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싸구려 길을 걷는다.
싸구려의 시간들.
싸구려의 고통들.
싸구려의 날씨들.
하늘도 무척 싸구려스럽다.
사람이 싸구려다.
싸게 먹히도록 오로지 저렴한 시대.
아무리 명품이랍시고
떠들어대도 명품을 만든 사람들이
어지간한 싸구려 품삯.
싸게 만들어 비싸게 팔아먹는
이 싸구려 악마들이 만든
싸구려 시대.
자. 쌉니다. 싸요.
거의 거저다시피 싸요.
싸니까 싸게 사주세요라는
싸구려 시장에서 값싸게 외치는 상인의
악다구니들.
싸구려로 태어나 싸구려만 찾다가
싸구려로 화장당해도 싼 싸구려 인생사.
품격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싸구려들.
싼티나 팍팍 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이미 싸게 먹힌 공기를 마신 것부터가
싸구려 였으니까.
하기야 얼척없는 이 싸구려의 본능.
비(非)싸게 나온 적이 없는
싸구려의 고품격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