아바스티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2월 출간이라... 다음은 책소개 발췌.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로,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또 다른 폭력의 가해자로 성장하는 폭력의 대물림 현상, 학대하는 남성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피해자 여성의 의존적 심리 등 폭력의 끈질긴 고리와 피해 당사자들의 분열적인 심리를 촘촘하게 엮어낸 수작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열여섯 살 소년 제이스는 아버지의 폭력을 대물림한 자신의 운명과 끈질긴 사투를 벌인다. 아버지라는 폭력의 행위자로부터 탈출하는 데 당당히 성공하고, 삶을 바꾸기 위해, 더 나아가서는 누군가를 또 다른 폭력의 피해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이자, 비극을 극복해 나가는 한 인간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까지를 쓰고, 페이퍼 제목에 대한 내용이다. 신간평가단이 되면 즐겁고 재밌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담이 크다. 다른 평가단 분들도 그럴지는 모르겠다. 신간 추천 페이퍼를 작성하면서 맞이하는 기쁨이, 선정도서를 받아 읽고 리뷰를 쓰는 기쁨보다 훨씬 크다. 그 이유는 선정된 도서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네번째 페이퍼이지만, 페이퍼를 쓸 때면 느낌이 온다. 어떤 작품이 선정될지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원하는 책만 추천하게 되는 이유는 이 시기 관심사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고, 페이퍼를 쓰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섯 권을 읽었는데 그중 『카인』만이 내가 원했던 도서였다. 사실은 목록에 올리려던 신간을 구입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다섯권의 추천을 채우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최종도서는 두권으로 집계되니 페이퍼에 다섯권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튼 이번 달엔 『그들』과 『카인』을 읽어야 했는데 하기 싫은 숙제를 먼저 끝내는 마음으로, 책이 도착한 날부터 틈틈이 읽었다. 특히 『그들』 같은 경우에는 주말 내내 읽었다, 덮었다 했는데 원래 이책, 저책 읽지 않지만 중간에 『카인』을 먼저 읽고 와야 했을 정도였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은 참 이상하다. 이보다 더한 내용, 더 폭력적이고 더 날것인 소재와 표현이 넘치는 작품들도 얼마든지 괜찮았는데... 너무 힘든 읽기였다. 엄청난 현실감이 덮치는 것도 아니고, 지루한 것도 아니었고... 아무튼 평가단 도서가 투표로 선정됨을 알고 있지만 리뷰쓰기가 하기 싫은 숙제처럼 느껴지니까 마음이 좋지 않다. 독서에서 이런 스트레스라니...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는 것은 순전히 나를 위해서이다. 처음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한 것부터가 그랬고, 북플을 통해 알라디너들의 글을 접하면서 자극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있다. 하지만 내 글이 과연 나만을 위한 것일까?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글은 어떻게 읽힐까라는 어떤 기대감 없이 글을 쓴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름의 고민을 통해 글을 쓰고는 있다. 한글/워드 파일 한장에서 한장반, 두장이내로 쓰려고 한다. 분량을 정하니 가장 먼저 쳐내야 하는 것은 인용, 발췌문이다. 예전에는 리뷰에 발췌를 녹여내어 쓰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냥 관련된 문장이나, 마음에 오래 남은 표현같은 걸 글에 넣는다. 생략할 때도 있다...
리뷰라고는 하지만 얼개를 짜서 칼같이 작성하는 것도 아니고(가능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기에 그냥 되는대로, 떠오르는대로 쓴다. 모든 페이퍼, 리뷰가 다 그렇다. 그중에서도 최근 글들이 유독 그런데, 이러한 글쓰기의 문제점은 당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글이기 때문일까. 줄거리 요약에 약간의 감상이거나, 뜬구름잡는 표현만 가득하다는 인상이다. 물론 어떤 글들은 괜찮다. (대체로 내 글을 읽으면 이쯤하면 괜찮지와 엄청 구리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책을 읽고 많이 생각하고 나름대로 배경조사도 한 글들은 확실히 다르다. 머릿속 정리된 정보들이 알아서 떠오르니, 같은 분량이라도 보다 압축적이며 따라서 전달하려는 내용이 명확하다. 대충 쓴 글들은 그때 그때 다르다. 명징한 정신에서는 명징한 표현들이, 흐리멍덩한 상태에서는 흐리멍덩한 글이 나온다.
왜 이런 글들이 나올까 생각해보니 생각을 안 하는게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 요즘 나는 생각이 없다. 생각이 없어!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적들을 찾아 읽고 음악만 주구장창 들어서일까? 음악감상 중에도 나름 생각은 하는데... 그냥 과부하인가보다. 왜냐면 이 글을 쓰면서 힘이 빠졌기 때문에... 문제를 인식하면 뭐하나 고칠 생각은 않고ㅜㅜ... 이렇게 페이퍼를 또 얼렁뚱땅 마무리하게 된다. 진짜 내겐 문제가 있다... 근데 신간 추천 페이퍼에 이런 글을 써도 되나? 뭐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