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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역설 - 폭력으로 평화를 일군 1만 년의 역사
이언 모리스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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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쟁이 오히려 인류의 평화를 가져왔다는 역설.석기시대동안의 폭력으로 열명중 한두명이 사망했지만,기원전 1만년이후부터 인간들이 치러온 전쟁으로 이제는 사망할 확률이 100분의1로 줄어들었다는 주장. 정말 불편한 진실이다!
저명한 역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저자 이언모리스교수는 전쟁은 더 크고 강력한 조직을 만들고, 이를 통해 탄생한 국가권력은 내부의 폭력을 억제시키며 오히려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어 안전한 세상속에서 인류는 부를 창출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를 펴기 위해 이 책에서 인용되거나 서술된 수많은 인류학자, 정치철학자, 경제학자들의 저술과 말, 동·서양의 자료 등은 저자의 박학다식에 대한 경탄과 함께 이 책이 얼마나 공들이고 노력해서 탄생한 저작인지 알게 한다.)
즉 전쟁은 국가를 만들고, 국가는 평화를 만든다는 것인데,이는 홉스의 '리바이어던' 에서 인류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상태에서 이러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계약론을 통해 정부를 만든다는 정치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진화론적 시각에서보면 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차악'을 선택한 인류의 합리적 결정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저자의 인간관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다'는 입장에서 성악설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며, 원시시대이후 냉혹한 생존경쟁을 거쳐 현대의1,2차대전,한국전쟁,베트남전쟁,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쟁을 통한 국제질서 재편과정을 보면 일응 타당하다.)
저자 이언 모리스교수는 "로마가 영토확장 전쟁을 통해 제국을 이루고,그 덕분에 전세계 모든지역의 소통이 가능해지고,삶의 질이 좋아졌다.이 모든게 무역덕분에,또 평화가 가져다 준 행복 덕분에 가능했다"는 로마의 지리학자 플리니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러한 주장을 강조한다.
기원전 1000년이 지나고 나서는 로마나 중국,인도같은 거대한 제국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부유했던 같다(117쪽) 그러나,저자가 주장하듯이 위도상 운좋은 지역(인간이 먹을수 있는식물,동물을 경작,사육할수 있는 환경에 위치한 지역으로 제래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균,쇠에서 차용된 개념)에서 일어난 전쟁이 과연 "생산적"인 것인가?
우리의 도덕관념이나 정의감각에 비춰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저자의 착상에 대한 기발함은 인정하지만,그리고 저자가 바라는 바도 아닐 것이지만) 설사, 역사적 통계나 인류의 생존과정이 그렇다고해서,또는 생산적인 전쟁이라 하더라도
현대 문명사회에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전쟁을 옹호할 수는 없지않는가?
지금은 일촉즉발, 한반도의 위기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