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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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의 소소한 일, 그저 타인의 사연과 아픔으로 맞닥뜨렸던 그런 일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온다면, 아니다.

그렇게 나는 제외된 존재로 뒤로 남아 있으리라 여겨졌던 그런 일이

사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삶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시작된 연민과 슬픔, 고독과 외로움이 늘 도사리고 있다.

거기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사랑도 함께 맺어져 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의 관점을 공유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해 여름 갑자기> 이 책은 말기 유방암 환자의 삶을 그려낸 책이다.

너무나 극닥전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말기(末期)란 정해진 기간이나 일의 끝이 되는 때와 시기를 말한다.

삶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생을 표현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더욱 많은 것을 내포한다.

 

우리의 성(性)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말한다.

여성과 남성이 가지는 성에 대한 인식과 성(性)인식의 출발점이 한 인간을

사랑할 자격이 주어지는 대상으로 구분 지어지는 하나의 잣대가 되어버린 현실도 보여준다.

 

 



 

모든 일은 그 해 여름 갑자기 일어났다.

 

「크리스마스를 겨우 이틀 앞둔 날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한다는

  '선고'를 받은 여자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그것도 한쪽이 아닌 양쪽 모두를.

  왜 하필 그런 운명의 여자가 자신이란 말인가.」p.17

 

이 책은 말기 유방암 환자의 개인적 삶뿐만 아니라, 그녀가 제2의 삶을 위해 선택한

낯선 안식처에서 주변 인물과의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는 역경을 보여준다.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치료요법과 자연치료법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는 모습에서

현재 암환자의 말 못 할 고통을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 의료계의 숨은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도 적지 않아서 이따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책의 중간마다 다양한 의학 서적을 간접적으로 소개해주기도 해서

그저 장편소설 한 편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책을 통해 새로운 책을 알게 되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 해 여름 갑자기>는 사랑, 연민, 시기, 질투, 죽음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말기 유방암 환자가 어떻게 자신의 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느냐를 보여준다는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를 추적하고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전개를 보면서 추리소설이라는 느낌도 강했다.

말기 유방암 환자의 삶에 극적인 요소를 더하여 그녀의 삶에 큰 연민과 애착이 가도록

굴곡진 영향을 많이 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아픔을 딛고 성장한 만큼 강한 정신력으로 새로운 삶을 찾고,

그와 함께 사랑하는 남자를 만난 그녀의 삶을 통해 여성성에 대하여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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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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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어린이 5만 명. 다음은 누구 차례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낯선 사람이 과자를 사준다고 받지 마라,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피해라,

낯선 사람을 절대 따라가지 마라,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했을 말이다.

또는 계속 아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낯선 사람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어른의 상식을 거쳐 정리된 '낯선 사람'이란 단어는 지극히 어른 위주의 말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낯선 사람'의 명확한 기준점을 모른다. 누가 어떻게 해야 낯선 사람에 해당하는지 말이다.

 



 

<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에서

방영된 방송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아동 성범죄와 유괴를

세계적인 다양한 관점으로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러 나라의 범죄예방책과 대안을 검토, 비교하며 각 나라와 사회단체 그리고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아동범죄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크게 네 가지 주제를 제시하며 안일하게 대처했던 우리의 마음과 태도를 지적한다.

 

PART 1. 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을 따라가는가?

PART 2. 아이의 자존감은 안전의 디딤돌

PART 3.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PART 4. 작은 관점의 차이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

 



 

우선 '낯선 사람'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간다.

다큐프라임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에서는 부모의 동의하에 하나의 실험을 했다.

평소 안전교육을 받은 아동을 대상으로 낯선 사람의 접근에 과연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말이다.

차 안에서 상황을 지켜본 부모들은 깜짝 놀라고 만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낯선 이의 차에 타고 쉽게 호의를 베풀며,

어떠한 경계심도 갖지 않는 아이를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아이들과 한국의 아이들이 '낯선 사람'이라 생각하는 얼굴을 그린 그림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폭력과 음란매체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형식적으로 자리 잡은 낯선 이의 모습은 참으로 씁쓸했다.

 



 

이 책에서는 성범죄자의 특징과 그에 따른 대처방안도 알려주고 있다.

연령대에 맞는 예방교육법, 아동실종 시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비롯하여

각 지역에 있는 아동 성폭력 담당 기관도 소개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아동 성범죄자의 가벼운 형량에

대하여 실질적인 피해사례를 제시하며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아동 성폭력 범죄를 다룬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서 해마다 증가하는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며, 이것이 비단 피해자의 사적인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손을 잡고 모든 아이를 지켜야 됨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1981년 플로리다의 시어스 백화점에서 여섯 살 소년 아담 월시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코드 아담'이 만들어졌다.

 

「코드 아담'이란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아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그 즉시 매장의 셔터를 내리고 전 직원이 아동 찾기에 나서도록 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다.」p.248

 

우리나라에도 대표적인 쇼핑몰인 '이마트'가 '옐로 알람'이라는 대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가 실종되었을 때 출입문마다 감시요원을 배치하여 밖으로 나가는 쇼핑객을 살피고,

 매장 내에서 직원이 아이를 찾아다니는 시스템이다. 마트의 셔터를 모두 차단하지 않는 게

'코드 아담'과의 큰 차이점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진정한 예방책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중간생략)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정, 부모의 이혼, 어린 시절에 당한 폭력,

  겉도는 학교 교육 등이 총체적으로 이들을 범죄자로 키웠다.」p.205

 

<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꼭 읽어 봐야 한다.

내 아이만 무사하면 괜찮다는 방관자적 태도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아이를

내 아이처럼 바라보고 지켜줘야 할 것이다.

 

「미국은 아이를 혼자 학교에 보내거나 혼자 놀게 하는 행위도

  아동방임의 범주에 넣고 학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p.274

 

비록 아동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아동의 사례를 계기로 다양한 법안이 마련되었지만,

그 법안만 믿고 있을 순 없다고 본다. 이 책을 통해서 일명 '사이코패스'라 불리는 자,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자, 소아기호증 범죄자에 이르는 각종 범죄자의 유형을 보면서

그들이 자라온 가정환경과 부모의 양육태도를 간접적으로 느낌으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에 앞서 성범죄자의 재발을

막는 예방책도 강력히 마련해야 하겠노라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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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초대 - 완전한 믿음으로 이끄는 삶
이종철 지음 / 다음생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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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것이 우리의 삶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그것을 지키겠노라

늘 다짐을 하지만 얄팍한 이기심이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괴롭힌다.

굴곡 많고 사연 많은 삶이 마지막에 가장 화려한 빛을 발하노라 여기며 우리는  

오늘을 살고 또 살아간다.

마음이라도 이렇게 간절할진대 그 무엇이 우리의 앞을 막으리오. 생각이라는 것,

우리는 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생각한다.

 

 

무엇을 그토록 간절히 갈망하고 있는가?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거칠고 투박한 삶에 윤택한 기름을 골고루 나눠 줄 믿음의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진짜 믿음이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믿음이라 말하고 싶다.

 

 



 

<뜻밖의 초대>가 우리를 믿음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이종철은 한신교회에서 7년간 전임사역을 했으며

2010년 현재 빛과생명교회 담임목사, CBMC 인천 계산지회 지도목사로 활동중이다.

직접 저술한 책으로 《아이의 달란트를 100배 꽃 피우는 믿는 부모》 

《하나님이 찾으시는 기도》가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기록한 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에는  

총 41개 유형의 비유가 있는데,

그 중 요한복음의 비유 한 개를 포함하여 예수의 깨달음과 진리를 알리되,

다시 24개의 주제로 나누어 <뜻밖의 초대>에 담았다.

 

 



 

 

이 책에 수록된 각 복음서의 내용은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우리는 단지 말씀을 붙잡고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말씀은 그 생명력 덕에 저절로 자라게 되어 있다.

우리는 땅이다. 씨앗을 움트게 하고 자라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다.」p.48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에 기록된 이야기를 토대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면서 저자가 익히 전해 들은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같이 들려주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맹목적으로 종교에 헌신하라, 우리를 믿어 라는 등 선입견에 치우쳐 한쪽만 바라보고  

이루어진 책이 아니다.

넓은 의미로 인정하고 해석하고 그 모습 그대로 느끼면 되는 책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대단하고 위대한 일을 하라고 말씀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는 착한 마음을 갖기를 원하실 뿐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만 않으면 된다.」p.93

 



 

아름다운 초대장과 같은 책이다.

사실 최근에 마음이 무겁고 힘든 일이 있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크고  

작은 어려움이 나를 짓눌렀는데,

이 책을 읽고 속에 품어둔 응어리를 말끔히 토해냈다.

제아무리 가치로운 보배일지라도 그것을 알아줄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보배가 될 수 없다.

<뜻밖의 초대>의 아름다움을 많은 이가 발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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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
장지엔펑 지음, 정우석 옮김 / 아라크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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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보따리를 한 아름 선물 받았다. 꽁꽁 묶어둔 매듭을 푸는 동안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좋고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일지라도

우리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때론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세상의 이야기, 사랑과 우정, 성공과 실패, 행복과 슬픔을

모두 토해내는 이야기보따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의 저자 장지엔펑은 중국의 시사평론가이다.

1991년에 베이징 대학교 졸업 후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면서 기자, 편집자 등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이 책은 중국, 대만, 홍콩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두 차례에 걸쳐 도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무슨 일로 바쁘십니까?》가 있다. 이 책은 여러 기업체의 연수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 책은 짧은 단편집과 같다. 총 111가지 사연을 담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익히 들어온 유명한 일화도 있고 빌 게이츠, 윈스턴 처칠과 같은 역사적 인물의 유년기 시절 이야기도 있다.

책에 실린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저술한 내용은 아니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나

처세에 관하여 교훈을 담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모으고 모은 것이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내용이나 교훈을

하단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놓으면서 계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서 나오는 인상적인 글귀를 몇 자 적어봄으로써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를

어렴풋이나마 연상해보았으면 한다.

 

 

책에 <형편없는 닭>이라는 글이 나온다. 전도사의 언행에 불신을 가지고 미워하는 양계장 주인이 있었다.

어느 날 전도사는 양계장에 닭을 사러 왔다.

평소 안 좋은 감정이 있었던 양계장 주인은 가장 볼품없는 닭을 전도사에게 팔아버린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생긴다.

전도사는 닭을 수도원으로 가져가 키우면서 많은 사람에게 닭을 사들인

양계장을 선전하겠노라 말하는 것!

그제야 양계장 주인은 자신의 경솔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이야기가 말하는 교훈은 이렇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한 편만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도 다른 사람을 그렇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부분과 전체를 동일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음을 넓게 가져야 다양한 시각이 생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전체를 보도록 노력하라.」p.256

 

인생을 살다 보면 지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진정 현명한 지혜가 있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

그것은 자신이 지닌 능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짧은 단편이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진정 주옥과도 같은 글이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데 보다 현명한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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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7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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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설과는 달리 추리 소설은 독자의 두뇌를 2배, 3배 자극한다.

중간에 머뭇거리거나 되도록 멈추지 않고 읽어야 진정한 추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잠시도 쉬어서는 안 된다.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하면 할수록 더더욱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그들의 알리바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매운맛도 느낄 수 있다.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의 저자 와카타케 나나미는 1963년 일본 도쿄 태생으로

 대학시절 미스터리 클럽에 소속되어 '기치 미하루'라는 필명으로 소겐추리문고의 부록책자

『좀의수첩』에서 「여대생은 수다쟁이」라는 신간소개 칼럽을 집필, 1991년 연작단편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여름의 끝》《스크램블》

《화천풍신》《넵튠의 만찬》등 다수가 있다.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이 책은 가공의 도시 '하자키'를 배경으로  

그곳에 매그놀리아라는 빌라에서

사건이 시작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적인 드문 곳에 위치한 빌라 매그놀리아는 한적한 바닷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빌라는 1호부터 10호까지 총 10가구가 있는데,

그중에 3호는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다.

그런데 3호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것도 얼굴과 지문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뭉개져 버린 채…….

 

 

「누군지는 몰라도 알아차린 거다.

  내가 있는 장소, 나의 과거, 누군가와 의논을 해야 해.

  우선은 이 꺼림칙한 편지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서.」p.121

 

책의 맨 앞장에는 빌라 매그놀리아의 약도를 그림으로 표시해놨고,

그 옆에는 등장인물의 소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사건을 맡은 하자키 경찰서의 형사반장 고마지와 신참형사 히토쓰바시는 빌라 거주자를 돌아가면서

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캐묻는다.

하지만, 그 어떤 단서도 보이지 않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좀 복잡했다.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일은 없겠지만,

사실 나는 모든 빌라 입주자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그들이 인적이 드문 외딴 빌라에 밀집하여 서로가 입을 닫고 하나의 사건을 저질러도

그를 밝혀낼 자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읽으면서 중간마다 책의 앞장을 넘겨보고 일쑤였다.

역시 추리소설을 우습게 보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살인이라는 거,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타이밍이 잘 맞으면,

  좀 이상한 말이지만, 최악의 상태에서라면 말이야."」p.364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 있다.

과연 그 반전을 예측하는 독자가 몇 명이나 될까!

그게 추리소설의 묘미다. 결말이 뻔하면 시시하고 재미없는 게 사실이니까!

근데 뻔한 결말이라 여겨지는데,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듯한 기분이 든다.

왜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누가 살인을 저질렀고, 누가 살해를 당했는지,

그리고 집요하게 사건을 풀어나가는 두 경찰관과 빌라 매그놀리아 입주자들의

치밀한 두뇌싸움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사건 현상에 구경하러 간 입장이 된 것처럼 그렇게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톡 쏘는 맛의 추리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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