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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4월 20일은 제41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자는 취지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처우나 환경 등은 열악한 편인 듯 하다. 사회구성원의 일원이지만, 사실 여전히 편견 가득한 시선 속에서 많은 기회를 놓치며 소외된 채 지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 시기적으로 '꿈꾸는 구둣방'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전 직장인 공공기관에서 구매담당자로 일하면서, 의무적으로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생산하는 물품과 용역의 우선구매(물품 구매 때 총 구매액의 0.3% 이상)해야했다. 구매계획 및 구매실적을 제출해야 할 만큼 업무적으로 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사회적기업이나 여성기업의 활용도는 비교적 있었지만, 책에도 나와있지만 품질이 과연 우수할까하는 의구심과 매번 찾아와서 명함을 주고 이용해달라고 영업하는 장애인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부담이 컸으리라. 아마 부수지 못한 편견의 벽이 높았던 듯 하다.
이 책에 나오는 '아지오' 는 시각장애인 대표가 경영하고, 청각장애인 직원들이 일하는 수제화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사실 책을 보기 전에는 구두를 잘 신지 않는터라 브랜드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읽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개업 3년만에 폐업을 했지만, 대통령이 신은 신발로 알려지게 되고 다시 재개업하여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고객의 발을 직접 재기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간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 속을 채우고 있다. 읽으면서 진정한 기업인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가 있었다.
'내 앞에 놓인 삶이 있고, 내가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거다. 나쁜 일만 아니라면 나 역시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그게 경영하는 마음이다.' (p.92)
'첫 번째로 소중하고 강력한 자산은 청각장애인의 일터를 마련해 직업인으로 자립하게 돕는다는 설립 철학이며, 두 번째는 어떤 어려움에도 그 철학을 잃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p.144)
책을 통해 사실 ‘장애’란 편향된 시선과 사회적 구조가 빚은 편견일뿐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많이 부끄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원칙을 지키고 제품에 담긴 가치를 중시하며 오늘도 최고의 품질을 위해 애쓰는 아지오를 응원한다.
심한 평발이라 신발 고르는 것이 참 힘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아지오를 이용해보고 싶다. 신발에 내 발을 맞추는 것이 아닌, 소중한 내 발을 위해 신발을 맞춰야 하지 않을 까.