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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4월호는 일단 표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표지 외에도 세게적으로 히트를 친 영화 <기생충> 에서 다송이의 자화상으로 나온 그림들을 그리신 래퍼 겸 화가 정재훈 님의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샘터 예전 호들을 보면 '나이 드신 분들이 보는 잡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연 제 또래가 여기에 관심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지우기 힘들었는데, 그런 느낌을 많이 불식시켜 준 주제입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기생충>과 예술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였은 좋은 기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글을 기고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이어서 제 나이대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글들도 꽤 있었습니다. 특히 '독자들이 보내온 샘터의 추억' 파트가 그랬어요. 샘터사에서 생각하는 방향에 너무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젊은 세대가 많이 공감하는 환경 문제, 성차별,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도 같이 다루거나 10대-20대 독자를 대상으로 원고 공모전을 여는 것 같은 방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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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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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지속 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의 저자 신예희 님이 쓴 <반백수에게 씌워진 누명>에 많이 공감했어요. 제가 프리랜서인 것은 아니지만 요즘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있어서 "내게 맞는 일과 휴식의 적정 비율을 모르겠다면 자신과의 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와닿았습니다. 다른 글들도 딱딱하지 않게 술술 읽혔고요. 야구에 대한 코너는 야구를 하나도 몰라서 그냥 넘어갔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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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키우는 고양이 - 유튜버 haha ha와 공생하는 고양이, 길막이의 자서전
하하하(haha ha) 원작, 길막이와 삼색이 감수 / 다독임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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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고양이 관련 책에 관심이 갑니다. 당연히 저와 가족들이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을 키우는 고양이' 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고양이는 도도하고 자존심이 세서 반려인을 주인이 아닌 집사로 인식한다는데, 제목이 그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이 책은 양어장에 살게 된 전직 길고양이 길막이의 자서전입니다. 물론 길막이가 직접 쓴 건 아니고 양어장 주인이기도 한 유튜버 haha ha 님이 길막이에게 붕어와 잉어를 '조공' 해 가면서 쓰셨다고 합니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고양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입니다. 저희 집 고양이인 소원이가 저에게 와서 야옹거리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항상알고 싶었어요. 소원이 입장에서는 분명히 뭔가 말하고 있겠지만 제 귀에는 뭐라고 해도 똑같은 '야옹야옹그릉그르릉' 으로 들리니까 소원이가 어떤 마음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어요. 그런데 길막이의 입장에서 서술된 <인간을 키우는 고양이>를 읽으니까 사람이 하는 생각과 고양이가 하는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은 고양이를 예뻐해서 먹이를 준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인간이 자신에게 먹이를 조공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사람인 haha ha 님의 시각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서술이기는 하겠지만, 책 속에서 길막이는 haha ha 님이 어떻게 그 많은 물고기를 구해서 자신에게 '조공'하는 건지 어리둥절해하더라고요. 길막이의 말을 빌리자면 '민첩하지도 않고 날카로운 발톱도 없고 움직임도 둔하고 쓸데없이 몸집만 큰' 인간이 자신보다 많은 물고기를 저장해두고 산다니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길막이는 '자신을 위해 수고하는 인간'에게 피가 뚝뚝 흐르는 쥐를 잡아다 줍니다. haha ha 님은 당연히 놀라자빠지죠. 그런데 길막이는 고마워서 그렇게 반응한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합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웃기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사람인 제가 보는 세상과 고양이가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저희 집 고양이 소원이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뜻이죠. 제가 소원이랑 뭔가를 할 때 소원이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들을 아끼고 존중하는 haha ha 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가까이 관찰하기도 어렵고, 마음을 알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을 키우는 고양이>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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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기자 상담실 -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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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비교적 무거운 책만 소개한 것 같은데 오늘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일본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의 기자들이 쓴 <어린이 기자 상담실>입니다.

어른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면 어린이 기자들이 해결책을 이야기해 주는 내용인데요, '어른의 사정'에 물들지 않은 어린이만이 던질 수 있는 돌직구와 솔직한 해결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SNS가 너무 재미있어서 끊을 수가 없어요.


A: 우리에게는 '게임은 하루 두 시간', '유튜브 시청은 숙제를 마친 뒤에' 같은 규칙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른들도 SNS를 하는 시간을 정해 두면 돼요! SNS는 기본적으로 근사하게 사는 척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부러워!' 같은 말을 듣기 위한 쓸데없는 거니까, 휘둘리면 인생의 낭비예요! 94-95p


만약 어른에게 물어봤다면 이렇게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었을까요? 중고등학생,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눈치를 보느라 본심을 그대로 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우리는 본심을 그대로 말하면 안 되는 분위기에서 살고 있고, 이 책이 나온 일본은 본심을 숨기라는 압력이 더 심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을 여과 없이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어린이 기자의 대답이 솔직하고 통쾌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유치원생, 초등학생 때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에 껴서 저만의 해결책을 말한 적이 꽤 있었는데요, 아마 저를 보는 어른들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네요.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제 취향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린이 기자들의 사이다 같은 대답을 읽다 보니 술술 넘어가서 놀랐습니다. 일상생활의 고민에 대해서 독특한 대답을 듣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잘 넘어가는 책이라서 무거운 책에 지치신 분들이 읽으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읽기 #책 #샘터 #어린이기자상담실 #책추천 #재밌는책 #유머 #돌직구


어른들도 SNS를 하는 시간을 정해 두면 돼요! SNS는 기본적으로 근사하게 사는 척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부러워!‘ 같은 말을 듣기 위한 쓸데없는 거니까, 휘둘리면 인생의 낭비예요!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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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이코노미스트 세계경제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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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 세계경제대전망(원제 The World in 2020)>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매년 발간하는 시리즈물 중 최신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이 이코노미스트지와 독점계약을 맺고 한국어판을 만든다. 나는 영국 대학 입시 때문에 이코노미스트지를 구독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인의 관점 밖에서 세계 이슈를 볼 수 있어서 만족한다. 자연스럽게 <2020 세계경제대전망> 단행본에도 손이 갔다.

 

이 책은 정치, 과학기술, 세계 뉴스 같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기사와 칼럼이 섞여 있는 형식이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키워드를 두 가지 뽑아보자면 미래에 대한 예측과 미국 정치다.

 

[미래에 대한 예측]

 

과거 세대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그 다음 세대에 와서는 악행이 되는 일은 항상 일어난다. 그래서 과거 사람들은 야만적이고 우리는 깨어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이나 풍습들도 객관적으로 보면 아주 이상하게 보인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읽어봤던 소설에 주인공들이 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미래인들에게 식인종 취급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는 어이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코노미스트지의 예측이 맞는다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 고기를 먹기 위해 가축을 키우면 엄청난 환경오염이 일어난다. 에너지 효율도 낮아서 가축에게 먹일 사료를 사람이 직접 먹으면 고기를 먹을 때보다 10배 정도 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죽인다는 윤리적 문제도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콩고기처럼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 많아지고 가격도 내려가면서 이 모든 문제점을 감수하고 고기를 먹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예측한다.

 

[미국 정치]

 

주변에서 트럼프는 탄핵이 어떻게 흘러가던지 간에 재선에 성공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람들의 예측을 뒤엎고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것이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그런데 이코노미스트지는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한다. 득표수로 따지면 트럼프가 힐러리보다 표를 적게 얻었는데,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투표에서 이겨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경우는 전체 미국 대선에서 세 번밖에 없었다. 다시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트럼프는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는데,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미국 경제 사정도 별로 좋지 않다. 어쩌면 이코노미스트지가 2016년 대선 때 사람들이 그랬듯이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설득력 있는 근거에 기반한 예측을 제공한다는 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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