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 시대 -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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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에서 알 수 있는 듯이 세계적인 종교학자인 카렌 암스트롱의 야심작이다.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말한 차축 시대는 대략 BC500년경 서양과 동양의 정신적 비상 또는 사상의 폭발을 뜻하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BC900년부터 BC200년까지의 주요종교와 철학이 탄생하여 꽃피운 시기를 축의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시기구분의 장단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두 개념은 굳이 나눌 필요 없는 비슷한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노자,공자,묵자),인도(우파니샤드,자이나교, 싯다르타의 출현), 이스라엘(엘리야,예레미아,이시야),그리스(소포클레스,소크라테스,플라톤).

 

 서로 교류가 없던 이 네 지역에서 어떻게 비슷한 시기에 그토록 놀라운 사유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특히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한 그리스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와 중국 제자백가 시대 혜자의 "태어나는 것은 죽는 것이다. 모든 것은 흐르며, 따라서 어떤 피조물의 생명이든 존재하는 첫 순간부터 이미 부패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의 유사성은 매우 흥미롭다. 카렌 암스트롱의 동

 

서양 역사,철학,종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지식의 방대함에 경의를 표하게 되는 데, 이를 통해 저자는 축의시대 라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정에서 공동체의식이 개인 자아발견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시대임을 논증하고 있다. (유대교, 조로아스터교 등 종교분야 및 헬레니즘, 인도 철학사상 등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꼼꼼히 정독하기는 무척 어려웠음을 이실직고한다.)

 

한편, 이 책에서 지은이의 결론은 무엇인가? "축의 시대는 영적 천재들의 시대였다.축의 시대에는 인류가 사회적,심리적 도약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전망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사람들은 각 사람이 유일무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집단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체 정신을 장려했던 예전의 부족윤리는 새로운 개인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런 이유때문에 축의 시대 영성의 아주 많은 부분이 자기의 발견에 몰입했던 것이다."(670,671쪽)라는 진술을 거쳐 "내가 만일 나의 개별적 자아를 절대적 가치로 만들어버리면, 인간사회는 유지가 불가능해지므로 우리는 모두 서로 양보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과제는 이런 통찰을 발전시켜, 여기에 전 지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671,672쪽)

 

결국 축의 시대 영적 천재들이 주장했던 사랑과 관심,자비의 정신을 찾아야 한다는 말인데 국가이익 우선주의,종교갈등,민족분쟁이 횡행한 현시대에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힘을 얻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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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역설 - 폭력으로 평화를 일군 1만 년의 역사
이언 모리스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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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오히려 인류의 평화를 가져왔다는 역설.석기시대동안의 폭력으로 열명중 한두명이 사망했지만,기원전 1만년이후부터 인간들이 치러온 전쟁으로 이제는 사망할 확률이 100분의1로 줄어들었다는 주장. 정말 불편한 진실이다!

 

저명한 역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저자 이언모리스교수는 전쟁은 더 크고 강력한 조직을 만들고, 이를 통해 탄생한 국가권력은 내부의 폭력을 억제시키며 오히려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어 안전한 세상속에서 인류는 부를 창출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를 펴기 위해 이 책에서 인용되거나 서술된 수많은 인류학자, 정치철학자, 경제학자들의 저술과 말, ·서양의 자료 등은 저자의 박학다식에 대한 경탄과 함께 이 책이 얼마나 공들이고 노력해서 탄생한 저작인지 알게 한다.)   

즉 전쟁은 국가를 만들고, 국가는 평화를 만든다는 것인데,이는 홉스의 '리바이어던' 에서 인류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상태에서 이러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계약론을 통해 정부를 만든다는 정치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진화론적 시각에서보면  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차악'을 선택한 인류의 합리적 결정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저자의 인간관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다'는 입장에서 성악설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며, 원시시대이후 냉혹한 생존경쟁을 거쳐 현대의1,2차대전,한국전쟁,베트남전쟁,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쟁을 통한 국제질서 재편과정을 보면 일응 타당하다.)

 

저자 이언 모리스교수는 "로마가 영토확장 전쟁을 통해 제국을 이루고,그 덕분에 전세계 모든지역의 소통이 가능해지고,삶의 질이 좋아졌다.이 모든게 무역덕분에,또 평화가 가져다 준 행복 덕분에 가능했다"는 로마의 지리학자 플리니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러한 주장을 강조한다.

기원전 1000년이 지나고 나서는 로마나 중국,인도같은 거대한 제국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부유했던 같다(117쪽) 그러나,저자가 주장하듯이 위도상 운좋은 지역(인간이 먹을수 있는식물,동물을 경작,사육할수 있는 환경에 위치한 지역으로 제래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균,쇠에서 차용된 개념)에서 일어난 전쟁이 과연 "생산적"인 것인가?

 

 우리의 도덕관념이나 정의감각에 비춰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저자의 착상에 대한 기발함은 인정하지만,그리고 저자가 바라는 바도 아닐 것이지만) 설사, 역사적 통계나 인류의 생존과정이 그렇다고해서,또는 생산적인 전쟁이라 하더라도

 현대 문명사회에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전쟁을 옹호할 수는 없지않는가?

지금은 일촉즉발, 한반도의 위기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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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iKim 2018-04-05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네요, 근데 이 책 저자의 주장인˝ 영토확장과 전쟁을 통해 세계모든 지역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논리는 왠지 제국주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인류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라 하지만 저런 논리는 과거 일제의 대동아공영권 논리와 일맥상통 한듯 하네요. 무튼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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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말랑말랑하고,끈적끈적한 연애소설인줄 알았다.호기심 많은 15살 어린남학생과 36살의 육감적인 유부녀(아줌마)의 불장난.. 차탈레 부인의 사랑이나 개인교수 같은...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간염에 걸린 소년(미하엘)이 전차 개표원으로 근무하던 그녀(한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소년은 그녀를 만나면  책 읽어 주고, 샤워하고,사랑을 나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라진 그녀...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건 법과대학생이 된 소년이 세미나를 위해 가게된 법정에서이다.소설은 여기서 부터 갑자기 2차대전후의 전범재판 상황으로 확 바뀌어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분위기(악의 평범성)로 당황하게 만들더니, 후반부 여주인공이 18년간의 감옥생활(이때까지 소년은 성장하고, 결혼하였다가 이혼하였는데 그녀를 위해 책을 읽어 카세트 테입에 녹음해 보낸다) 이후 출옥을 앞두고 그녀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결말부분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여주인공 한나의 자살... 유서에 있는 내용대로 남주인공 미하엘은 2차대전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여성을 찾아가 그녀가 남긴 돈을 전달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발음도 어려운 베른하르트 슐링크로 독일의 법학교수이자 헌법재판관이라고 한다(처음에는 이런 점잖은 양반이? 하다가 결국 그럼 그렇지..)강제수용소에서의 유대인 죽음과 관련해된 여주인공인 한나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 죄로 본인도 유죄라는 논리(아버지같은 전쟁세대에 대한 전후세대의 입장인듯 하다), 그리고 명령과 그에따른 복종이라는 그 당시의 상황논리(더군다나 여주인공은 문맹이었다!)로 변호하면서, 마지막에선 여주인공의 충격적 결말을 통해 2차대전시 강제수용소에서의 만행에 대해 독일인의 사과를 받아주기를 원하고 있는듯 하다.(1970년 서독수상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 방문시 전쟁희생자비앞에서 무릎꿇고 울던 모습이 떠오른다.)

 

초반의 말랑말랑한 연애장면 등에 힘입어 유명배우를 캐스팅한 상업영화로도 개봉된 모양이지만 영화를 보지 않아서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모르겠다.어찌됐든, 2차대전당시 아우슈비츠 등 강제수용소에서 억울하게 죽은 수백만명(600만명이라던가?)의 목숨에 대해 이런 방식의 사과로는 어림없다는 생각이다. 저자도 아직까진 용서받을 때가 아니라는 듯 소설에서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여인은 여주인공이 전달해 달라던 돈을 받지 않는다. (하긴 일본은 과거를 극복하기 위한 이런방식의 사과표명조차도 여전히 하지 않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한가지를 사족으로 덧붙인다면 "향수"를 쓴  쥐스킨트 처럼 독일남자들은 왜 이리 냄새에,특히 여인의 체취에 민감하고 환장하는지...궁금하다.(내가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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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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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한 고발..문재인 정부에서 일제고사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그동안 수많은 교육개혁시도가 다 실패했는데, 과연 이번엔 우리 일부 아줌마들의 허영심을 잠재울수 있을까?( 오해하지 말지어다! 남편의 경제력에 기댄,가식과 허위의식에 가득찬 일부 아줌마들을 말한다.)안타깝다.교육개혁! 꼭 이뤄야 하는데.. 학벌중시 사회분위기도 이번기회에 획기적으로 뒤 바뀌길.. 대학 통폐합과 더불어 대학서열화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일부 유명대학출신들의 반대가 극심할 것이다. 역사와 전통 운운하겠지..ㅎ) 

그런데,이 책은  솔직히 ˝계몽소설도 소설이다.˝ 작가의 교육관에 대한 ˝주입식 소설이다˝라는 느낌은 어쩔수 없다. 30년대 심훈의 '상록수' 같은.....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 책에서 학벌위주의 우리사회를 비난하면서 굳이 조작가의 중학교부터 대학교학력까지 적은 이유는 뭘까?당시 광주서중이 알아주는 명문이어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이번 기회에 최소한 시나 소설을 비롯한 문학작품 서적에는 저자의 학력사항을 적는 출판풍토가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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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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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북한사투리의 구사, 중국과 영국을 넘나 들며 펼쳐지는 바리의 인생역정...

황석영이 우리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임을 증명하는 역작이다.

그의 녹슬지 않은 필력과 마르지 않는 상상력에 경탄할 수 밖에 없다.

김일성 사후 고난의 행군과정과 탈북자들의 중국에서의 삶, 그리고 영국으로서의 고통스런 이주..

이런 드라마틱한 삶을 생생한 현실감과 환상적 묘사를 절묘히 배합하여

우리 한민족의 지난한 역사에 대해 메타포를 던진듯 하다.

주인공 바리가 찾고자 한 생명수는 희망.. 그 희망 한 모금일것이다. 희망이 없는 삶은

이미 죽은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보편성이란 것도 민족문학의 진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바리데기 신화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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