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미술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을 보는 주인공은 나다

인간은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예술적 감흥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자 한다. 그렇게 표현된 형태가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품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예술적 감흥을 나타내는 것은 쉽지 않다. 가득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일상생활에서 표현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만이 누리는 혜택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일반사람들은 취미활동이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 그림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어 그림을 배우는 것이나 그림과 관련된 책을 통해 그림감상을 하는 것들이 바로 그러한 열정의 반영이라고 본다. 이처럼 그림을 통해 예술적 경험을 하거나 다른 세상을 보는 것으로 간접적이나마 경험하고자 하는 흐름은 사람들이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경향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읽어주는 책으로 주목받는 저자 이주헌의 새로운 책을 만난다.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는 부제를 단 ‘역사 미술관’은 그림을 통해 역사를 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근본적인 내면을 들려다보는 책이다. 그림의 소재가 되었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등을 찾아내고 당시 시대적 배경을 비롯하여 보다 깊은 그림읽기가 될 수 있도록 자세한 해설을 곁들이고 있는 것이다.

 

‘역사 미술관’의 주무대는 서양미술이다. 저자가 서양화에 주목하는 것은 서양미술이 인물화나 역사화를 중시하여 많은 작품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것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하지만, 저자는 역사를 전공한 학자가 아니기에 전문적인 역사를 해석하는 것보다는 화가가 그림 속에 담고자 했던 것을 그림을 통해 읽어내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시각에 중점을 둔다고 했다.

 

저자는 이러한 시각에 의해 선택되고 분류된 것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누고 그 속에 다시 열여덟 가지 소분류로 하여 책을 엮었다. 이렇게 분류된 그림들은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왕이나 군주들의 초상화와 관련된 인물화를 중심으로 하는 것과 남성중심의 역사 속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빛냈던 여성,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았거나 역사의 흐름상 불가피했던 인간의 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인간이 이성과 정신의 영역에서 어떻게 변화, 성장, 진보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사실 역사화는 순수한 역사의 기록이 아니다. 역사화의 장르적 특질은 역사의 기록보다는 서사시에 가깝다. 서사시에는 영웅주의적인 시선과 장엄한 내러티브, 풍부하고 비약적인 상상이 깔려 있다. 역사화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서문에 밝힌 역사화에 대한 시각이다. 그렇기에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가는 시각도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당시 시대상황을 파악한다. 그렇기에 그림이 역사적 사실과 어긋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림을 예술 자체로도 해석하지만 역사를 읽어가는 하나의 도구로 해석하여 그림읽기를 통해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꾀한다. 또한 저자는 '한눈에 읽는 역사'라는 부분을 통해 당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이는 그림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다루는 인물과 사건의 앞뒤 흐름을 파악하며 맥락을 놓치지 않고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상은 순간적 판단에서 시작된다. 시작이 반이라고, 눈으로 보아 순간 일어나는 감정이 핵심 요소다.’ 이는 그림감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대표하는 말이다. 그림을 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처럼 그림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멀게 만들었던 편견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말이다. 그림을 보는 사람의 중심이 되어 자신이 느끼는 바를 솔직히 느끼면 우선 그림을 감상하는 자세될 것이다. 저자가 읽어주는 그림이야기를 통해 그림이 주는 감성적인 측면과 더불어 역사 속으로 나들이하는 기분 좋은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