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나무'
낯선 이름의 나무다. 관방제림의 나무들 중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가 이 푸조나무다. 굵은 등치에 키도 하늘에 닿을만큼 크다. 여름은 그늘의 품이 넉넉하여 가까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쉼의 시간을 허락한다. 나무의 온도가 차갑지 않다.


제법 여러번 그 품에 들었지만 꽃도 잎에도 주목하지 못하다 이렇게 열매로 눈맞춤 한다. 5월경에 연한 초록색으로 피는 꽃은수꽃은 가지의 아래쪽에, 암꽃은 위쪽에 따로따로 한 그루에 핀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팽나무 열매를 닮았다 싶었는데 그보다 훨씬 굵고 물렁물렁한 육질이 씨를 둘러싸고 있어 구분이 된다. 팽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 개팽나무, 지방에 따라서는 곰병나무란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키가 크고 오랫동안 살아갈 나무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판근이라고 하는 뿌리가 그것이다. 뿌리목 근처에 마치 두꺼운 판자를 옆으로 세워둔 것 같은 독특한 뿌리를 만들어 스스로를 지탱한다는 것이다.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처럼 수 백년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제를 쌓고 나무를 심어 백성의 삶을 지키려던 선조들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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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7-12-23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아름드리 나무 아래 기웃 거리다 보면 이렇게 돌출된 뿌리를 간혹 보게 되는데, ‘판근‘ 이라....독특하게 뿌리를 지탱한다는 무진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니 역시, 수명이 긴 나무 답네요. 이름이 무척 생소해요.

무진無盡 2017-12-23 22:35   좋아요 1 | URL
처음으로 자세하게 확인하는 나무였습니다. 관방제림이 1648년(인조 26)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그때부터 아주 유용하게 쓰인 나무인듯 하지만 이름이 전하는 낯선 느낌에서 저 역시 생소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